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 낮은산 작은숲 8
오경임 지음, 허태준 그림 / 낮은산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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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 작품이 말이 되는 얘기인지부터 의심이 간다. 꼭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를 본 것 같기도 한데, 문학적 장치나 의미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그런지 난 그저 이상하기만 하다. 허채비 숲이라는 공간이 뭔가 현실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질 만한 곳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야말로 오로지 ‘사실’의 눈으로만 읽히니 난감하다. 판타지 공간이나 요소가 생생한 현실감을 드러내서 그런 건 아닌데 말이다. 내 눈이 문제인 건가?

 

그리고 주희의 어렸을 적 경험이 이 정도 이야기를 만들어 낼 만한, 주희라는 아이에게 그 정도로 무언가 찾고 느끼게 할 만한, 절절한 경험인지 잘 모르겠다. 나아가 작가만의 독창적인 무엇이면서도 독자에게 보편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 자체가 꽤 관념적으로, 뿌옇고 몽환적으로 읽혀서 작품 속 인물의 마음에, 나아가 작가의 마음에 가 닿지를 못하겠다. 제주도 풍광에 대한 묘사며, 황금시대 어쩌고 하는 얘기는 그저 겉도는 거 같고.

 

작가는 자기 경험과 심리, 마음의 흐름을 그저 자기 언어로 표현하면 독자도 다 그 표현된 경험과 심리, 마음의 흐름을 잘 따라올 거라 믿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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