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money story : 나의 한달 생활비

예전에는 벌면 버는 족족 다 생활비로 썼었다. 혼자 나와서 살기 때문에 내가 쓰는 돈은 용돈 차원보다는 생활비라고 부르는게 더 맞았을 것이다.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기도 하고 똑같은 물건이라도 무조건 비싼걸 사는게 장땡이라고 여겼던 시절. 나는 한달 생활비로 300만원을 쓴 적도 있었다. 그런데 웃기는건 그때 나는 밥을 해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장도 안보는데 어떻게 300만원을 생활비로 썼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 그때의 영수증 뭉치를 들여다보곤 한다.)

돈은. 암만 많이 번다고 해도 모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때 내가 30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을 벌었다면 그만큼 썼을 것이고 설사 월 천만원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아마 다 썼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생활비를 철저하게 나누고 쪼개어서 쓰고 있다. 그래서 그때의 나로써는 상상도 하기 힘든 36만원 정도를 쓴다. 너무 적게 써서 좀 창피하긴 하지만 여기다가 내가 생활비를 어떻게 쓰는지를 올려보기로 하겠다. 참고로 나는 나와서 산다. 즉 집에서 사느라 집세도 안들고 식비도 안드는 입장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나는 저 돈에서 20만원 정도는 더 줄일 자신이 있다.

1. 생활비 10만원

이건 내가 장을 보는 돈이다. 한달에 10만원 장을 보고 어찌 살겠냐고 하지만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먹는것에 벌벌 떨지는 않는다. 10만원을 쓰면서도 그게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어떻게 가능하냐면 혼자 살기 때문에 친구들이 집에 자주 온다. 그러면 그들은 으례 내가 필요한 품목을 전화로 물어보고 장을 봐 온다. 한달에 한 3번 정도 그런 일이 있다. 혼자 살아서 방세가 들어가는 대신 저렇게 친구들이 장을 봐 주니 그나마 10만원으로 사는 것이다. 너무 쪼잔하지 않느냐고? 난 그렇게 생각 안한다. 친구들과 밖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 어차피 그네들이 장을 봐 오는 금액보다 더 쓰게 되어있다. (더치페이를 하더라도 말이다.) 그들은 내가 방세내고 사는 집에 놀러와서 편하게 있는 것이고 나는 그들이 봐온 장으로 맛난 음식까지 만들어서 제공한다. 그러니까 절대 공짜는 아니다.

10만원은 체크카드가 있는 통장에 넣어둔다. 장은 대부분 마트에서 보니까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가계부를 적을때 항상 생활비가 얼마 남아있나를 적는다. 그렇게 하다가 보면 굳이 장을 본 영수증을 보관하지 않아도 얼마를 썼는지 또 얼마가 남았는지 알 수 있다. 단 친구 생일이 있거나 돈 쓸 일이 있으면 저 돈에서 빼 쓰지는 않는다. (그건 불가능하다.) 보통 한달 30일을 기준으로 하면 10일간 3만원어치의 장을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친구들이 장을 봐 오는 금액도 대충 저 정도이다. 밑반찬은 시장에서 사는데 품목당 2천원어치 해서 만원만 쓰면 2주 정도는 너끈하게 먹을 밑반찬이 나온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은 마트에 가서 장을 보면 된다. 그렇게 먹고 살면 먹고싶은거 해 먹으면서 저 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다. 단 1인 기준이다.

2. 용돈 10만 8천원

나는 월급이 나오면 은행에 가서 만원짜리로 11만원 정도 찾은다음 그걸 천원권으로 다 바꾼다. 왜냐면 내 하루 용돈이 4천원이기 때문이다. 그냥 만원짜리로 4천원씩 쓰기는 어려우니까 아예 4천원씩 따로 챙겨서 하루하루 빼 가는게 훨씬 편하고 계획성도 생긴다. 4천원을 누구 코에 바르겠냐고 하겠지만 차가 없는 나는 저 돈이면 차비를 하고도 2천 6백 4십원이 남는다. 그러면 그 돈을 어떻게 하느냐. 나는 하루에 남는 돈은 무조건 은행에다가 넣는다. 천원 입급하기 쪽팔리지 않냐고? 나중에 모이는 금액을 보면 그런 소리 못한다. 체크카드가 있는 통장에 넣어서 생활비에 보태곤 하는데 가끔 생활비가 남기도 한다. 그러면 무조건 10만원을 만들어서 10만원 통장에다 채워넣는다. 한달에 회사가지 않는 날을 뺀 나머지 날들 곱하기 4천원 이렇게 해서 용돈을 빼두면 된다. 나는 지갑에 돈이 있으면 그만큼 쓰게 되는 인간이라 어쩔 수 없다. 저렇게라도 해야 용돈을 줄일수가 있다. 처음에는 용돈이 5천원 이었는데 최근 4천원으로 줄였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더 줄이지는 않을 생각이다. 감기라 병원을 간다던지 할때 저 돈을 써야하니까 말이다.

3. 문화생활비 3만원

말 그대로 문화생활비이다. 나의 문화생활은 거의 책을 사 보거나 영화를 보는게 대부분이다. 물론 저 돈으로 조금 빠듯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북리뷰 원고를 쓰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문화상품권을 좀 받는다. 그걸로 책도 사고 영화도 본다. 영화는 꼭 할인이 되는 카드를 모두 모아서 보는데 표 2장에 8천원을 넘겨서 본 역사가 없다. (여긴 영화비가 6,500원이다.) 책은 돈으로 사면 인터넷 서점서 사고 아니면 문화상품권으로 서점에서 구입한다. 가끔 돈이 모자라면 용돈에서 좀 빼쓰기도 하지만 저 돈을 더 늘이지는 않을 생각이다.

4. 방세+세금 12만원

나는 아직까지 방세를 내며 살고 있다. 그나마 보증금을 많이 올려놔서 방세와 관리비, 수도세를 합쳐서 월 10만원 정도가 나간다. (우리 건물은 전세가 아예 없으므로 내가 제일 적게 내고 산다. 보통은 보증금 따로 있고 월세가 50만원 수준이다. 이 도시 치고는 보증금도 쌔고 월세도 쌘편이다.) 세금은 보통 전기세 도시가스비 합쳐서 2만원 정도가 나온다. 그렇지만 겨울이면 도시가스가 4만원에서 6만원 정도 나오므로 저기서 겨울이 오면 5만원정도 더 보태어놔야 한다. 여름에는 왠만큼 더워도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세금이 2만 5천원을 넘기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겨울에는 난방을 아끼지 않고 한다. 왜냐면 난 추운건 절대 못 견디니까 말이다. 그래도 회사 가는 동안에는 보일러를 꺼 놓기 때문에 따뜻하게 지내는것 치고는 그렇게 많은 금액이 나오는건 아니다.

이렇게 해서 내 한달 생활비는 이번달 기준으로 358,000 원이다. 예전으로 치자면 한달 용돈도 안되는 금액이었지만 지금은 저걸로 생활을 하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하다. 그렇지만 나도 어느날 갑자기 저렇게 줄인건 아니다. 정말 천원 이천원 만원 이만원씩 천천히 줄여나간 것이다. 갑자기 생활비를 팍 줄이면 우울증 비슷한게 온다. 이게 뭔가. 이게 사는건가. 내가 무슨 때부자가 되겠다고 이렇게까지 아끼고 살아야 하나 등등. 그렇지만 아주 천천히 정말 한 일년을 잡고 줄이다가 보면 적응하게 되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물론 나는 혼자 살기 때문에 저렇게 쓰는게 가능하지 가족이 한명이라도 더 있으면 택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제일 부러운 사람들은 지금 내 나이에 집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다. 내가 만약 그렇다면 한달에 20만원짜리 적금을 하나 더 부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래도 혼자 나와서 사는 것 치고는 많이 아끼고 사는 편이니 그걸 위안삼아야지 별 수 있겠는가.

