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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평평하다 -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 증보판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윤섭.김상철.최정임 옮김 / 창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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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평평하다 _ Thomas L. Friedman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회계사가 되어 안정된 직업을 가져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귀에 달고 다닐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당신이 하는 일이 기업의 경영 판단을 하거나 회계 부정을 훌륭한 통찰력으로 집어내는 것이 아니라면, 당신의 일자리는 옆자리에 앉아있는 파릇파릇한 새내기가 아니라, 저 지구 반대편의 인도 회계사가 가져갈 수가 있다.

그래서 세계화론자 프리드먼은 세계가 평평하다고 말한다. 이제 지리적 제약과 상관 없이 상대방이 지구 반대편에 있든 내가 그의 얼굴을 알든 모르든 간에 나는 귀찮은 저부가가치의 일(예를 들어 콜센터나, 책 타이핑 같은)을 맡길 수도 있고, 그가 나의 고부가가치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여러가지 방향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아웃소싱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단순 업무를 인도 사람들에게 떠넘김으로써 핵심업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그들은 저임금에도 만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은 귀찮아하고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콜센터 업무는 그들이 선망하는 일자리일 수 있다. 생산성의 제고도 뒷따른다.

또 제조업은 어떤가? 옛날에는 지리적 제약이 너무 큰 나머지 미국인들이 중국에 공장을 세울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생산을 전 세계적인 공급 사슬을 통해서 하는 세상이 왔다. 그래서 이제 월마트에 나사를 팔기 위해 입찰하는 공급자들은, 내 나라의 공급자하고만 경쟁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나사 공급자와 경쟁해야 한다.

게다가 온 세상의 정보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하는(손가락이 부러지지 않았다면..) 구글은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인도의 어린아이가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똑같이 개방시킴으로써 정보의 민주화를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산발적 변화 뿐이었다면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기 술이 큰 경제적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오려면 제품을 만드는 생산방식 전체를 재구성 해야 하는데, 생산 방식 전체를 수평적 협력과 관리로 개편하는 것이 오늘날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으로 인한 세계의 단일 생산화가 그것이다. 오늘날 아웃소싱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이메일 몇 통이면 된다. " 라제시, 그걸 해 주겠소?" "알겠습니다. 미국시 4시까지 메일로 보내지요"

이런 식으로 세계가 국부적인 여러 개의 생산고리를 갖춘 아웃소싱의 결집체가 되면 세계 각지의 인적자원을 이용해 모든 비능률과 비효율이 사라지고 "상대우위"에 기반을 둔 하나의 공장이 만들어진다. 이 공장 안에서는 미국 디트로이트의 노동자가 "임금이 너무 적소"라고 투덜댈 수 없다. 자본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요? 우린 그것도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데요...그럼 공장을 옮기지요. 영어를 잘 하면서도 훨씬 싸면서 당신이 지겹게 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들이 인도엔 많답니다." That's all.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평평해진 세계에서는 아이디어, 창의력, 그리고 지식 집약적인 분야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심하지는 말지어다. 이것은 중국, 인도의 사람들이 평생 자동차 나사만 조이고 있을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물론 전체의 인적자원 수준은 떨어지지만 쪽수가 많다. 중국, 인도는 MBA 지원자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들이다.

그렇다면 이런 세계에서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말한다. 가장 창의적인 인재가 되라. 최고가 되어라. 그렇지 않으면 아웃소싱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인도와 중국에 야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눈이 빨개지도록 열심히 공부하며 우리의 자리를 열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기를.

" 영양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빠르지 않으면 잡아먹히기 때문에 해가 뜨면 뛰어야 한다. 사자는 가장 느린 영양보다 빠르지 않으면 굶어죽기 때문에 해가 뜨면 뛰어야 한다. 확실한 것은, 해가 뜨면 누구나 뛰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

원저자 등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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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 / 황금부엉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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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계, 이상계, 환상계

이 책의 저자는 컴퓨터가 만들어 낸 세계를 셋으로 쪼갠다. 현실계는 기계로서의 컴퓨터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이고, 이상계는 웹이 존재하는 곳이며, 환상계는 아바타가 존재하는 곳, 즉 온라인 게임 세계이다. 이 책에서는 웹이 존재하는 '이상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웹 2.0은 왜 생겼을까?

