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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금렵구 20 - 완결
유키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왠만하면 리뷰가 많은 책은 안쓸라고 했는데 (이 책에 대한 리뷰는 무려 11개다)
왠지 이 책을 건너뛰어버리면.. 예의가 아닌 거 같은 마음에...
유키 카오리의 작품은 어둡다. 너무 화려하고 구체적이어서 펜터치가 많이 들어가서 인지 몰라도 어둡다. 사실 그뿐만아니라 이야기의 분위기도 그다지 밝지 않다. 그러나 숨넘어가게 아름다운 그림체와 또 숨넘어가게 잔인한 인간상이 어우러지며 사람을 매료시킨다. 그래서 1권을 잡으면 어떻게든 끝을 봐야 하게 만든다.. 무서운 힘이다. 어쩌면 그 힘은 인간 내면의 상처를 아주 깊은 상처를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천사금렵구는 천사의 이야기이자 악마의 이야기이고 인간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이고 천사고 악마고 모두 신의 창조물이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중에 누구하나 그 질문을 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을까? "왜 신은 악마를 만들었을까?" "신은 정말 인간을 사랑하는가?" 그건 마치 아이가 부모에게 '나는 왜낳은거야?' '나 정말 사랑해?'라고 묻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자신의 존재이유를 찾아가는 인간과 천사와 악마의 이야기. 누구나 한번쯤 깊이 묻어둔 질문을 유키 카오리는 판도라가 되어 열어 버린 것이다.
오빠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재판에 서야했던 사라.
동생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거부당한 세츠나.
동생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인 신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끝내 반기를 들었던 알렉시엘
사랑하는 알렉시엘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칼이 되었던 루시퍼
누나의 사랑과 신의 사랑을 갈구했지만 끝내 신에게 기만당한 무기천사 루시엘
자신의 부모같은 루시엘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버린 카탄
그리고 다른 모든 천사와 악마와 인간들...
그들은 묻는다 "당신은 우리를 정말로 사랑하는가"
유키카오리의 대답은 잔인하다. "묻지 말아라 넌. 단지 나에게 복종할 피조물일 뿐이다"
아담카다몬의 입을 빌려 위로를 전한다.
"그래도 너를 사랑하는 이는 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러니 너의 의지대로 살거라"
피조물들은 신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자신들을 사랑하지 않는 신을 죽임으로..
구세사인 세츠나이지만 현실은 변한게 없다.
사라는 여전히 여동생이고 세상은 그들에게 손가락질할 것이다.
다만 그들은 지금 사랑하고 지금 행복하고 지금 살아가고 있다는 것뿐.
그리고 그들의 신은 그들을 위로하고 지켜주고 있음을 알 뿐이다.
무언가 약간 2%부족한 엔딩지만... 숨가프게 사람을 몰고들어가는 힘이 있는 작품
강! 추!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