생각없이 그냥 돈을 쓰면서 살면 생활비라는게 정말 한정없이 나간다.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보통 옷이나 신발같은건 사치품이라 생각하고 줄이는데 생활에 드는 돈은 '생활비니까' 하며 별로 줄이지를 않는다. 그런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나 나처럼 살림살이 사모으는걸 좋아하는 인간에게는 다른 돈 보다 생활비가 훨씬 많이 줄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안먹고 굶주리라는게 아니다. 나는 먹을꺼 줄여가면서까지 모으는건 결사 반대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책을 쓴 누군가처럼 우유 한통 못 사먹고 너무 못먹어서 영양실조로 인한 원형 탈모증이 온다는건 미련한 짓이다. 물론 그렇게 해서 1억을 모았겠지만 나는 건강을 소흘히 하면 언젠가는 그 댓가를 치른다고 믿는 사람이기에 모르긴해도 1억모은 그 처자 늙으면 병원비 꽤나 들것이다. 먹고 싶은거 있으면 먹길 바란다. 돈 모으는것도 좋지만 먹는것 까지 줄이면 정말 삶의 낙이 없다. 돈에 한이 맺힌것도 아닌데 안먹고 모으는건 바보같은 짓이다. 돈을 모으되 기쁘게 모아야 한다. 정말이지 머리카락 쥐어 뜯어가며 입에서 늘 돈돈 거려가며 모은다면 차라리 모으지 마라. 그 불행하게 지낸 세월을 돈이 보상 해 줄수는 없다. 나는 지금 딱 행복하게 돈을 모으고 있다. 안쓰는게 기뻐야지 안쓰는게 고통이면 안된다. 조금더 편한 미래를 위해 지금 약간의 수고로움 혹은 고생은 말이 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전적으로 희생하는건 옳게 사는게 아니다. 돈이 암만 많으면 뭣하겠는가. 그게 불행한 세월마저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아 주지는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내 주변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 부자다.) 그들은 내가 혹시나 돈 모은다고 먹는걸 소흘히 할까봐 내내 챙겨준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그들이 부자라 다행이다. 아니면 나는 그들이 사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염치 없을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절대로 돈을 쓰지 않는건 아니다. 나는 그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영화도 보여주고 집에서 맛난 음식도 만들어서 대접한다. 꼭 돈으로 보답할 필요는 없다. 그냥 내 수준에서 최선을 다 해서 그들을 대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으니까. 내 친구들은 지금 당장 내가 비싼 밥과 좋은 음식을 사는것 보다 내가 조금더 편하게 살면서 하고싶은 일을 할 내 모습을 더 바란다. 그래서 나도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게 얻어먹으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생활비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게 가계부를 쓰는 일이다. 콩나물 얼마 무 얼마 이런식으로 너무 꼼꼼하게 적다가 보면 지친다. 생전 안적다가 저런거 갑자기 적으면 귀찮아지고 그러다 보면 아예 안쓰게 된다. 그냥 식비 얼마, 교통비 얼마, 이 정도로만 적어도 안 적는것 보다는 백배 낫다. 그리고 돈이 한정없이 많다면 가계부를 쓰며 줄이는게 가능하지만 아예 한달 딱 정해진 금액으로 살아야 한다면. 가계부를 쓰나 안쓰나 어차피 더 줄일 구석도 없다. (물론 대강이라도 적긴 적어야 도움이 된다.) 만약 정해진 생활비에서 모자라도 절대 카드를 긁거나 현금 서비스를 받거나 은행에서 찾아쓰지 말길 바란다. 나도 예전에는 모자라면 돈을 좀 찾곤 했었는데 그런식으로 하면 평균 20만원 정도는 돈이 더 나갔다. 그냥 없으면 없는대로 사람은 살게 되어있다. 그러니까 모자라도 좀 참기 바란다. 한 두어번 돈이 모자라 고생하다 보면 다음부터는 저절로 생활비를 잘 쪼개어서 말일이 되면 정확하게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상태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솔직히 말 하자면 나도 저렇게까지 아껴쓴건 얼마 되지 않았다. 저렇게 줄이게 되는데 까지 돈을 모으자는 결심을 하고도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뭐든 급하게 하려면 탈이 나는 법이다.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가다가 보면 언젠가는 목표점에 도달하게 된다. 단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돈을 모을때는 강한 추진력 보다는 꾸준한게 훨씬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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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money story : 돈 쓰는 방법

현재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간에 사람은 누구나 돈을 쓴다. 돈의 규모나 내용은 다 다른겠지만 어찌되었건 인간으로 세상에 태어난 이상 돈을 쓰지 않고 살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간혹 산속에서 혼자 자급자족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이들은 극히 소수자들이다.) 돈을 모을 필요가 없거나 모으지 않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돈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모으는것 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한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잘 써야지 잘 모을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한때 소비의 여왕이라 부를 만 했다. 많은 금액을 소비했다기 보다 내가 경제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의 100%를 소비했으니까 말이다. 빚은 쉽게 생각하면 이 100%를 초과해서 101%가 되어버리면 생기는 것이다. 빚을 진 이유는 모으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소비가 잘못 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현재 재정상태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사람도 있겠지만 소비가 벌어들이는 금액을 초과해서 빚을 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적금통장을 만들어서 다달이 돈을 붓는것도, 종자돈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을 해서 돈을 굴리는것도 아니다. 당장의 소비 습관을 체크하고 줄일수 있는 가능한의 지출을 줄여서 빨리 빚을 청산하는 일이다. 알다시피 돈을 모은다는 것은 적어도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상태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나는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을 저금한다. 하지만 분명 나도 소비를 한다. 만약 소비를 하나도 하지 않고 사는 방법이 있다면 나도 그 방법을 쓰겠지만 현재로써는 소비를 하지 않는건 가능성이 없는 얘기이다. 그리고 소비를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모으기만 한다면 그것도 참 불행할것 같다. 돈을 모은다는 것은 죽을때 무덤에 함께 싸가지고 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 돈에 대해 좀 더 편해지고자 모으는 것이니까 말이다. 돈에 대해 편해진다는 것은 돈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인데 돈 걱정을 하지 않는것은 곧 소비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인 것이다. 그러니까 돈을 모으는 것도 결국은 소비를 위해 모으는 것이다. 죽어서도 돈이 필요하다면 살아있을때 다 써버리면 안되겠지만 나는 아직까지 죽을때 돈을 싸들고 갔고 그 돈을 썼다는 사람의 얘기를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를 하면 좀 더 잘 할수 있으며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여서 돈에 대해 편해지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까? 대단한 노하우는 아니지만 그동안 내가 살아온 방법을 적어보기로 하겠다.

1. 한달의 소비 계획을 세워라.

보통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한달을 주기로 월급을 받고 소비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과금도 한달 기준으로 매겨지고 말이다. 따라서 한달의 소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엉망으로 산다면 1년의 소비 계획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먼저 수입 금액을 정확하게 알고 거기에 얼마의 돈을 쓸 것인가를 정한다. 그런다음 세부 항목의 돈을 나눈다. 각종 세금과 공가금은 얼마가 나갈 것인지. 그리고 식비는 얼마가 들 것인지 또 문화생활비는 얼마나 들 것인지 등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돈을 배분해야 한다. 가계부를 아무리 꼼꼼하게 적는다고 하더라도 써야 할 돈이 정해져있지 않는다면 가계부를 쓰는 것 자체만으로 소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강제로라도 예산을 편성해놓고 써야지 정해진 금액을 쓸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다가 조금 줄여도 되겠다 싶으면 예산을 짤때 미리 조금씩 줄여놓으면 된다. 계속 반복해서 하는 말이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살게 되어있는게 인간이다. 나는 이 금액 이하로는 죽어도 못살아 같은건 없다. 얼마전에 어떤 프로그램을 보니까 부모가 없는 여고생이 한달 생활비로 6만원을 쓴다고 했다. 아무리 아껴쓰는 내 기준에서도 저 돈으로 살 수 있을까 싶지만 그녀는 살고 있었다. 6만원으로 장도 보고 학교 차비도 한다고 했다. 가계부를 백날 써봐야 소용없다. 만약 소비를 줄이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런다고 해서 씀씀이가 줄지는 않을 것이다. 날마다 콩나물 500원 오이 700원 한다고 해서 다음달 쓰는 생활비가 줄꺼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쓸돈을 미리 정해놓고 써야 돈이 준다. 여태 생활비를 30만원을 쓴 사람이 있다고 치자. 다음달 생활비를 29만원으로 정해놓고 더이상 돈을 찾지 않는다면 그달은 29만원으로 살아 낸 것을 발견할 것이다.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이렇게 한 다음 29만원에서 한 25만원 쯤으로 줄이고 싶을때 한달의 소비 내역을 파악해서 불필요한 부분에 대한 계산을 하고 25만원으로 줄여도 괜찮을 것인가를 파악할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10만원씩 퍽퍽 줄이면 이내 나가 떨어지니까 얼마이상씩 줄일때는 반드시 가계부를 보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다는 생각으로 금액을 줄여 나가야 한다. 이건 쓰면서 줄이는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한달 생활비를 떼어놓을때 줄여서 떼어놔야 한다.)

2. 통신요금(핸드폰 요금) 줄이기

통신수단이 집전화와 공중전화 뿐이었을때는 보통 4인가족 기준으로 전화요금이 3만원 정도가 나왔다. 그러다가 삐삐가 생기면서 전화요금 3만원에 식구 4명이 모두 가지고 있다고 칠 경우 기본요금 만원씩 해서 7만원 정도가 나왔다. 지금은 핸드폰이 보급이 되었고 삐삐는 사라졌는데 한 사람당 보통 3-4만원의 요금이 나온다고 쳤을 경우 통신비만 17만원의 지출금액이 나오게 된다. 물론 물가도 오르고 다 올랐지만 월수입이 그만큼 늘었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1년에 월급이 오르는 액수는 정말 눈에 띄지도 않을 지경이다.

