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등산
최수안 지음 / Picture Book Factory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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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상상

이 책은 피아노를 등산하는 인형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담고 있다. 이 동화책이 다른 동화책과 다른 커다란 점은 바로 작가 본인이 어린이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현재 초등학교 졸업을 앞 둔 학생으로써 초등학교 2학년 피아노를 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글로 써 놓았고 이후 시간이 4학년이 되어서 본인이 그린 그림과 더불어 책으로 출판 될 수 있었다.

아이만의 엉뚱한 상상이 물씬 풍겨나는 <피아노 등산>의 줄거리는 방에 있던 인형인 캘론 아저씨는 등산을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방문이 닫혀 있어 결국은 방안에 있는 피아노를 등산하기로 한다. 아저씨가 피아노 건반을 누르자 높은 음은 마치 쥐가 튀어 오는 듯한 느낌을 받고 낮은 음은 토끼가 쫓아 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러는 와중에 방의 주인인 안젤라는 캘론 아저씨에게 무엇을 하는지 묻고 자신도 등산에 참여 하고 싶어진다. 과연 안젤라도 피아노 등산을 할 수 있을까?

피아노에 대해 전혀 무지한 사람이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보고 있자면 손가락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과 더불어 어떻게 저렇게 빨리 치면서 한 개도 실수 하지 않는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컴퓨터 자판도 빨리 타이핑 하다 보면 종종 실수가 있게 마련이지만 피아노 위에서 가히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넋을 빼놓게 된다.

이러한 상상은 피아노를 듣는 입장에서 종종 하는 것 같다. 반면 피아노를 치는 입장에서는 어떤 상상을 하면서 피아노를 연주 하는지 한번도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저자인 수안 학생이 피아노가 치기 싫은 어느 날이라고 하는 걸 보면 매번 피아노를 치는 것이 재미가 있거나 흥미로운 건 아닌 듯 하다. 어쩌면 반복적인 연습으로 무료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하다.

한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하나씩 누르면 청아하게 들리는 음부터 매우 낮은 음까지 다양한 음역대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방에 있던 캘론 아저씨는 피아노의 음을 쥐와 토끼로 오해를 하고 또한 피아노를 다룰 수 있는 안젤라도 몸이 작아져서 피아노 등반을 통해 직접 피아노 건반 누르자 쥐가 오는 걸로 착각을 한다는 묘사는 어쩌면 아이의 눈과 귀로만 가능한 상상인 듯 하다.

화들짝 놀란 표정과 더불어 마지막에 엄마에게 피아노 등산을 제안하면서 마무리 되는 과정 속에서 피아노가 달리 보이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여자 아이들이 어린 시절 피아노를 많이 배우는데 이러한 상상에 빠짐으로써 색다른 매력을 갖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집안에 조용히 있던 피아노를 괜스레 눌러보게 만드는 어린 작가의 글 솜씨에 감탄을 하며 두 번째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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