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에 지다 - 하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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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아니, 떼어버릴 만큼 작은 존재가 아니라 사실 그 거대한 공간 안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칼에 지다>는 "요시무라 간이치로"라는 한 사무라이의 삶과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을 울리고, 진한 눈물을 짜내게 만든다. 혼란한 시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는 선택받지 못한 자들이 대항하는 거대한 시류. 그리고 그 시류속에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던 남자와 그의 가족, 동료-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들의 이야기. 
 
 어떤 말로 시작해야 좋을 지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멋진 책이다. "아시아는 중국과 일본만 존재한다."는 일본 특유의 느낌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책에 속한다고 확신한다.(여유가 있다면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가능하다면 저 별점에 하나를 더 얻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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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여자
프리드리히 바이센슈타이너 지음, 전동열 외 옮김 / 바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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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성, 존경할 수 밖에 없는 재능과 오만함을 지닌 천재들을 사로잡은 여자.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들이 '이렇게 저렇게 밀고 당기다가 딴따따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어요~'로 끝나지만, 사실 진짜 시작은 바로 결혼이다. 한 분야에서 눈부신 재능을 빛내던 천재의 그늘 속에서 그가 재산관리나 음식, 소음문제 등 사소한 일에 방해받지 않게 도와주는 것. 내가 본 천재들의 여자에게 주어진, 혹은 그녀들이 해냈던 일들이다.(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다.) 많은 자료들과 천재가 아닌 그들의 여자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로웠고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 조화를 이루는 것이 평화로운 결혼생활을 하는 해답이 아닐까 생각하는 나로서는 어느 한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천재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녀들은 행복했을까.'라는 질문을 해 봤지만, 그건 그녀들만이 알 일이라서 나는 다만 '행복을 찾기 위해 애썼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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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 The Piano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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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만화의 자잘한 내용들을 제한된 시간 안에 잘 편집했다.(만화를 먼저 읽은 나는 전개상 빠진 부분이 아쉽기도 했지만) 애니메이션만의 장점을 살려서 각 장면의 느낌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었다. 러닝타임이 끝날 때까지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뒤의 내용도 만들었으면...'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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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이클립스 - Total Eclips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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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책을 보면서 이토록 모든 인물들이 이해가는 작품은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로 부터 자유로운, 그러나 결코 온전히 이해받지 못했던 아름다운 천재(실로 이 영화에서의 디카프리오의 미모는 천사같았다.) 랭보가 되기도 하고, 극과 극 사이를 오가는 베를레르가 되기도 한다. 또 베를레르의 아내, 언제나 긴 말을 하지 않았던 랭보의 어머니의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나를 발견했다. 이 움직이는 명화를 감상한 뒤엔 마음 저 깊은 곳으로부터의 울림과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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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 The Girl Who Cut Tim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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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전이라거나, 개학 전에는 소설이든 영화든 만화이든 간에 무언가 어어엄~~~청 재밌고 감동적인, 그러니까 한마디로 "명작"이라 칭할만한 작품을 만나게 된다. 보물찾기를 할 때,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보물을 찾아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려나- 각설하고, 이번 방학의 끝에도 역시 오래오래 기억하게 될 애니메이션을 발견해서 너무 행복하다. 
  

 거대한 시간의 흐름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그 시간을 넘어서서 달리는 콘도의 모습은 빛이 났다. 그녀가 비록 크고작은 실수를 저질렀으며, 이따금 바보같은 짓을 했다하더라도, 사실 그건 그 나이 때의 평범한 소녀의 모습일 테니까. 무엇보다도 화면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절대로 그립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했던 낙서 가득한 책상과, 분필자국이 남아있는 칠판, 낑낑대며 물이 담긴 양동이를 들고 오가던 학교가... 아니, 그 학교 속에서 생활하던 날들이 그리워졌다. 게다가 소소한 말투까지 현실을 빼다박아 놓은 듯한 세 친구의 투닥거림과 행동들이 너무 부러워서 '아, 나에게도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스토리, 화면, 음향 효과 등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서 97분 내내 마음이 물에 담근 종이처럼 붕 뜨고 무언가로 가득 찬 느낌이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노래가 나올 때는 찡~한 마음에 눈물이 나와버렸지만 마음만은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문득, 오래전 앨범을 펼쳐보고 몇 시간동안 그 앨범의 사진들을 바라본 그런 기분.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실제 영화상에서의 시간이야 고작 며칠 지났을 뿐이니-) 이렇게 좋아하게 되고, 또 끝나자마자 그리움이 생겨버리는 작품은 아마 이후 오래도록 찾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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