핸드폰 요금은 분명 과하게 책정이 되어있다. 휴대전화가 별로 없었던 시절이면 모르겠지만 너도나도 다 가지고 있는데도 10초에 최하 9원에서 많게는 40원까지 받는건 정말 도둑놈 심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동통신 3사에서 가격을 줄일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그걸로 그들은 무지하게 돈을 벌었으니까. 내 친구가 이동통신사에서 근무를 해서 아는데 그들은 새로운 상품. 소비자의 입장에서 싸다 싶은 상품을 개발하지만 워낙 교묘해서 자기네들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거나 오히려 소비자가 더 쓰도록 만든다고 했다. (실제로 그들은 할인을 많이 해 주는데 소비를 해야 할인을 해 주므로 결과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상품 하나를 등록하므로써 지출이 또 생기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다면 이동통신사만 탓하면서 한달에 3-4만원 혹은 그 이상의 요금을 줘야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휴대전화를 없앨수는 없겠지만 사업을 하지 않는 한.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에 핸드폰이 필요하지 않는 한 기본요금 정도로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 핸드폰 요금을 솔직하게 밝히자면 저번 9월에는 13,000원 정도가 나왔다. 어떻게 이렇게 나왔냐면 우선 내가 가입한 K통신사에서 가장 저렴한 기본료를 선택했는데 (12,500원) 한달에 10분간 무료통화가 되고 문자는 20건이 무료이다. 물론 나는 그걸 알뜰하게 다 챙겨썼다. 단 시간대마다 요금이 다 다른데 나는 아침 8시부터 밤9시까지는 10초당 39원이고 그 이외의 시간은 10초당 9원이다. 당연히 휴대전화는 밤 9시가 되어야 쓰고 그 전에는 주로 회사 전화를 썼다. 문자는 좀 많이 쓰는 편이라서 핸드폰으로 무료가 되는 20건을 쓰고 나머지는 네이트온에 가입을 해서 한달에 100건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네이트를 가입하면 되는데 S이동통신사 사용자만 가능하다. 내 경우 K이동통신이므로 내 친구의 이름으로 등록을 해서 쓰고 있다.) 거기다 장기고객 할인이라고 해서 한 2천원 정도 할인이 되고 핸드폰으로 TV를 보거나 동영상을 주고 받고 이메일을 확인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건 거의 돈지랄 수준으로 요금이 부과된다.) 좀 아껴쓰긴 했지만 필요할때 핸드폰을 썼고 문자도 보내고 했지만 내 핸드폰 요금은 왠만하면 15,000원을 넘기지 않는다. 매월 생각없이 통장에서 3-4만원씩 많게는 6만원씩 빠져 나가던 핸드폰 요금이었는데 막상 줄여보니 반 이상 줄일수가 있었다. 아주 급한일이 아니면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해도 요금을 생각해서 할인되는 시간대에 전화를 하고 간단하게 통화를 끝낸다면 충분하게 가능한 일이다. (오래 수다를 떨고 싶을때는 집전화를 이용해서 수다를 떠는게 좋다. 핸드폰과는 비교도 안되게 싸니까 말이다.)

그냥 114 전화해서 안내 언니가 권하는대로 아무 요금이나 쓰지 말고 꼭 이동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귀찮더라도 요금제도를 일일이 확인해서 맞는걸 찾아쓰기 바란다. 또 요새는 세월이 좋아져서 각 통신사 홈페이지에서는 통화 시간대등의 간단한 설문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게 나올만한 요금을 시뮬레이션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할인과 비 할인 요금의 격차가 점점 많아지고 있으내 (최대 4배) 꼭 그 시간들을 잘 확인하길 바란다. 자기가 오전에 통화를 많이 하는지 오후에 통화를 많이 하는지도 꼼꼼하게 챙겨서 요금을 정한다면 아무생각 없이 그냥 맘에 드는 요금제를 선택했을때 보다 단 몇천원이라도 핸드폰 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핸드폰을 없앨수는 없다. 그렇다면 최대한 아껴쓰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답이 없다. 알다시피 핸드폰은 24시간 사람들과 나를 연결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급한 일이거나 비상시에 빛을 발휘하는 물건이다. 그런데 이걸로 TV보고 이메일 보내고 수다떨고 하겠다면 당신은 돈이 아주 많거나 아니면 돈에 대해 무감각한 사람이다. 줄여보면 알겠지만 핸드폰 요금이 가장 쉽고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소비 품목이다. 아직 자기 요금을 기본요금이 얼마 이외에는 아는게 없다면 당장 해당 통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살펴보길 바란다. 그렇게 꼼꼼하게 체크하고 아꼈는데도 단 백원도 통신요금이 안줄면 나한테 연락하길 바란다.

3. 할인에 혹하지 말자.

사람들은 할인을 해 준다고 하면 대번에 혹한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1,000원에 팔던 물건을 반값인 500원에 모신다는 방송이 나오기라도 하면 아줌마들은 전속력으로 달리고 이내 그 물건을 파는 장소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렇다면 그 모든 사람들이 그 물건이 꼭 필요했을까? 그 물건이 오이라고 치자. 오늘 가자미 구이와 된장찌게를 끓여먹을 예정이었던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 주부에게는 당장 오이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 가자미의 물을 보고 있는데 저 방송을 듣자마자 미친듯 달려가서 오이를 샀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 사람은 500원을 절약한 것일까? 아니다. 분명 500원을 낭비한 것이다. 왜냐면 처음부터 오이를 살 생각도 없었고 오늘 오이가 필요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놔 두면 언젠가는 먹는다고? 맞다. 그렇긴 하다. 그런데 이게 오이 하나로 끝나지 않고 온갖 품목에 다 해당이 된다면? 언젠가는 쓰겠지 하면서 사는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된다. 소비도 강제로 줄이면 줄여지듯 사야할 물건들도 정말 필요할때 사면 줄어들게 되어있다. 미리 사 놓을 필요는 전혀 없다. 내일 당장 전쟁이 일어날것도 아닌데 마트에 가 보면 카트기가 터지라고 담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보기에는 낭비다. 비록 할인을 해서 싸게 산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좀 오래된 할인점과 새로생긴 할인점을 비교하면 같은 메이커의 할인점이라도 카트기의 크기가 다르다. 요즘 가장 흔하게 쓰는 크기의 카트기도 더 큰 크기로 늘이는게 검토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장을 예전보다 더 많이 본다는 증거다. 그럼 요즘 사람들이 옛날 사람보다 더 먹나? 아니다. 전부 할인에 미쳐서이다. 마트는 알다시피 상품을 큰 사이즈로 판다. 만두 200g은 1천원이지만 200g은 1,800원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걸 산다. 그런데 내가 살아본 결과 자주 먹는게 아니라면 괜히 쓸데없이 싸다고 큰 품목을 사 놓을 필요가 없다. 어찌되었건 당장에 1천원이면 해결이 되던 지출에서 800원이 더 느니까 말이다. 평생을 놓고 본다면 언젠가는 먹을 만두였으니 싸게 사는것일수도 있지만 당장의 소비에서 예상치 못한 지출이 나가는건 좋지 않다.

할인을 한다고 하는 상품이 당장 내가 필요해서 사러나온 상품이 아니라면 사지 않기를 바란다. 예정에 없던 소비는 무조건 낭비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싸다고 해서 이것저것 사다가 보면 막상 그 물건을 제돈주고 살때 보다 전체적인 소비는 늘어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할인은 우리 좋으라고 하는게 아니다. 그네들이 더 많이 팔려고 더 많이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다. 장사꾼들이 왜 뭣하러 손해를 보겠는가. 마침 필요한 물건이 싸게 나왔다면 그건 분명 싼게 맞다. 하지만 앞으로 필요할것만 같은 느낌이 확 드는 물건이 싸게 나왔다면 그냥 지나치기 바란다. 나중에 제돈주고 사도 충분하다. 필요할 그때그때 가서 소비를 하는게 훨씬 더 아끼는 지름길이다. 할인은 공짜가 아니다. 장사치들이 좋자고 만든거니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게 속편하다. 흔히 싸게 파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정신없이 물건을 주워담는데 필요한 물건이었다면 이미 가지고 있었을것이고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 제가격을 주고 사도 낭비가 아니니 절대 할인한다고 혹해서 물건을 사지 말길 바란다. 

4. 아무리 사고싶어도 한달이 지나면 잊혀진다.

나는 물건을 무척 좋아하는 인간이다. 특히 디자인이 잘 된 (내 마음에 들게 디자인된) 물건을 보면 가지고 싶어서 거의 고통에 가까운 심정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온갖 물건들의 사진이 다 넷상을 떠돌아다닌다. 오죽하면 내가 소 뷰티풀이라는 코너까지 만들었겠는가. 실은 거기에 내가 올리는 사진속의 물건들은 전부 내가 아리도록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정말로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은 없다. 단지 가지고 싶을 뿐이다. 너무 뻔한 소리지만 가지고 싶은걸 다 가진다면 돈 모으는건 포기해야 한다. 가지고 싶은것도 다 가지면서 돈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백만장자라 하더라도 펑펑 써대면 언젠가는 파산한다. 돈은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은 유한하다. 하지만 소비의 세계는 무한하다.

어떤 물건을 발견했다고 치자. 그게 옷이건 신발이건 화장품이건 상관없다. 아무튼 무지하게 가지고 싶은 새로운 물건을 발견했을때 우리는 그걸 가진 자신을 상상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그 물건을 사게 된다. 하지만 우린 인간이니까 생각을 해야 한다. 사지 않고 돌아왔는데도 그 물건은 아른거릴 것이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그 물건이 둥둥 떠다닐 것이다. 그 물건의 임자는 꼭 자신같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사는 기간을 보류하길 바란다.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잊혀질 것이다. 내 경우에는 최대 한달까지 걸리는것도 있었는데 한달이 지나고 나니 그 물건이 어떠했다는 것 조차 기억이 나질 않았다. 물건에 대한 욕심은 순간이다. 그 순간만 잘 넘기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내가 신용카드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순간을 넘기는데 있어 신용카드는 커다란 걸림돌이 되니까 말이다.

5. 사고 싶은것과 필요한것을 구분하자.

좀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물건은 사고 싶은것과 필요한것으로 나뉜다. 사고 싶은것의 경우는 꼭 필요에 의해 산다기 보다는 그냥 그 물건을 보는 순간 사고싶어 졌다던가 아니면 가지고 싶어지는 경우이다. 만약 그 물건의 존재 자체를 아예 모른다면 전혀 사고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물건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필요에의한 것은 꼭 필요한 경우로 그 물건의 구체적인 모습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샴푸 치약이 그런 물건들이다. 정확하게 어떤 메이커의 어떤 제품을 살지를 정하지 않더라도 샴푸와 치약은 꼭 필요한 물건이다. 옷의 경우도 백화점을 가서 너무나 예쁜 티셔츠를 발견했다면 그건 사고 싶은것이고 집에서 입을 편한 츄리닝이 필요해서 혹은 청바지가 한벌 필요해서 사러 나가면 그건 필요한 것이다. 즉 사고 싶은것은 그 물건을 본 순간 갑자기 필요성이 느껴지는 것이고 필요한 물건은 사러 나가기 전에 집에서부터 그 물건이 필요했던 것이다. 집에서부터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물건은 반드시 사야만 하는 물건이다. 이번 겨울에는 코트가 하나 있어야겠다랄지 여름에 자외선 차단제를 사야겠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해서 그 물건을 사야하는 경우인 것이다. 하지만 코트를 사러 갔다가 예쁜 모자를 발견해서 사면 좋겠다고 느껴지는 것.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러 갔다가 새로나운 립글로스의 색이 너무 이뻐서 가지고 싶어지는 것은 그냥 사고싶은 것이다.

