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 하 미소년 시리즈 (미야베 월드)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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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 무사 헤이시로와 계산과 측량에 관심이 있는 미소년(이라고 나와 있는데 왜구와 미소년이라니, 참 안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유미노스케 콤비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도 연관성이 없거나 아주 희미해 보이는 단편적인 사건들이 모여 흥미진진한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좀 더 보고 싶다고 생각한 사키치(전작 <얼간이>에서 뎃핀 나가야의 임시 관리인으로 출연했던 청년)의 얘기를 속 시원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얼간이>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후일담도 빼놓지 않는 디테일이 놀라웠습니다. 헤이시로가 도신을 은퇴한 뒤, 유미노스케와 뭐든지 통째로 외워버리는 무서운 암기력의 소유자 ‘짱구(별명)’가 새로운 콤비가 되어 활약해도 흥미로운 소설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오하쓰 시리즈보다는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 콤비 시리즈를 더 좋아해서, 이 시리즈가 쭉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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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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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뎃핀 나가야(공동주택)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살인사건의 끔직한 진상을 가리기 위해 관리인 규베는 모든 짐을 홀로 떠안고 사라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새 관리인으로 온 남자는 집주인인 큰 상인의 친척뻘이라는 새파란 청년. 관리인은 원래 나이 지긋하고 인생 경험 많은 사람이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어서 주민들이 새 관리인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특히 목소리 큰 부녀회장에 해당하는 ‘오토쿠 아줌마’의 태도가 매우 쌀쌀맞습니다.

한편, 뎃핀 나가야가 있는 구역의 도신(경찰관이라고 보시면 되긔)인 ‘헤이시로’는 속속 줄어드는 뎃핀 나가야의 이사행렬에 뭔가가 있다는 감을 잡고 동원이 가능한 연줄과 뭐든지 정확히 재는 재주가 있는 양자 후보 ‘유미노스케’의 보조에 힘 입어 조용히 묻혔을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냅니다.

단편인가 싶었던 개별적인 사건들이 연결고리를 드러내며 이어지는 장면의 오싹함이 압권이었습니다. 구성만 보면 <이유>라는 책에서 보여준, 이야기 조각을 하나로 모아 거미줄처럼 얽혀낸 방법과 비슷했습니다.


제목인 ‘얼간이’는 ‘헤이시로’를 가리키는 말이었는데요. 읽어보니 얼간이라기보단 ‘괴짜’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얼굴 생김에 야무진 느낌이 없는 허술한 아저씨이지만 추리력이나 관찰력은 대단한 인물입니다. 콤비를 이루게 되는 미소년의 미모가 대단하다고 나오는데 사무라이의 실제 사진이나 왜구에 대한 기록을 알고 계시다면 ‘웃기고 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습니다.

딴 소리지만, 유미노스케가 ‘측량에 재주가 있다’는 설정에서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전에, 강제로 점령한 후에 여기저기를 측량하고 다녔던 일본의 잔인하고 무례한 행태가 떠올라서 울컥 화도 나고 거북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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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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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쓰 시리즈 2편에 해당하는 장편소설입니다.  외면의 아름다움만을 유일한 가치로 여겼던 여인의 한이 불러온 소녀 납치극과 그로 인한 비극의 전말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흔들리는 바위>보다는 <미인>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우쿄노스케와 오하쓰의 관계가 급진전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왈가닥스러운 면모도 있지만 야무진 오하쓰와 소심한 구석이 있지만 마초적인 기질과는 거리가 먼 다정한 우쿄노스케가 잘 어울렸습니다.

다만 미인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저도 모르게 코웃음이 나왔습니다. ‘아닌데? 아닌데? 내가 일본 미인도 봤는데? 이렇게 생긴 여자가 있을 수가 없는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글에 집중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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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바위 -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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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검>에 나온 ‘오하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장편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허당과 같은 외모가 함정일 것 같지만 진짜로 허당인 우쿄노스케와 콤비를 이뤄서 어린아이 살해 사건의 흑막과 백년 전에 있었던 사건인 ‘주신구라’와의 연관성과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줄거리입니다. ‘주신구라’란 사건이 있던 시대가 ‘오오쿠-화의 란(드라마)’에 나왔던 5대 쇼군 쓰나요시의 치세라서 쓰나요시가 내렸던 어이없는 명령이나 가옥 구조, 무사 집안 아가씨의 복장 등을 상상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주신구라’의 사건을 파헤치며 드러나는 ‘주군의 위한 사무라이의 충정’이 그리 와 닿지 않아서 중후반이 상당히 늘어집니다. 억지로 짜 맞춘 느낌도 있었지만 평타는 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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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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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월드 제 2막’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단편집이지만, 순서를 따지자면 ‘오하쓰 시리즈’를 보기 전에 봐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장면(어떤 사람의 과거, 앞으로 일어날 일 같은)이 보이는 소녀 오하쓰와 지금으로 치면 경찰이나 해결사에 해당하는 두 오라버니들의 활약이 담긴 ‘길 잃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 오늘날의 ‘묻지마 살인’에 해당하는 공포스러운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가마이타치’, 동화처럼 신비로운 분위기에 우화의 교훈이 담긴 ‘섣달의 손님’. 이렇게 4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은비까비’가 생각나기도 하면서 ‘기이한 이야기’의 분위기도 나는 재밌는 단편집이었습니다. 에도 시리즈 작품 중에서는 장편보다 단편이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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