숲속의 세 난쟁이 이야기 속 지혜 쏙
최인혜 지음, 박정인 그림 / 하루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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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의 힘

이 책은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잘 나타낸 전래동화이다. 착한 사람은 상을 받고 악한 사람이 벌을 받는 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처럼 여겨지지만 실상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보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권선징악(勸善懲惡-착한 행실(行實)을 권장(勸奬)하고 악()한 행실(行實)을 징계(懲戒))이라는 말이 점점 통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로 대변되는 요즘 세상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은 돈이 최고라는 말을 듣고 자라며 배운다. 지속적으로 어른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돈을 최우선시하는 모습과 더불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권성징악을 알려주어야만 한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 그것이 올바르고 정직한 삶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어야만 한다. 새엄마의 일방적이고 가혹한 폭력적인 행동과 말 속에도 순종한 결과로 큰 상을 받게 된 첫째 딸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뜻을 같이 생각해보면 읽어주는 부모도 듣는 아이도 2 3배의 재미와 감동이 더 할 것 같다.

옛날 옛날에 아버지와 딸이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새엄마와 새 딸이 들어왔다. 새엄마는 큰 딸에게 이런저런 집안일을 시켰다. 자신이 데려온 딸은 동생이기에 빈둥빈둥 놀기만 했다. 마을 사람들은 큰딸을 일도 잘하고 마음씩도 착하다고 볼 때마다 칭찬했다. 그럴수록 새엄마는 큰딸을 점점 더 미워했다.

아주 추운 겨울날 새엄마는 종이 옷을 만들어주면서 숲 속에서 딸기를 따오도록 했다. 큰 딸은 눈 덮인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작은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두막에서 세 난쟁이가 살고 있었다. 큰딸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빵을 난쟁이들에게 나눠졌다. 난쟁이는 큰 딸이 딸기를 따러 왔다는 소리를 듣고 빗자루를 주어 뒷마당의 눈을 쓸라고 했다. 눈을 싹싹 쓸어 내는 큰딸을 보며 첫 번째 난쟁이가 말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예뻐질꺼야. 두 번째 난쟁이가 말했다. 말할 때마다 입에서 금 조각이 튀어나올꺼야. 세 번째 난쟁이가 말했다. 저 애는 왕비가 될 거야.

큰 딸이 숲 속에서 얼어 죽은 줄 알았는데 딸기를 한 바구니 따서 돌아오자 새엄마는 깜짝 놀랐다. 작은딸은 심술이 나서 딸기를 따러 간다고 한다. 엄마는 겨울 숲에 가면 얼어 죽는다고 말리지만 작은 딸은 두툼한 코트를 입고 따끈따끈한 빵을 잔뜩 챙기고 길을 떠났다. 과연 작은딸도 난쟁이를 만날 수 있을까? 작은 딸도 난쟁이로부터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작은 딸도 큰 딸과 마찬가지고 숲 속에서 세 난쟁이를 만난다. 자신이 가지고 간 따끈한 빵을 보고 난쟁이들은 빵을 달라고 하지만 작은 딸은 자신이 먹기에도 부족하다며 거절을 한다. 딸기를 따기 위해선 뒷마당의 눈을 쓸라고 알려주지만 청소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단박에 작은 딸은 거절은 한다. 첫 번째 난쟁이가 말했다. 얼굴이 점점 못생겨질거야. . 두 번째 난쟁이가 말했다. 말할 때마다 두꺼비가 툭툭 튀어나올 거야. 세 번째 난쟁이가 말했다. 아주 큰 벌을 받을 거야

여기까지만 해도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교훈적이며 사람들 입을 통해 잘 전달 될 수 있을 듯 하지만 내용은 더 이어진다. 화가 난 새엄마는 큰 딸에게 더 힘든일을 시킨다. 어느 날 큰 딸은 꽁꽁 얼어붙은 강에서 빨래를 헹구고 있다. 왕이 그 옆을 지나가다 큰딸을 보고 함께 궁으로 간다. 큰 딸은 왕과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 소식을 들은 새 엄마는 작은 딸을 데리고 왕비를 찾아 간다. 아기를 낳은 왕비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새 엄마는 왕비가 된 큰 딸을 창 밖으로 던져 버린다.

왕은 새 엄마의 거짓말에 홀딱 속고 만다. 강에서 헤엄치던 오리 한 마리가 사뿐사뿐 아기 방으로 들어오더니 왕비로 변했다. 밤마다 오리가 아기를 돌보고 간다는 소문이 퍼졌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왕은 왕비를 숨겨 두고 사람들 앞에서 새엄마에게 묻는다. 누가 왕비를 강물에 던져 버리면 어떻게 하겠냐 새엄마는 그런 못된 사람은 강물에 던져 버려야 한다. 왕은 신하에게 왕비의 새엄마와 작은딸을 강물에 던져 버리라고 말했다. 다시 만난 왕과 왕비는 아들 딸 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전래 동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졌기 때문에 강한 인상과 상징으로 되어 있다. 새엄마, 작은딸은 임금을 비롯한 무능력한 절대 권력을 대표 하는 보인다. 또한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아빠의 부재, 추운 겨울에 딸기를 찾아오라고 시키면서 내심 죽기를 바라는 마음, 종이 옷, 강물에서 빨래를 헹구는 모습, 세 난쟁이의 예언과 요술, 왕비가 된 큰 딸, 오리로 변한 큰 딸, 자신의 말과 똑 같은 죽음을 겪은 새 엄마와 작은 딸, 이 모든 것은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과 환경에 걸 맞는 인물들을 유추하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다.

마지막에 왕이 새 엄마에게 왕비를 강물에 던져 버린 이를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은 성서 중 <에스더>에서 나온 하만의 죽음과 일맥상통한다. 에스더와 모르드개를 죽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하만은 자신의 집에 높이 쉰 자짜리 장대를 준비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신의 죽음을 만 천하에 드러내는 것에 사용 된다.

전래 동화가 가진 힘은 쉬운 비유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까지 동일하게 강한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전래동화는 아주 예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다. 그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현실에서 흔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더 간절한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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