사고싶은걸 다 사고 살 수는 없다. 그러니까 이 부분은 반드시 자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사야할 물건에 대해서 인색할 필요는 없다. 물론 사야할 물건도 100% 다 살수는 없지만 예산편성이 된 부분이라면 사도 무방하다. 사고싶은걸 사기 위해 그걸 '맞아 내겐 이런게 필요했던 거야' 하면서 자신을 합리화시키지는 말기를 바란다. 그렇게 자신을 속이면서 물건을 사다가 보면 은행잔고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지갑은 더 얇아질 것이다. 세상에 좋은 물건은 끊임없이 나온다. 그것에 대해 다 욕심을 부리다 보면 은행 하나를 통째로 털어도 해결이 안될꺼다. 가지고 싶고 사고싶은 마음을 조금만 참다가 보면 언젠가는 어느정도는 가지고 싶은걸 사도 되는 재정상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6. 물건을 사러 가기 전에 품목을 적자.  

나는 물건을 사러 가기전에 꼭 필요한 품목을 적어서 나간다. 특히 장을볼때가 그렇다. 자잘한 물건들을 많이 사야 하므로 머리속에 다 넣고 가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제품들이 많으므로 무심결에 카트에 담을수도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냉장고문을 열고 다 떨어진 식료품을 체크하고 욕실에 가서 필요한 샴푸나 비누를 체크하는게 필요하다. 그런데 장을 보려고 갑자기 적으려고 하면 생각이 잘 안난다. 그래서 나는 뭐가 하나씩 떨어질때 마다 그 품목을 다음 장볼때 사기 위해 수첩 뒤에다 적어둔다. 그리고 장을 보러 가기 전에 다시한번 체크를 하고 나선다. 물론 장보러 나가서 꼭 적은것만 살수는 없다. 갑자기 빵이 먹고싶어졌다던지 국수를 해 먹고 싶을수도 있으니까. 그런걸 아예 하나도 안살수는 없으니까. 장을 보기 전에 대충 금액을 정한다. 나는 보통 3만원에서 4만원선에 장을 본다. 필요한걸 다 사고 조금 돈이 남으면 가서 사고싶어진 (혹은 먹고싶어진) 물건을 한두개 정도 산다. 물론 적힌것만 다 사고 딱 돌아서면 좋겠지만 막상 장을 보다가 보면 그렇게까지 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적어놓고 장을 보는것과 아예 적지않고 가서 장을 보는건 천지 차이다. 난 저번에 아무것도 안적고 충동적으로 장을 봤는데 무려 11만원이 나왔다. (기절할뻔 했었다.) 적는것과 적지 않는 것의 차이는 이렇게 크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한두 품목을 빼고는 적힌것만 사고 마트를 빠져 나오는게 현명하다.

장을 보는 물건들은 가격이 적고 또 시세에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일일이 가격을 다 적어갈수는 없으니 대략적인 금액만 정하고 가지만 화장품처럼 조금 비싸면서 가격이 거의 고정된 물건들은 미리 집에서 필요한 금액만 챙겨간다. 그래야 그걸 사러 가서 또다른 물건들을 사지 않는다. 옷도 마찬가지이다. 필요한 옷을 적고 대충 가격을 정한다. 그래야 지나치게 비싼 옷을 단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사게되는 일이 없다.

7. 백화점을 이용하자.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 것이다. 돈을 모으는 사람에게 아마 가장 경계를 해야 할 곳이 있다면 그건 바로 백화점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백화점을 딱 한가지만 사러 갈때 이용한다. 바로 화장품이다. 단품 하나가 떨어졌다면 인터넷에서 산다. 하지만 여러품목을 합쳐서 십만원 단위가 넘어간다치면 (난 기초가 다 떨어지면 보통 30만원 정도가 든다.) 백화점에서 사는게 유리하다. 인터넷은 알다시피 10%에서 암만 많아도 수입 화장품은 30%를 넘게 할인하기는 힘들다. 물론 백화점은 단돈 십원도 깎아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백화점에서 사는가.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한 메이커로 많이 사면 샘플을 챙겨준다. 보통 유명 화장품의 샘플들은 무지하게 코딱지 만한데 그건 몰라서 그렇다. 비싼 메이커의 샘플일수록 정품의 2분의 1용량으로 나오는 샘플들이 많다. 내 경우에는 30만원어치 사는 대신에 30만원어치 산 품목의 모든 2분의 1용량 샘플을 챙겨온다. 그래서 그 샘플들을 먼저 쓴다. 보통 나는 화장품을 사면 4개월에서 많게는 5개월을 쓰는데 샘플을 먼저 쓰면 약 2개월 정도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차라리 인터넷에서 10~20% 할인을 받는 것 보다 훨씬 남는게 된다. 다음 화장품을 살 기간을 2개월이나 미룰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백화점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비싼건 아니다. 가끔씩 백화점에서는 행사를 하는데 그럴때는 잘만 고르면 정품가격의 반이하로 떨어지는 물건들을 살 수 있다. 물론 이때 주의할것은 필요도 없는데 싸다고 무조건 사면 안된다는 것이다. 마침 옷을 사려고 마음을 먹었다 싶으면 이런 경우를 이용하면 좋다. 내 친구의 경우 26만원짜리 정장을 봐 뒀다가 행사때 가서 10만원에 구입을 했다. 정장 한벌정도는 면접을 보건 뭘 하건 사회생활을 하면서 꼭 필요한 물건이니 낭비라고 보기는 힘들다.

백화점은 자리세 때문에 밖에서 사는 것 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도 가끔은 할인이나 세일을 한다. 어떤 메이커 제품을 꼭 사고 싶었다면 기억해뒀다가 행사나 세일을 이용하면 좋다. 그리고 요즘 장사가 안되어서 그런지 15만원정도의 물건을 사면 만 오천원짜리 상품권을 주기도 한다. 백화점에 가서도 마구 사대지 않을 자신만 있다면 가끔씩 싼 기회를 이용해서 꼭 필요한 물건을 장만하는것도 나쁘지 않다. 단. 자제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당분간은 백화점 출입은 안하는게 좋다. 

8. 내가 메이커 옷을 사는 이유

나는 살면서 여태 보세라고 불리우는 상표없는 옷을 산 적이 없었다. 옷의 대부분은 메이커를 사 입었고 그것도 서너가지 메이커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메이커는 대부분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 노멀한 제품들이 나오는 브랜드이다. 몇 가지로 메이커를 추리는 이유는 서로 코디하기가 좋고 (같은 메이커끼리는 분위기가 비슷해서 믹스해서 입기가 좋다.) 제품의 하자가 발생할 경우 반품이나 교환이 쉽고 무엇보다 노멀해서 내가 살이찌거나 옷이 헤어지지 않는 한 오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메이커 나름이므로 잘 골라야 한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때 입던 옷을 아직까지 입는다. 워낙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메이커 옷들은 비싼만큼 튼튼하게 나와서 형태가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 친구 중에서 싸다고 늘 보세만 사 입는 친구가 있다. 그런데 그녀는 의류비의 지출이 상당히 많다. 우선 보세는 유행에 가장 민감하다. 유행이란건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시기. 즉 유행하던 시기만 지나면 바로 촌스러움과 연결이 된다. 그래서 막 유행할때는 최첨단을 걷게 되지만 그 기간이 짧다. 그리고는 그 수명을 다 하게 된다. 즉 계절마다 보세 옷을 한보따리씩 사지만 유행때문에 그리고 옷의 질이 좋지를 않아서 오래오래 빨아가면서 입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 친구는 나보다 훨씬 싼 옷들을 사지만 결과적으로는 나보다 더 많이 의류비를 지출하게 된다.

내 경우에는 메이커 옷을 그 매장에 가서 사지 않고 상설 할인점을 이용한다. 그런 곳에는 보통 이월상품이나 단추가 떨어진것 같은 단순 하자 제품을 많게는 70%까지 싸게 팔고 적어도 50%정도는 항상 할인이 된다. 그렇게 사면 보세옷이랑 크게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다. 단지 신상품을 사기 위해 메이커매장에서 제돈주고 다 사는것은 어떻게 보면 낭비이다. 올봄에 나온 신상품의 경우 가을이면 거의 계절적으로 비슷한 시기이니 할인매장에 다시 등장한다. 만약 메이커매장에서 올봄에 신상품을 샀다 하더라도 가을이면 그 옷을 꺼내 입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기적으로 약간 늦기는 하지만 유행을 타지 않는 상품을 구입한다면 얼마든지 메이커 제품도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

나는 꼭 메이커를 사라는게 아니다. 그냥 하나의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보세를 사도 상관은 없다. 그러니까 통상적인 계념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돈 아끼는 방법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냥 생각할때는 메이커의 10만원이 넘는 청바지를 사느니 보세의 3만원짜리 청바지를 사는게 낫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대학때 산 청바지를 아직 입는다. 벌써 8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면 그 옷을 산 가치는 충분히 뽑는 것이다. 그래서 난 철철이 옷을 사대지 않아도 왠만큼 입을 옷들이 있다. 무조건 싼걸 산다고 해서 돈을 아낄 수 있는건 아니다. 물건에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가격을 조금 지불하더라도 제대로 된걸 구입해서 오래오래 쓰는게 이득일때도 있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옷이 그렇다.  

