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은 대개 궁궐이 주 무대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당시 백성들의 삶을 알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절반 이상이 조선왕조를 배경으로 삼고있기 때문에 신라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도대체 옛 사람들을 어떻게 살았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고 있다면「서라벌 사람들」을 읽어보기 바란다. '실제로 이랬다.'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적어도 사람사는 모습만큼은 언제 어디서나 비슷한 만큼 사극에서 보여지는 점잖음만이 그들을 표현할 수 있는 전부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더욱이 각 에피소드마다 적절히 담아내고 있는 희노애락이 주는 즐거움과 아련함은 그냥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일이다.
꼬박꼬박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꽤 좋아했던 텔레비전 프로 중 하나인 [신화창조의 비밀]과 상당히 흡사한 느낌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각 분야에서 열정과 끈기로 "장인"이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일화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성장기-현재의 분야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끝없는 도전"이라는 똑같은 패턴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인지라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흠을 제외하면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타의 연애소설과는 코드가 많이 달랐다. 원래 연애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덕분에 꽤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었다. 두 남녀가 만나고 투닥거리다가 사랑에 빠지고, 주위의 방해로 위기를 겪다가 종래엔 영원한 사랑을 이루고야 만다는 일일드라마가 흔한 연애소설의 전형이라면 「이현의 연애」는 드라마시티 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기이한 능력과 그 능력을 통해 보여지는 지극히 사람냄새나는 이야기들, 그리고 어쩌면 세상 사람들 모두와 조금씩 닮은 이현과 이진의 관계가 묘하게 어우러져 다른 어떤 것과도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동화라기에도 좀 엉성하고 유치한 스토리는 실망스러웠지만, 여주인공의 예쁜 드레스나 문에이커 저택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등 볼거리는 꽤 많았다.
사쿠라바 가즈키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는지, 아니면 라이트 노벨이란 장르가 내게 맞지 않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생각했던 것 만큼의 재미는 없었다. 일단 주인공 소년과 소녀의 성격 설정이 흔한 이유도 있었지만 1차 대전 직후 세계의 상황이 주 무대인지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점. 또한 '제국 군인의 3남'이란 자부심을 대놓고 드러냈다는 점 때문에 사무라이나 닌자를 지나치게 포장한 일본의 만화나 소설처럼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비밀스런 과거를 지닌 주연 소녀의 설정 역시 멋이라기 보단 허세에 가까웠던 점이 거부감을 갖게 하는 데 한 몫했다. 일단 1권을 읽으면 책임감에서라도 2, 3권까지는 읽게 되는데 꾸역꾸역 1권을 읽기에도 벅찼던 만큼 그 뒷편은 읽기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