웹 1.0시대에도 사람들은 웹에 뭔가가 있다고 믿었다. 그 세계는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빈손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 1.0의 포말은 닷컴 거품 붕괴와 함께 가라앉아 버렸는데, 닷컴 버블이 웹 1.0의 본질을 왜곡하고 마케팅과 홍보로 점철된 하나의 거대한 팜플렛으로 웹을 만들어 버린 까닭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업들은 버블 이후에도 계속 성장을 했다. 구글, 아마존 등이 그 예다. 사람들은 이들에 집중하게 된다. "얘네는 왜 안 망했을까?" 이유인 즉슨 웹의 초기 정신, 즉 개방된 순환 구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글의 오픈 API 등이 이를 보여준다.

이상적인 '이상계의 구조'

저자는 이상계의 완성형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1) 누구나 손쉽게 창조할 수 있는 곳
2) 그들의 인생과 사업, 그리고 꿈의 일부가 되는 곳
3) 창조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곳

그런면에서 한국의 이상계는 불완전하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창조할 수 있지만 2,3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접근에서 구글은 완전하다고 볼 순 없어도 구글 경제권에서 어느정도 이상계의 모습을 이루어냈다고 본다. "애드센스"를 통해서 창조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 지기 때문. 뿐만 아니라 이상계의 주민으로서 자기 자신의 수익모델도 공고히 했다. "현실계든 이상계든 돈을 버는 방법은 결국 두 가지다, 자신이 가치를 제공해 준 고객에게 직접 받거나, 가치를 제공한다는 역량을 근거로 간접적으로 받거나" 구글은 후 자인 광고를 통해 자신에게도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구글의 수익 중 99%가 광고에서 창출되고 있는 것.

이상계 주민 블로그

이상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개체로 블로그를 들 수 있다. 블로그는 트랙백을 통해 참여를 답보하고, 누구에게나 공유하는 개방된 체제다. 블로그에서는 개인이라도 창조력과 능력을 갖고 있다면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다.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수많은 블로거들이 지금도 '자신의 창작 의욕에 따라'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블로그조차 닷컴기업같은 면모가 있다. '수익 모델' 하나 없이 수 백, 수 천개의 글이 올라온다는 점이 그것. 그러나 여기에 서광이 비치게 되었으니... 블로그는 구글의 애드센스를 통해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댓가를 받게 된다. 구글이라는 태양을 동력으로 하는 "구름 위 왕국"이 건설된 것이다.

초월적 정리자

그러나 애드센스 조차 문제가 있다. 블로거는 자신의 포스팅이 만들어 낸 '어텐션'에 대한 돈을 받는 것이지 자기가 생산해 낸 포스트의 질에 대한 돈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은 아무 것도 없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그것을 본 네티즌들이 "에이 볼 게 하나도 없네? 광고나 보자!" 라며 광고를 눌러 블로그 운영자가 몇십만원을 적립했다는 둥... (에스님이 한국 구글 센터 마켓팅 직원에게 들은 얘기) 저자는 초월적 정리자를 이야기 한다. 즉 "포스트에 질에 대해 돈을 주는 초월적 정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는 것이다. 차라리 환상계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게임을 해서 아이템을 팔으면, 그 액수가 '1시간의 아르바이트 비'를 상회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보답이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 소견

컨버젼싱의 힘. 웹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경계를 넘나드는 많은 사람을 보았다. 나에겐 이 책도 그랬다. IT에 관한 책이지만 철학이 있고, 글쓴 이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라 참 좋았다.