9. 집이 없으면 차도 없다.

내가 가장 사고싶은 품목이 있다면 바로 차다. 현대인에게 자가용만큼 필요한 필수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차가 없으면 장을 보는것도 어디로 여행을 가는것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나는 여태 자가용을 사지 않고 버티고 있다. 돈이 없냐고? 아니다.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현금으로 자가용을 살 돈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차를 사지 않고 있다. 만약 차 값이 천만원이라 치자. 그걸로 끝난다면 그래. 나도 천만원을 주고 차를 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험금 세금 기름값 어쩌고 해서 보통 자가용을 몰면 한달에 30-40만원의 차량 유지비가 든다. 내 한달 버스비가 3만6천원 가량 드는것과 비교하면 정말 큰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차는 집을 사고 난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빌라에서 자가용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나는 빌라에서 가장 적은 금액의 집세를 내고 있다. (보통 다른 사람들과 4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오히려 돈으로 치자면 내가 차를 가지고 있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그들은 집세를 50만원을 내는것도 모자라서 또 차량 유지비로 30만원을 쓰니 전부 66만원 정도는 나보다 더 쓰는 셈이다. 나는 기껏해야 한달에 집세와 차비를 14만원을 쓰니 말이다. 한달에 66만원이면 1년이면 7백 9십 2만원. 약 8백만원 돈이다. 아직까지 내 집이 없는 상황에서 8백만원이 과연 우스운 금액일까?

내 친구 중에서도 나는 차가 없는 유일한 인간이다. 심지어 빚이 있는 친구도 이번에 새로 차를 뽑으려고 하고 있다. 가끔은 창피할때도 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차 한대 몰지 못하는 내가 바보스럽게 느껴질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차를 사느라고 평생 내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 살 생각은 없다. 그냥 지금 좀 불편하더라도 얼른 모아서 집을 사고 난 다음에 차를 사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 아직까지 내 집이 없는 상황에서 차를 가지고 있다면 잘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차량으로 영업을 하거나 일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 단지 출퇴근을 하고 주말이면 놀러가고 장보는 용도로만 사용한다면 사용하는것에 비해 너무 과한 비용을 지불하는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땅이 넓지 않다. 그리고 좀 복잡하긴 해도 대중교통이 깔리지 않은 지역은 없다. 그러니까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중교통을 이용할수가 있다. 가끔 파업하고 어쩌고 하면 열이 뻗치기는 하지만 자가용 운전자들도 요즘 기름값 때문에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차는 워낙 소비단위가 큰 품목이므로 집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 큰 소비단위가 해결이 되었을때 비로서 생각을 해 볼만한 소비가 아닌가 싶다. 차의 편리성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많지만 소달구지를 타고 다니라는것도 걸어다니라는것도 아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수 있는 마당이라면 생각만큼 차 없는 생활이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차는 한번 생기면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나중에 라면을 끓여먹을만큼 궁핍해져도 없애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사람은 편하다가 불편한건 잘 못견딘다. 그렇다면 집사기 전에 애초에 차가 없다면? 그건 견디기가 쉽다. 고등학교때를 생각해봐라 우린 전부 자가용을 몰고 학교에 가질 않았다. 시루처럼 터지려고 하는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찡겨가면서 학교를 다녔다. 아무리 일찍 자가용을 몰아도 대학교 다닐때 몰았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 만약 집이 없이 월세를 내는 상황에서 단지 출퇴근용의 자가용을 몰고 다닌다면 나는 과감하게 차를 팔라고 말하고 싶다. 한달에 30만원만 줄여도 돈은 정말 빨리 모일 것이다. 길에다가 한달에 30만원을 뿌리느냐 아니냐는 자신의 선택이겠지만 말이다.

 

위에서 내가 말한것만 지켜도 혹은 자신의 상황에 맞게 변형해서 적용해도 소비는 눈에 띄게 줄 것이다. 말로는 합리적인 소비가 쉽지만 그게 실천도 쉽지는 않다. 저것 역시 어느날 요이땅 하고 출발한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어느것 하나라도 자신에게 맞게 하다가 보면 어느새 소비는 줄어있을 것이다. 소비는 반드시 필요한 것인 반면 얼마든지 줄일수도 있는 양면의 날을 가지고 있다. 그 사이에서 잘 조절을 하는 것은 누가 대신해줄수 없는 일이다. 오직 쓰는 주체인 당사자만이 조절이 가능하다. 내가 말한것은 일종의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하나 분명한것은 어떤 형태로건 자신의 소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소비를 적게 또는 꼭 필요한 곳에 합리적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왜냐면 고민은 실천을 부르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것 부터가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소비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을 하길 바란다. 아무생각없이 그냥 쓸때와는 확실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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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money story : 어떻게 절약할 것인가.

나는 예전에는 절약을 아주 우습게 생각했었다. 큰 돈을 버는게 돈을 모으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의 알뜰한 생활을 궁상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차피 들어오는 월급이 빤한데 거기다 아끼면 대체 얼마나 아낀다고 저렇게들 궁상스럽게 살까? 한번 사는 세상 멋지고 폼나게 살아야지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듯한 월급을 받아서 어떻게건 쪼개어가며 살아야 한다. 내가 절약을 우스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절약을 안해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약을 해 보니까 알겠다. 그건 절대 우스워 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걸 말이다.

아직까지 나는 절약에 대한 대단한 노하우 같은건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나처럼 혼자 살면서 아직까지 절약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절약을 하기 전과 후의 차이는 엄청났다. 일단 작년 9월달과 올해 9월을 비교해 보자.

      2003년 9월 31일                    2004년 9월 31일             절약한 돈

용            돈 :  115,000원                     108,000원                       7,000원

생    활    비 :  180,000원                     100,000원                       80,000원

문화생활비 :     70,000원                       30,000원                       40,000원

핸드폰요금 :     31,830원                      13,400원                        18,430원 

총            액 :   396,830원                   251,400원                      145,430

작년 9월달에도 나름대로 아낀다고 아꼈었다. 그 전에는 생활비를 20만원. 문화 생활비를 10만원을 썼었고 핸드폰 요금또한 더 많이 썼었다. 그래서 저 당시에는 저 금액으로 사는게 거의 기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1년에 걸쳐서 조금씩 줄인 결과 나는 145,430원이라는 돈을 더 아낄 수 있었다. 하나 더하자면 작년 9월에는 핸드폰 요금을 따로 냈었는데 요즘은 핸드폰 요금을 생활비에서 내고 있다. 따라서 정확하게 내가 아낀 돈은 158,830원. 거의 16만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돈을 모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16만원은 결코 우스운 돈이 아니다. 저 돈을 쓰는건 단 몇분도 안걸리겠지만 저 금액을 아끼기 위해서 나는 거의 1년동안 줄이고 또 줄였다. 저렇게 돈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절약 덕분이었다. (1년이면1,920,000원. 조금 더 절약한다 치면 2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200만원이면 왠만한 사람들의 한달 월급에 해당하는 돈이다. )

1. 생각하는 돈의 단위를 바꿔라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려는데 잔돈이 없어서 옆에있는 동료에게 200원을 빌렸다고 치자. 빌려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저 돈은 주고 갚는다는 것 보다는 아마 그냥 동전을 주고 동전을 받은 정도일 것이다. 이건 우리가 생각하는 돈의 단위가 적어도 1천원은 되어야 돈 같기 때문이다. 천원짜리 한장을 빌리면 갚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백원 이백원은 그냥 주고 그냥 받게 된다. 만약 아끼려고 생각하면 이 돈의 단위를 바꿔서 생각을 해야한다. 모두들 하는 말이겠지만 백원이 모여 천원이 되고 천원이 모여 만원이되며 이렇게 가다가 보면 결국 백, 천, 억 단위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큰 돈도 결국에는 백원짜리가 모여서 된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 백원을 무시할수가 있겠는가. 지금 당장은 내 손에 있는 백원짜리 동전이 하찮게 보이겠지만 이 백원은 만원을 나아가 백만원을 만들기 위한 기본이라고 생각을 하면 절대로 무시를 할 수가 없다.

나는 언젠가 커피숖에서 친구와 커피를 마시다가 놀라운 광경을 봤다. 친구가 갑자기 지갑에서 십원짜리를 꺼내서 재털이에 버리는 것이었다. 내가 뭐하는 짓이냐고 묻자 그녀는 지갑만 무거워지고 쓸때도 없는데 뭐 하면서 여전히 지갑에서 십원짜리를 찾아서 열심히 재털이에 버렸다. 아무리 요즘 세상에 십원짜리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하지만 단지 지갑이 무거워진다는 이유로 십원짜리를 버리는 그녀를 나는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지금 그녀는 카드빛이 많아서 그녀의 형제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가지고 있는 카드만 해도 5개가 넘는다. 그녀가 십원짜리를 버리지 않았다면 나는 그녀의 현재 모습이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십원을 챙기고 버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돈의 단위를 정말 십원까지 내려가서 생각하다가 보면 말 그대로 십원짜리 한개 함부러 쓸 수가 없다. 꼭 필요하고 써야만 하는 곳에 쓰고 아낄 수 있는 곳에는 최대한 아끼게 된다.

