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질 냄새 - 유아와 엄마를 위한 동시조
유성규 지음, 어린이 49명 그림 / 글로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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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개월 딸내미가 책을 척 들고 무릎에 앉자마자 그림을 가리키며 말한다

"아기 끼끼(토끼) 퉁선(풍선)"

그리고 몇장넘기더니

"엄마 일거(읽어)"

아기의 볼에 내볼을 바짝대며 함꼐 읽다보면 향긋하게 전해오는 냄새.. 아마 이게 코코질 냄새일 것이다.

 

'동시'라는 말에는 매우 익숙하지만 '동시조'는 다소 낯설다

시조하면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라던지 "청산리 벽계수야.."가 떠올라

아주 옛날의 낡은 서책속의 이야기거나 교과서의 암기장에나 적혀있어야 할 것 같은데,

<코코질 냄새>의 시조는 내 아이의 이야기 그리고 갓 엄마가 된 나의 이야기였다.

엄마가 되어 아기와 만나고

그 아기가 자라 새 세상을 만나고 웃고 우는 이야기가

운율을 만나 그냥 읽기만 해도 노래가 된다.

 

똥만 보면 질겁하던

이 엄마가 말이다

 

네 똥을 만지면서

냄새까지 맡는구나

 

알다가

모를 일이다.

네가 대답해보렴

----------------<이상하다> 전문
매우 간결하고 경험과 사랑이 묻어난다.

함께 읽던 아이는 깔깔깔 말이 재미있는지 깔깔 웃어대고

읽어주던 나는 '내 이야기네'하는 생각에 배시시 웃는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소리내어 읽는 것이 그 맛이 난다. 흥이나서 악기를 안다면 절로 장단이 나올거 같다.

 

운율이 있는 글이고 하나하나 독립된 작품이기 때문에 아이가 더 어리더라도 읽어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 우리말을 많이 써서 아이들도 이해가 쉽고 읽어주는 나도 부담이 적었다.

파란표지에 크레파스로 어린 아이가 정성껏 썼을 것같은 느낌의 글씨와

표지서부터 채우고 있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그린 삽화는

아이들에게 친근함을 어른들에게는 알싸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오래전부터 읽어왔던 책 같다. 익숙하면서도 그리운 듯한 느낌

 

과학동화니.. 명작동화니.. 전집이니.. 이런저런 책도 좋겠지마는,

엄마아빠의 이야기를 노래로 담아 들려주는 것이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한번 더 피게 해주는 방법이 아닐까?

꽃이고 별인 우리 아기의 마음이 더 촉촉해지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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