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사이 - 딸이 엄마와 함께 사는 법
곽소현 지음 / 소울메이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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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모녀 관계

이 책은 엄마와 딸 사이에서 발생되는 갈등들에 대한 이야기 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법을 말하고 있다. 피붙이라는 단어가 주는 강력한 힘은 동양권에서는 부인할 수가 없다. 출가외인이라는 단어는 옛말이 되어 버렸다.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 딸들은 자연스레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가던가 아님 엄마가 오는 현상은 이미 보편화가 되어 버렸다.

엄마와 딸이 친구처럼 사이 좋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생경한 모습이다. 이건 마치 아들과 아버지가 허물없이 이야기 하면서 지내는 것과 비슷한 형상이다. 남자들은 낯선 이들과 한 두시간씩 여러 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아버지와 단 둘이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마도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가 끈끈하지 못해서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엄마와 딸은 서로 미주알 고주알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음에도 끊임없는 소소한 갈등들로 인해 골이 점점 깊어 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엄마는 딸에게, 딸은 엄마에게 서로를 향해 끊임없는 요구를 하기에 이러한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도 않고 서로를 이해 하려 들지도 않는다.

단순한 세대 차이의 문제를 넘지만 모녀 갈등은 단순하게 보려는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딸은 누구보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 하지만 그렇다고 엄마의 지속적인 간섭과 훈계를 견디기는 쉽지 않다. 더 나아가 그토록 불만을 늘어놓던 할머니의 모습을 엄마가 할머니가 되면 똑같이 되어 있고 자신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딸은 엄마가 되는 순간 똑같이 되는 현상이 종종 발생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 가까워야 할 엄마와 딸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해답은 간단할 수 있다. 일단 딸은 엄마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를 바꾸려고 하거나 고치려는 마음은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보다 인생, 결혼, 출산, 양육을 먼저 한 엄마는 딸이 새로 접한 정보들과 오류들을 지적한다고 쉽게 고치려고 하거나 바뀌려는 노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선 딸의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특히 많은 갈등을 유발하는 엄마와 딸 사이에는 상당수 많은 착한 딸이 존재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애를 썼고 본인의 욕구 대신 엄마의 욕구를 채워가며 살아간다. 착한 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보다는 엄마에게 혼날 것을 피하기 위해 살아온 경우가 많다. 이런 착한 딸들이 결혼과 동시에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순간, 엄마로써는 엄청난 배신감과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 하나씩 천천히 그러나 솔직하게 마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채워짐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타이밍이 중요하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본능의 리비도를 제때 채우지 못하면 무의식을 뚫고 한 번씩 튕겨져 올라온다. 음식중독, 쇼핑중독, 섹스중독, 일중독 등이 대부분 애착 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엄마들은 딸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미처 채우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기에 끊임없는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간섭, 혹은 훈계를 일삼으면서 통제 하려고 든다. 이럴 땐 단호하지만 적절한 거리를 두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딸이 직업이 생기고, 결혼까지 하면 세상은 더 이상 위험한 곳이 아니며, 자기만의 생존전략이 생기게 된다. 이때에도 엄마가 딸을 놓아주지 않으면 엄마는 딸다운 삶으로 가는 통로를 방해하는 인물로 지각될 뿐이다.

모녀간에 반드시 친구가 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맺힌 것은 풀어야 한다. 엄마에게 맺힌 것이 또 본인의 딸에게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닮고 싶지 않은 모습만 꼽으며 엄마를 미워하지 말자

언젠가 엄마와 꼭 닮은 자신을 발견할 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의 말 한마디에 혼자 곰삭이며 허탈해할 필요는 없다. 엄마의 질투나 경쟁은 딸 때문이 아니라, 엄마 자신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 책 중간에 나와 있는 엄마와의 애착 리스크를 통해 자신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면 좋을 듯 하다.

엄마와 딸 사이의 아슬아슬한 관계는 결혼과 출산, 양육에 이르는 시점, 혹은 병에 걸리거나 은퇴 이후 노후를 맞이한 시점에 폭발하는 경우가 있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같은 집에서 어느 정도 묵인하고 용인 되었던 점이 결혼, 출산, 양육을 하면서 각자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서슴없이 침범하기 때문이다.

엄마 눈에는 딸은 마냥 어린아이이고 물가에 내 놓은 아이이다. 혹은 자신이 끊임없이 돌봐줘야 할 사람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엄마를 바꾸게 하는 건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 없이 마냥 참고 있다가는 언젠가 폭발하게 되고 그 결과는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 1980년에 태어난 30대를 기준으로 본다면 엄마 세대는 1950년대 생일테고 할머니는 1920년대 생일 것이다. 딸은 엄마가 되고 훗날 할머니가 된다. 엄마의 막말, 간섭, 지시, 훈계, 비방, 집착 뒤에 숨어 있는 것은 그 할머니가 준 것들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현재 딸이자 엄마인 세대가 자신의 엄마에게, 그리고 자신의 딸에게 선순환을 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친구 같은 엄마가 되면 더 없이 좋겠지만 원수 같은 엄마가 되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히 엄마와 딸 사이는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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