지폐 이하 동전들은 돈으로 생각도 안했었다면 이제부터라도 당장 생각하는 돈의 단위를 바꾸기를 바란다. 나는 거의 본적도 없지만 은행 통장에 찍히기 때문에 계산을 할때 원 단위까지 파악을 한다. 나에게 있어 1원과 십원과 백원은 나중에 천만원 이천만원을 만들어줄 초석이기 때문이다. 쇼핑을 하다가 보면 카트기를 쓰게 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카트기를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는다. 기껏 백원을 다시 뽑아내려고 카트를 끌고 원래자리까지 가는게 귀찮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절대로 돈을 모을수가 없다. 집에서 수십억대의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게 아니라면. 내가 벌어서 내가 잘 살아야 한다면 절대로 돈의 단위를 낮춰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2.  3일에 한번은 은행을 가라

은행이라고 하면 주로 우리는 세금을 내거나 월급을 받는날 정도만 가게 된다. 많이 간다고 해 봐야 한달에 서너번이면 끝이다. 하지만 나는 은행을 거의 매일 간다. 왜 매일 가냐고 하면 내 하루의 용돈에서 남는 돈을 ATM기에 입금하기 위해서이다. (내 하루 용돈은 4천원이다.) 처음에는 천원 이천원을 ATM기에 저금을 한다는게 정말로 창피했었다. 하다못해 돈을 찾을때도 만원만 달랑 찾으면 좀 무안한 판국에 천원을 저금하고 있다니 싶었다. 하지만 나는 참고 꾸준하게 그 일을 계속했다. 그렇게 1년을 하니까 그 통장에 300만원이 모였다. 물론 용돈만 저금한건 아니지만 그렇게 저금하기 시작하니까 조금만 큰 돈이 수중에 생기면 막 저금이 하고 싶어졌다.

나는 적금은 적금이고 저금은 저금이라고 생각한다. 적금의 경우 1년 2년 붓다가 보면 나도 모르게 기계적으로 붓게 된다. 물론 늘어가는 돈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당연히 내야 할 공과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돈이 생길때 마다 조금씩 넣는 저금통장은 다르다. 훨씬 더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나는 지난 일년간 거의 매일 회사 건물내에 있는 내 주거래 은행을 갔다. 심지어는 나 때문에 주말에는 ATM기에 천원권 지폐 입금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까지 붙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천원씩 저금을 해서 300만원을 모았다. 내가 만약 매일 은행에 가지 않았다면 이 300만원은 모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은행에 매일 가다가 보면 새로나온 금융 상품도 보게 되고 금리 변동 등도 알 수 있게 된다. 지금 당장이야 큰 돈이 없으니까 금융상품이나 금리 변동이 나하고 아무 상관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큰 돈을 모을것이고 그렇게 되면 무척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공부도 그런것 처럼 돈 모으는 것도 하루 아침에 관심을 가진다고 알게 되는건 아니다. 당장 은행에 단돈 백만원만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1억을 가졌다고 가정하고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미리미리 생각해 두는게 좋다.

3. 매일 매일 돈계산을 해라

나는 단  하루도 돈 계산을 하지 않은적이 없다. 심지어 병원에 입원을 했을때도 계산기를 챙겨 갔을 정도였다. 누군가는 그럴꺼다 어차피 정해진 금액이 계산을 한다고 새끼라도 치냐고. 나는 친다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다. 내가 직접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못 믿겠으면 직접 해 보길 바란다. 돈에 관심을 가지고 돈 계산을 계속 하다가 보면 새는 돈을 막을 수 있고 아낄 수 있게 된다. 세상 모든 일들이 그렇듯. 돈도 관심을 가지고 애를 쓰지 않으면 절대로 모이지 않는다. 남들은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가만히 앉아서 몇억씩 챙기는것 같지만 그 사람들을 자세히 보면 정말 최선을 다해 돈에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고 있다. 그들이 돈에 대해 공부하고 계산하는 것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하물며 돈을 많이 가진 사람도 그런데 나처럼 가진돈 없고 지금부터 모으기 시작하는 사람이 그들의 반의 반도 계산을 안해서야 되겠는가.

하루하루 나가는 돈을 파악하고 저금한 돈을 계산하다가 보면 어느새 한달 계획을 세우게 되고 일년 계획을 세우게 된다. 현재 나는 년 단위의 저축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일년에 내가 얼마를 쓸 것인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리고 좀 느슨하기는 하지만 향후 5년에 대한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건 매일 들여다 보면서 수정하고 보완한다.) 당장에는 하루하루의 돈만 계산을 하게 되겠지만 그걸 한 몇개월 하다가 보면 일년의 돈 계산이 가능해지고 그러다 보면 10년 20년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내가 돈계산을 하면서 붙인 취미는 작년에 쓴 가계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적은것 처럼 작년 9월과 올해 9월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위에는 쓴 돈만 적었지만 저금한 액수는 작년 9월에서 현재로는 2배가 넘게 불었다. 작년에는 저렇게 정해놓고 쓰기는 했지만 그 외의 사소한 돈을 많이 썼었다. 그걸 계산하고 다 모으니 현재는 작년에 비해 2배가 넘는 금액을 저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모든게 전부 1년안에 이루어졌다. 딱 1년이다. 하다못해 취업준비를 해도 1년은 넘게 해야하고 대입도 1년은 넘게 준비한다. 그런데 돈을 모으기 위해 1년을 투자하지 못한다는건 말이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어금니 깨물고 딱 1년만 해 보길 바란다. 그래도 돈이 하나도 안모이면 나한테 말하길 바란다.

4. 돈 관리는 직접 해라

내 주위의 미혼 여성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돈관리를 직접하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얼마 모았냐고 물어보면 '글쎄 월급 받으면 엄마한테 주고 난 용돈을 타 쓰니까 얼마가 있는지 몰라' 라고 말한다. 물론 직장 초년생들은 자기가 모은느것 보다 좀 강제적으로라도 엄마가 모아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하나 놓치는 것이 있다. 바로 돈에 대한 감각이다. 자기가 직접 아껴서 저금액을 조금이라도 늘이려고 애쓰며 모으는것과 그냥 월급타면 엄마에게 주고 용돈을 받아 쓰는것 하고는 다르다. 초창기에는 엄마가 모으는게 훨씬 많은 금액이 되겠지만 나중에는 결국 자기가 아끼고 노력해서 모으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

나는 맞이인 딸들이 살림 밑천이랍시고 집에다 돈을 다 주는걸 많이 봤다. 우리 회사 경리만 하더라도 10년째 직장생활을 하는데 자기가 모은 돈은 하나도 없다. 월급은 집에다 주고 자기는 용돈을 타 쓰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녀의 집에 두 동생은 툭하면 직장을 관두고 탱자탱자 놀고 (심지어 그녀는 없는 자가용도 샀다.) 그녀는 내년 봄 결혼에 겨우 2천만원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2천만원의 혼수가 작다는게 아니다. 그녀와 똑같은 나이이면서 10년동안 일해서 악착같이 모은 내가 아는 여자는 1억을 모았다. 1년에 천만원씩 꼬박꼬박 모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월급 차이는 거의 없다. 집을 위해 희생을 하는 그 고결한 정신에 대해 뭐라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왜 여자들이 자기 집에서는 그렇게 희생을 해 놓구서는 시집을 가면 그냥 남편 벌어오는 돈으로 거저 먹고 살 궁리만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우리회사 경리만 하더라도 결혼을 하면 당장 일을 떼려치울 생각에 신나하고 있다.(반면 1억을 모은 그녀는 결혼을 하더라도 1억은 자기가 따로 관리를 하고 불릴꺼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직장생활을 계속 할꺼라고 한다.)  내가 뭐라고 할 일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혼을 하건 안하건 혼자살건 집에서 살건 자기는 자기가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좋다. 희생도 하지 않고 기대지도 않는 자주적인 삶. 만약 그걸 바란다면 엄마한테 돈을 맡기지 말길 바란다. 엄마가 착실하게 모아주더라도 돈에 대한 감각을 기르지 못해서 손해고 안모으고 생활비로 뭐로 다 써버려도 손해니까 말이다. (부모자식간에 이렇게 생각하는건 좀 그렇지만 이런 대신에 부모 덕을 보려고 하지도 않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5. 도시락을 싸다니고 외식을 줄여라

나는 도시락을 싸 다닌지 1년이 넘었다. 그 전에는 주로 사먹었고 집에서도 귀찮으면 시켜서 먹었었다. 그 결과 나는 월급을 받으면 100프로 생활비로 다 나갔었다. 나는 먹는걸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줄이라고 말하는게 아니다. 솔직히 나는 먹는것까지 줄여가면서 돈을 모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건강은 돈을 주고도 못 사는거고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돈이고 나발 뒷통수고 다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단 쓸데없는 돈은 줄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직장인들은 당연하게 밥을 사 먹는데 나는 그 돈이 참 아깝다고 생각한다. 식당 음식이라는게 먹어보면 알겠지만 전부 한달이면 충분하게 질릴 메뉴들 뿐이다. 매일 뭐 먹지가 고민이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집에서 먹고싶은 반찬을 해서 싸오는게 좋다. 이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시락을 싸 다니면 살이 빠진다. 영양소는 균형있게 섭취를 하되 사먹는 음식처럼 쓸데없이 기름기가 많고 칼로리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가 아직까지 군살없고 뱃살이 전혀 안나온 이유인지도 모른다.  굳이 돈 때문이 아니라도 도시락이 주는 이점은 분명히 있다)

하루에 식비로 5천원을 쓰는게 적은 돈 같겠지만 그게 아니다. 모이면 큰돈이라는 뻔한 소릴 하려는게 아니다. 5천원씩 매일 쓰는 습관을 들이면 5천원은 더이상 돈이 아닌것 처럼 느껴진다. 5천원을 쓰는것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나는 도시락을 싸 다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외식의 경우도 될 수 있으면 줄이는게 좋다. 나는 사먹고 싶으면 내가 집에서 해 먹는다. 요즘은 안나오는 재료가 없고 못 구하는 향신료나 음식 재료가 거의 없다. 밖에서 파는 왠만한 음식은 다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도록 나온다. 가끔 친구들이 외식을 하자고 하면 나는 내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장을 봐서 내 집에서 해먹자고 한다. (돈도 돈이지만 가족도 없고 나 혼자 지내기에는 충분히 넓은 공간인 집을 나는 100% 활용하는 것이다.) 친구들도 처음에는 나가서 먹자고 하더니만 화장하고 차려입는게 귀찮은지 내 집에 모자눌러쓰고 와서 밥 먹고 같이 앉아 차 마시면서 편하게 수다떠는걸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나가서 사 먹을 돈의 절반이면 대부분 집에서도 해 먹을 수 있다. 만약 혼자 산다면 집을 충분하게 활용하면서 돈도 절약하고 맛있는 음식도 마음껏 해 먹길 바란다.