* 표절이 아니라 ^^; 원 저작자가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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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이원재 지음 / 원앤원북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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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쓰여진 계기는 2005년 부즈앨런 해밀턴의 컨설턴트인 타릭 후세인이 '다이아몬드 딜레마'의 책을 내 놓으면서 논쟁의 단초를 제공한 데 있다. 아직 읽진 못했지만, 구성이 <problem and solution> 형태로 되어있었는 모양이다. 즉 <암울한 한국경제 ->아일랜드 식 개방>의 해결책을 제안했던 것. 어떻게 보면 컨설턴트들의 전형적인 글쓰기 방식인데, 모든 사람이 <대개 그렇듯> 알록달록한 오색 차트와 "부즈알렌 컨설턴트, 케임브리지 출신"의 권위에 '그런가 보다'하고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을 때 MIT 슬로언 출신에다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이원재씨가 맞먹는 권위로 맞불을 놓았다. (역시 바빠서 보지는 못했지만,) TV 책을 말하다에서 이원재씨, 타릭 후세인(장하준 라인), 정승일(장하준 라인?, 쾌도난마 한국경제 공저), 김한진(월가 IB 대변 추정)을 모아놓고 토론회를 할 정도였으니 한 때 이 논쟁이 얼마나 불타올랐을 지 알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내 가 에스님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2007년 3월 말이니까, 뒷북도 한참 뒷북이긴 하다. 하지만 예언서를 후대에 펼쳐보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보면 반은 맞고 반은 의심이 간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의문점을 풀어볼 까 한다.

먼 저 이 책은 '한국 경제는 잘 나간다, 근거없는 비관론이 문제다!' 라는 저자의 강력한 직관과 월가 경험(?)에 의해 씌여졌다. 따라서 방법론적으로는 '분석을 먼저 하고 이로 얻은 깨달음을 풀어 써 가는' 것이 아닌 '나의 직관을 자료로 입증하는' 방법론을 택하였다. 물론 방법론은 중요한 게 아니다. 하지만 자료가 직관을 입증하기 위해 억지로 끌어온 것 같다면 그것은 확실히 문제가 될 것이다. 나도 나름 바쁜 사람이라(?) 반박성 자료를 찾아낼 짬은 없었지만, 대체적으로 눈에 띄인 점을 지적하다면 다음과 같다.

1. 자료의 적절성

- GDP의 비교: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지목하는 부분에서 GDP의 성장속도를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1998~2003년대의 GDP 성장을 논하려면 환율 조정이 필수라고 본다. GDP 성장속도를 달러로 비교하는 것은 국가들의 환율 등 각종 요소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을 암묵적 전제로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지만  IMF는 '큰 변동'이었고 당장 환율도 10년 후에 1/3이 되었다. 그런데 '별로 변동이 없었던'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좀 어불성설인 것 같다.

-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지목하는 부문에서 근거로 '1등 기업'들을 지목하는 데 물론 변수가 될 순 있겠지만 현재의 status보다는 미래의 전망이 더 신뢰성 있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 구조에 대한 비관이 퍼져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 내수침체에 대해서 '내수 시장의 소비 역량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주장한다. 물론 소비역량(가처분 소득)은 늘었다. 하지만 그 돈은 다 교육비와 부동산 구입 시 얻어다 쓴 대출 갚는 데 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 평등주의가 성장주의라면서 지니계수를 언급하는 대목이 있다. "과거 한국의 소득 분포는 다른 나라에 견주면 균등한 편이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0.286으로 이는 중국, 베트남 등 개발 도상국은 물론 미국, 영국, 이탈리아보다도 낮았다." 고 하지만, 사실 외환위기 이후에도 지니계수는 0.36(2003년)으로 저 모든 나라보다 낮다. 즉 현재 소득 분포도 다른 나라에 견주면 균등하다. 우리나라는 지니계수가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지니계수 등 자산의 불평등이 사회 양극화의 주역이다.

