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를 처음 안 것은 [모든 것은 빛난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신형철의 문학이야기 팟캐스트를 통해 알게되었던 책. 빛나는 것을 찾아 다니다 모든 것이 빛난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의 이야기.

현대를 사는 인간의 불안과 허무주의를 분석하고, 그 해답을 찾는다. 무의미에 허우적거리며 사는 나는 또 다시 답을 찾아 이 책을 읽었지만, 책이 제시하는 해답보다는 분석 자체가 더 인상적이었다. 내가 평생을 느껴왔던 불안의 정체를 정확한 언어로 만나는 경이. 그리고 저자들이 현대인의 정신을 묘사하는 장치가 월리스의 삶과 글이다. 

저자들이 제기하는 해답엥 내가 의문을 가지는 이유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동시네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 이미 산산히 부서진 거대한 현대의 삶에 비해 너무 미시적인  해법처럼 보인다는 점,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일 것 같은데 모든 시대는 그 시대만의 삶이 있고 시대마다의 문제를 품고 있을 것이고, 나는 현대에 살고 있으니 현대의 불안을 앓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내가 월리스에게 푹 빠져 있는 이유는 [모든 것은 빛난다]에서 내가 느꼈던 아쉬움과 맞닿아있다. (지금 내가 여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겠다.) 월리스의 글을 읽다보면, 이 불안하고 예민한 정신, 그런 정신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에 피로를 느끼는 이 정신을 따라가다 보면, 이런 형태로 주어진 이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가야만 한다는 사실을 더 이상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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