6. 모은돈을 늘 바라봐라.

나는 핸드폰 바탕화면에 글을 띄워놓지 않는다. (보통 '닫아라' 내지는 '니 폰 써라' 등을 써놓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 대신 숫자가 뜬다. 그건 현재 은행에서 고이 누워있는 내가 저금한 금액이다. 원단위까지 써 놓아서 사람들은 그게 돈인지 모른다. 그냥 우리 사랑하는 자갸랑 만난지 몇 일 쯤 되는줄 안다.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그 돈을 본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 월급날 그 금액을 수정한다. 그걸 수정할때 얼마나 행복한지 남들은 모른다. 나는 돈을 모아도 행복하게 모으고 싶다. 입에서 맨날 돈돈돈 하면서 짜증내고 화내며 모으고 싶지 않다. 핸드폰 액정에 뜨는 그 숫자들은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있고 즐겁게 해 주고 있다. 만약 나는 돈을 모으는게 고통스럽고 괴롭기만 하다면 절대 돈을 모으지 않았을 인간이다. 그런데 모으기 전에는 돈을 모으면 불행할꺼라 생각했는데 그건 몰라서 그런거였다. 모아보니 행복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돈을 모을것이다. 왜 돈을 모으냐고 묻는다면 행복해서라고 대답하겠다. 핸드폰을 열때마다 보이는 숫자들. 그리고 조금씩 늘어가는 숫자들은 내 삶의 많은 기쁨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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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money story : 돈을 쓸 때 생각해야 할 것들.

아무리 아껴 쓴다고 하더라도 돈을 안쓰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쓸때 쓰더라도 조금 더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걸 택하는게 옳다. 부자들의 경우 절대로 구매를 쉽게 결정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이 구입하려는 물건들은 일반인이 사는 것들에 비해 고가품인 경우도 있겠지만 그들은 일반적인 물건을 살때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조금이라도 싼 곳이 있으면 그 곳에서 산다. 하물며 부자도 그런데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더더욱 비교를 해 보고 사야한다. 물건을 살때 다음 몇가지만 생각한다면 낭비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다.

1. 정말로 꼭 필요한 지출인가.

돈을 쓸때 가장 첫번째로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꼭 필요하다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사고 싶은것과 필요한것의 구분 정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실 사고 싶은것은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사고싶고 쓰고 싶을때 마다 다 쓴다면 돈을 벌수는 있어도 모을수는 없다. 물건을 사기 전에. 혹은 지출을 하기 전에 이것이 꼭 필요한 지출인가를 3번 정도 생각을 해 보길 바란다. 이 지출로 인해 이번달에 쓰려고 정해둔 돈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것인지. 혹은 이 지출로 인해 어떤 부분의 지출을 줄여야만 하는지 (돈을 정해놓고 쓰는경우 생각지 않은 지출은 반드시 타격을 준다. 생각지 않았던 지출은 하지 않는게 좋겠지만 만약 반드시 해야 한다면 은행에서 또 돈을 찾거나 신용카드로 긁지 말고 정해진 돈 내에서 해결을 하고 다른 부분을 줄이는게 좋다.) 보통 3번 정도 생각을 해 봐도 이것은 반드시 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이 될 경우는 지출을 하는게 맞다.

2. 대체할 만한 물건은 없는가.

나는 살림살이나 자잘한 물건을 사는것을 좋아해서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거의 정신을 못 차린다. 이것도 예쁘고 저것도 예쁘고 이것도 사고싶고 저것도 사고싶다. 하지만 이런 충동에 제대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게 있다면 바로 이 물건을 대체할 만한 물건을 내가 이미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잠깐 마트에 갔다가 오면서 사무실에서 쓸 커다란 투명 유리컵과 천으로 된 컵 받침. 그리고 무릎담요를 보고 한참동안을 망설였었다. 투명 유리컵을 쓰고 싶은 이유는 레몬쥬스를 저기다가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고 천으로 된 컵 받침은 얼음때문에 컵 표면에 물이 생기면 책상위를 지저분하게 만들까봐에서 였다. 그리고 무릎담요의 경우. 난 툭하면 회사에서 엎드려서 퍼 자곤 하는데 그때 덮고 자면 좋겠다 싶어서 사려고 했었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해 봤다. 투명 유리컵의 경우 이미 사무실에 있는 내 머그잔 2개로 해결이 될 문제고 (물론 레몬쥬스는 투명 유리컵에 부어 마셔야 더 예쁘겠지만) 컵 받침은 다쓴 메모지를 이용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무릎담요는 이미 나에게는 보풀이 펴서 더이상 쓰지 않는 울로 짠 커다란 숄이 있으니까 그걸로 대체를 해도 된다. 컵과 받침대 그리고 무릎담요를 샀으면 좀 더 뽀대가 나긴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그 물건들을 대체할만한 물건들을 이미 다 가지고 있었으므로 만약에 구입을 했다면 이건 명백한 낭비가 되는 것이다. 과소비라는 것은 절대로 비싼 물건을 산다고 해서 과소비가 아니다. 동일한 종류의 물건 혹은 충분하게 대체할 만한 물건이 있는데도 좀 더 편하겠다 좀 더 예쁘겠다 등등의 이유로 자꾸 물건을 하나둘씩 사다가 보면 그게 바로 과소비고 낭비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하는게 좀 힘들겠지만 습관을 들이면 물건을 살때마다 자동적으로 저런 생각이 떠 올라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우린 이미 필요한 물건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중 대체할만한것도 없으며 반드시 구입해야 할 물건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3. 더 싸게 파는곳은 없을까?

요즘은 인터넷에서 왠만한 물건들은 다 가격을 비교하며 살 수 있다. 따라서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같은 물건을 가장 싸게 구입할수가 있다. 물론 이 물건들의 실제 모습을 확인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냥 인터넷에서 이미지만 보고 물건을 산다는 것은 위험하다. 최소한 사용한 사람들의 말이라도 들어보고 구입을 해야 한다. 같은 물건인데 싸게 파는 곳이 있다면 그걸 이용하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알다시피 모든 물건들은 유통과정이 있고 이 과정이 복잡할수록 마진이 남겨야 하는 중간 상인들이 많이 붙기 때문에 가격은 점점 더 올라간다. 그러므로 되도록이면 이 유통과정이 짧고 매장도 필요 없는 인터넷을 이용하는게 가장 좋다. 주의할 점은 아까도 말했듯. 인터넷에서만 물건을 보고 사지는 말아야 한다. 평소 아이쇼핑을 하면서 찍어둔 것을 인터넷으로 산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싸게 판다고 해서 현재는 필요하지 않는 것을 미리 구입해두는 것은 조금 위험한 생각이다. 그렇게 지출을 앞당기다 보면 결국에는 싸게 산 만큼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꼭 필요할때만 가격을 비교해 보고 싸게 사는게 좋다. 괜히 지금은 필요없는데 싸게 나왔다니까 혹은 왠지 앞으로 필요할것만 같은 예감이 팍팍 들어서 사는건 좋지 않은 구매습관이다.

4. 돈을 써도 티가 나게 써라.

