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는 것 같지도 뭔가 발전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때로 이 나날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P44
늘 그러듯 크리스마스는 사람들한테서 가장 좋은 면과 가장 나쁜 면 둘 다를 끌어냈다. - P103
두 사람은 계속 걸었고 펄롱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을더 마주쳤다.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119
자기 집으로 가는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 P121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방황하던 기분과,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은 각오는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해방된 것이다. 사타케는 웃음을 띠었다. - P421
백인은 유색인종의 번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정치적인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 백인의 본심은 여전히 패권주의다. - P181
지배층이 민중을 바라보는 시선은, 19년 전에 본토 결전을 상정하고 1억 국민이 모두 불꽃으로 타오르자‘라고 몰아치던 시절 그대로,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민중은 한낱 장기짝으로만 취급되고, 국가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희생물에지나지 않는다. 옛날에는 그게 전쟁이었고, 이제 그것은 경제발전이다.도쿄 올림픽은 그 헛된 구호를 위해 높이 쳐든 깃발이었다. - P318
그러나 그가 열망했던 것은 정의,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정의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찬사를받아야 한다고 소망해 왔던 그분이 응당 받아야 할 영광 대신에느닷없이 수렁에 빠져 모욕을 받고 있다니! 무엇 때문에? 대체누구의 심판이란 말인가? 누가 그 같은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그의 미숙하고 순수한 마음을 괴롭혔던 것이다. - P602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무엇보다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삶의 의미 이상으로 삶을 사랑해야 한다는 거지?」「반드시 그래야죠, 형이 말씀하신 대로 논리 이전에 사랑해야해요. - P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