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노인
후지와라 토모미 지음, 이성현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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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수단이 발달하면서 순식간에 너무 많들 것들이 변해버렸고 또 변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좀 커가면서 강원도 산골에 있는 외가와 도시의 차이가 점점 분명해졌다. 외가에서는 유독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내 일처럼 말하며, 온다간다 말없이 지나가다 들러서 물 한잔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게 보통이다. 그렇다고 도시에 “이웃”의 개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확실히 시골과 비교했을 때 그 모습이 많이 다르다. 길에 쓰러진 사람이 있어도 대부분은 그냥 지나치거나 못본 척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풍경이 이렇게나 달라졌다. 그러니 사람을 상대로하는 서비스업은 당연히 그에 발맞춰 변모할 수 밖에 없다. 십대를 비롯해 젊은 축에 속하는 이들은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노인들은 이런 변화를 알아채고 반응을 보이는 텀이 비교적 느리다. 게다가 노인들에게는 쉽사리 바꿀 수 없는 확고한 삶의 자세라는 것을 갖고 있다. 단절되는 사회, 인터넷과 핸드폰이 주가 되는 커뮤니케이션. 인간의 외로움을 가증시키는 이런 환경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들이 결국 폭주노인을 등장시켰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책을 들여다보면 폭주노인은 비행 청소년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들인데 사회적 사건이 아닌 범죄라는 측면만 강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잖아도 궁지에 몰린 사람을 더 밀어내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다. 혹시 그 놓친 것들 속에 “이해”나 “관심”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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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잔혹한 악녀들
키류 미사오 지음, 안수경 옮김 / 중심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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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걸, 미녀와 더불어 흥미로운 소재인 악녀 이야기. 루 살로메나 서태후 일화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외에 마리아 루이사나 루크레치아 보르자 등의 이야기는 이전엔 접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재미있었다.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가십적인 성격도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믿기엔 무리가 있지만 흥미롭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 조세핀의 사촌언니 이야기가 특히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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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테면 최고가 되라 - 바둑신화 이창호 스토리
조헌주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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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바둑왕」, 「바둑 삼국지」를 보고 바둑에 관한 책을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 바둑에 대해서는 간단한 용어 몇 개만 아는 수준이라 책에 실린 기보의 의미는 전혀 모르지만,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원래 어느 분야에서건 눈에 띄는 재능을 가진 사람의 일화는 재밌는 법이고, 바둑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 못해고 이해가 가능한 내용이 많은 것도 책의 재미를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물론 바둑에 대해 깊이 알고 있다면 재미가 배가 되었으리라). 당시 주목해야할 젊은 기사들에 관한 챕터는 10년이 흐른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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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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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읽은 책들 전부를 한꺼번에 떠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향수」는 그 독특한 매력때문에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다. 언제고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전부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향수」를 읽은 뒤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좀머 씨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어떤 작품이 마음에 들면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 두는데, 그건 책을 읽고 싶은데 딱히 떠오르는 책이 없을 때 아주 유용하다. 한 작품을 통해 기억하게 된 작가의 책들은 대개 독자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좀머 씨 이야기」 역시 그랬다. “나”를 둘러싼 결코 소소하지 않은 사건들을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문체와 그 나이대 소년의 생생한 감정과 생각들이 작품 전체의 완성도에 영향을 미쳐서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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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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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클럽」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였다. 비밀스럽고 퇴폐적이고 눅눅하고 끈적끈적한(퇴폐적인 분위기는 상관없지만 건조하고 메마른 퇴폐미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아직까지는)
.
이 작품이 영상으로 만들어 진다면-물론 모든 재밌는 책들이 그렇지만-, 상당한 완성도가 아니고서야 독자를 만족시킬 순 없을 것이다. 직접 목격한다면 혐오감을 느낄 정도로 충격적인 관계나 장면들이 있었음에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표지 일러스트가 얼마나 책의 주제를 잘 말해주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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