내가 아껴쓰긴 하지만 늘 남들에게 얻어먹고만 다니는 것은 아니다. 나도 가끔 그들에게 쏜다. 하지만 나는 절대 술이나 밥등. 쏠 당시에만 고맙고 뒤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릴 뿐더러 버릇이 되면 다음번에도 으례 내가 쏘겠지 하는 그런 품목들은 절대로 돈을 쓰지 않는다. 대신 뭘 하나 하더라도 오래오래 내가 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는 부분의 지출을 한다. 예를 들자면 영화표나 공연티켓 전시회티켓등. 시간이 지나더라도 언젠가 그 영화나 공연등이 떠오르면 내가 티켓을 사줬다는 것을 기억할만한 것으로 한다. 친구가 밥과 술을 사겠다면 나는 항상 그 친구에게 줄 작은 선물이라도 가지고 나간다. (대부분은 책이 제일 좋다.) 이렇게하면 완전히 공짜로 얻어먹는것도 아니면서 내가 돈을 쓴 것 이상으로 상대방에게 각인이 된다. 예전에 내 동생이 그런말을 했었다. 누군가의 부탁을 (쉽다고 해서) 너무 쉽게 들어주지 말라고. 그러면 고마운줄 모른다고. 백번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생색을 내라는건 아니지만 내게있어 너무 쉬운일이니 너를 도와준다는 티를 내버리면 상대방은 별것 아닌걸 도와줬다고 생각을 한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돈 100만원을 빌려준다고 치자. (물론 나는 절대 돈거래는 하지 않지만 예를 들자면 그렇다.) 내게 여유돈이 넉넉해서 빌려준다며 말을 하면 상대방은 돈을 빌려준것은 고맙지만 남아도는 돈을 빌려 준 것이므로 너에게 아무런 부담도 되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해버린다. 하지만 나도 요즘 형편이 어렵지만 우정을 생각해서 빌려준다는 식으로 말하면 상대방은 빌려준것에 고마워함은 물론 이렇게 힘들게 빌려줬으니 되도록 빨리 갚아줘야겠구나 하는 마음까지 먹게 된다. 인간관계에 돈을 쓰면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돈을 내는게 너무 당연하여 습관화되게 해 버리면 안된다. 으례 나를 만나면 내가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주위에 있는가? 그 사람들도 처음에는 내가 밥을사고 술을 사고 그렇게 돈을 내는 것에 대해 참 고마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망각의 동물이다. 고마움이 사라진 그 자리에는 습관이 차지한다. 즉 내가 돈을 내는게 상대방이나 나나 습관처럼 굳어버려서 고마울것도 없고 부담스러울것도 없는 너무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여기서 끝나면 좋은데 사람들은 그렇게 착하질 않다. 내 친구 중에 유달리 돈을 잘 쓰는 친구가 있다. 뭘 먹으러 가거나 할때 사람들이 돈을 서로 안내려고 버티는 무안한 분위기가 싫어서 그 친구는 항상 계산을 자기가 했다. 어느날 이 친구는 다른 세명의 친구를 만나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을 사고 근처 영화관에서 영화표까지 자기가 끊어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냥 영화만 보면 입이 심심할까봐 콜라와 팝콘을 사려고 갔는데 단돈 만원도 안되는 돈이니 이 정도는 세 친구 중에서 누군가가 돈을 내겠지 했는데 아무도 돈을 내지 않더란다. 그래서 결국 이 친구는 저녁도 사고 영화도 보여주고 영화관에서 먹을 콜라와 팝콘까지 돈을 내야 했다. 물론 오늘은 내가 풀코스로 쏜다라고 했을 경우에는 저럴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저 친구는 너무 많이 지출을 한 것이다. 그게 비단 돈을 많이 쓴 정도의 문제라면 괜찮지만 나머지 세 친구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이 과연 그 친구에게 고맙거나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까? 모르긴 해도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팝콘과 콜라 정도는 그들이 돈을 냈을 것이다. 그냥 잘 얻어먹었다 정도에 그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미 그 세명에게 내 친구는 돈을 내는게 당연한 사람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그 친구는 나중에 나에게 말하면서 팝콘과 콜라를 살때는 돈이 좀 아까웠다고 했다. 나같으면 저녁과 영화표를 사는것도 아까웠겠지만 착한 그 친구는 그정도의 서운함으로 그쳤다. 이건 좋게 말하면 그 세 친구들에게 내 친구가 돈을 쓰는게 당연해져 버린 것이고 좀 나쁘게 말하자면 그 세 친구들은 내 친구를 이용한 것이다. 돈을 써도 이렇게 쓰면 안된다. 내가 내더라도 상대방들이 고마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걸 넘어서서 이용한다 싶다거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내가 쓴 돈 중에서 아까운 돈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안쓴것 보다 못한 경우가 될 수도 있다. 한번 정도야 그럴수도 있지만 계속 그런다면 얻어먹고도 고마운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닌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거다. 자신이 바로 남들로 하여금 돈 내는게 당연한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버리는 격이다.

5. 싸구려 열개보다는 제대로 된 물건 하나를 사서 오래 써라.

이건 싼 물건은 좋지 않다는 오해의 소지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아무튼 내 생각은 저렇다. 싸다고 해서 비슷비슷한 종류를 열댓개 사는 것 보다는 제대로 된 물건을 딱 하나 사는게 낭비를 막는 길이다. 반드시 필요하고 또 오래 써야 할 물건이라면 사고도 금방 실증이 나거나 나중에 분명히 또 살것 같은 물건들을 싼 가격에 여러개 사는 것 보다는 제대로된걸 하나 사서 오래오래 쓰는게 좋다. 흔히 명품은 돈을 모을때 가장 멀리 해야할 품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0년 20년을 쓸 물건이라면 제대로 된 명품을 하나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 싼 물건을 사서 20년동안 열댓번도 넘는 지출을 하는것 보다 오히려 훨씬 절약을 할 수 있다. 단. 반드시 여러번 생각하고 돈 만큼의 가치를 충분하게 하겠다 싶을때 사야 하며 자기 분수에 맞게 사야 한다. 물건을 살때마다 그래 오래쓸꺼야 제대로 된걸 사자 하면서 다 비싸고 좋은걸 살 수는 없다. 내가 저렇게 사서 오래쓰는 물건이 있다면 버버리에서 나온 더플코트이다. 이건 고등학교 다닐때 산 옷인데 아직도 나는 저 코트를 입고 있다. 물론 살때는 아주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고2때 산걸 12년째 입고 있으며 나는 저 더플코트를 산 이후로는 캐주얼한 스타일의 코트를 한번도 구입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내가 살이 많이 쪄서 지금 몸의 두배가 되지 않는 한 10년이고 20년이고 저 코트를 입을 생각이다. 자신에게 있어 이렇게 오래 실증내지 않고 쓸 만한 물건은 싼 물건을 사서 매년마다 바꾸느니 비싸더라도 튼튼하고 좋은걸 구입하는게 낫다는게 내 생각이다. 대신 저렇게 생각하는건 극히 한정적이여야 한다. 구두도 신발도 지갑도 가방도 시계도 모자도 전부 저런식으로 사면 곤란하다. 저런 품목은 진짜 한두개 정도. 많아야 서너개에 그쳐야 한다.

6. 자신에게 선물하기 위해 돈을 쓰지 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나를 비롯해서 하나같이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한다. 구입하기에 약간 부담스러운 가격이거나 굳이 필요한 물건이 아닌. 혹은 사치품인 경우 갖가지 핑계를 대어서 자신에게 스스로 선물을 한다. 그래 이번달은 야근도 많이하고 일도 힘들었으니 비싸지만 명품 머리핀을 하나 사도 괜찮을꺼야. 이번달이 내 생일이니까 나에게 선물을 하나 해야겠군. 비싸긴 하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사겠어 저 빨간 가죽가방을 내가 나한테 선물해주는 거야. 자신에게 선물하는 물건 치고 꼭 필요하고 반드시 사야하는건 없다. 왜냐면 그런 물건이라면 굳이 자신에게 선물을 한다는 합리화를 시킬 필요가 없이 그냥 사면 되는 것이다. 나는 과거에 일을 세가지를 해서 몸이 힘들었을때 툭하면 내가 나에게 선물을 했었다. 쉴 시간은 커녕 잠잘시간도 없이 일하는 내가 불쌍해서 백화점에 한번 가면 나를 위해 최상의 것들만 구입해서 먹이고 입히고 신겼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을 해 보니 그런식으로 충동구매를 한 것 중에서 아직도 유용하게 잘 쓰고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아까 위에서 말한 꼭 필요한걸 좋은걸로 구입해서 오래쓰는것과 대조적으로 비싸고 좋은거긴 하지만 별 생각없이 충동구매를 한 물건이라 그런지 오래가질 못했다.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는 버릇을 기르면 겉잡을 수 없다. 그렇게 자꾸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면서 느슨해지면 한도 끝도 없다. 내 친구중 하나는 내 말을 듣고 5만원짜리 주택 부금을 넣기 시작했는데 그걸 한 자신이 너무 장해서 스스로에게 상으로 20만원짜리 지갑을 사줬다고 했다. 이렇게 따질것 같으면 차라리 그 친구는 주택부금을 넣지 말고 스스로에게 선물도 안하는게 훨씬 나았다. 하나 이루었거나 하나 참았다고 물질적인 상이나 선물을 주기 시작하면 끝도 없으며 그때 상으로 주는 선물은 대부분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거나 필요해도 지나치게 비싼 물건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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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츠바랑! 2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를 워낙 싫어해서; 아주 재밌게 읽은 아즈망가 대왕 작가 아즈마 키요히코 씨의 새 작품의 주인공이;-제목 마저도- 아이 이름이란걸 알았을때 좀-_-; 슬펐다. 애들 나오는건 워낙에 싫다. 애들이 주인공인것도; 천진난만한걸 내세워서 왠지 나랑 코드가 맞지 않는듯한;

하지만 요츠바는-_ㅠ 에 뭔가 제멋대로이지만 생각도 없어보이고 아무튼 너무 매력적이단 말이다-_ㅠ! 하지만 역시 요츠바만으로는 부족. 이만화의 최대 매력은(물론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주변인물!

요츠바 아빠 코이와이씨-_-와 세 자매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 그리고 점보씨-ㅁ-

만화를 읽는 내내 웃기지 않는 평범한 장면에서 까지도 웃음이 나오는건 이들때문일거다;

잔잔한 일상 얘기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물론 재밌게 읽고 있지만 에피소드마다의 재미도 빼놓을수 없다.

1권에서는 이사와 티비 장대비 추천! 2권 에서는 복수, 케이크, 개구리 추천!

어찌 사랑스럽지 않은 에피소드라 할수 있을까; >ㅅ< 아즈마 키요히코씨도 다음 작품 아니 다음권이 기대되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집에서 친구들과 딩굴거리며 아니면 지하철 안에서 집에 오면서 화장실에서-_- ;등등 평소에 집어들고 읽으면 내내 기분이 좋은 만화;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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