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의 시학 동문선 문예신서 340
가스통 바슐라르 지음, 김웅권 옮김 / 동문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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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바슐라르'라는 태그를 써선 안될 것 같습니다. 개인의 필력을 벗어난 무의식의 책, 모두의 책, 우주의 책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앞서 쓰여진 네 물질의 상상력 시학론들을 '몽상'으로 수렴하지만 거창하지 않습니다. 모든 시적 상상력과 휴식의 심리학에 분母가 되는 아니마의 몽상을 느리고 잔잔하게 써 내려갑니다. 써져서 씌여진 책이라는 게 온당할까요?


 장중한 대양에 흘러들기 전 책의 물줄기는 최후의 좁은 문에 이르고 그곳에서 제 소임의 문을 닫습니다.


 적어도 시학 연구로 쓴 바슐라르의 책은, 제가 알기로 가장 겸허한 철학서들입니다. 그는 랍비들이 신의 이름을  필사할 때마다 목욕재개하듯이 한 문장, 한 문장 쓰며 그 앞에서 옷깃을 여미였을 것만 같습니다.


 덧- 제가 읽은 건 김현 번역의 홍성사 판입니다. 오래된 역본이라 알라딘엔 서지정보가 없네요. 그 탓에 별점은 하나를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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