2. 약한 놈만 패기

- 비관론을 비판하는 데 있어 근거가 탄탄한 '강력한 적수'를 패는 게 아니라 경제 비관파 중에서도 소수 과격분자로 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근거도 약한(심리적 근거만 강한) "우리 나라가 남미 사회주의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포퓰리즘파를 주된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어 강력한 적수를 피해 넘어가려는 인상을 준다.

3. 샌드위치론

- '샌드위치론'에 대해 반박하는 부분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이 좋은 것이며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샌드위치론'에서 중국은 '값싼 생산 기지'를 대표하는 역할에 불과하다고 생각된다. 중국 말고도 동남아 등 '값싸고 투자자를 선호하는 생산기지'는 포진해 있는데다, 이런 반박은 논쟁의 한 축을 무시하고 있다. 즉 우수한 인재들을 해외로 보내는 중국이 '기술 지향 국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중국이 치고 올라온 다는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인데(하이얼이나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기술지향으로 포지셔닝을 바꾸면서 미국 시장 진입등을 꾀하는 것) 여기에 대해서는 반박이 없다.

4. 강대한 노동조합에 대하여

- '고소득 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주장은 당연한 현상이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사회적 양극화의 타파'를 주장하면서 고소득 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주장을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점은 혼란스럽다. 양극화는 고소득 정규직, 전문직과 저소득 비정규직에서도 발생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소득 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가질 수 있는 '임금 파급 현상'에 대한 깊은 논의도 필요했다고 본다. 현대 자동차 파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자동차 업계의 파업, 산업 전체의 파업 등으로 번질 수 있는 파급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5. 사회 문제 해결을 관념에 의지

- 물론 저자는 경제에 있어 "사회 분위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사회적 양극화의 타파'를 주장하면서 '가족주의로의 회귀' 및 '약자에 대한 관용'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약간 순진한 면이 있는 것 같다. 2004년에는 모르나 지금 양극화는 제도와 대책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약자에 대한 관용'에서 여러가지 제도와 대책이 솟아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단 기득권층의 아집이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약자에 대한 관용은 교육을 통한 초 장기적 계획을 통해 해결될 수는 있다고 본다. 실제로 핀란드 등 북유럽국은 그렇게 하고 있고.

6.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의 결과

- 저자는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을 위탁 교육(더 좋은 교육을 받고 돌아와 고급 두뇌가 되는)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한국인 유학생의 목표가 금의환향이라고 한다. 하지만 학벌, 인맥주의로 뭉친 한국은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 줄 역량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금의환향이 목표던 아이들도 도로 미국으로 간다. 아니면 스탠포드 나와서 유학 사업에 뛰어들던지 ... 물론 저자는 MBA이기 때문에 이런 학부 유학의 디스토피아를 모를 수도 있다. (물론 10년 후에는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자체 세력 형성, 이 현실이 달라질 거라 본다)

7. 해외 자본은 좋은가?

- 아마 여기가 장하준라인에게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대목일텐데... 배당금을 유보함으로써 총알을 마련하던 국내 기업이 배당 중심이 되거나 투자할 금액을 빼어다 자사주 매입에 쓰고 있는 현실에 대한 강한 비판 여론에 대한 대응도 했어야 한다.

- 주주구성이 다양해진 데 분명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단점은 언급하지 않고 "경영자들이 사익을 위해 기업의 미래를 희생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물론 한국의 재벌들은 대대로 물려줄 생각을 하기 때문에 사익을 위해 기업의 미래를 희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일부의 장점만 언급, 약간 치우친 느낌을 준다. 이 책의 전체적 논조 문제이기도 하다.

8. 교육은 산업이라고 역설하지만

- 우리나라에서 교육 산업은 대개 과외교육 시장인데 교육을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교육 사업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것 같다. 교육은 간단히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각종 사회학적 조사에서 교육이 사회적 자본으로서 "양극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도 양극화를 타파해야 한다면서 교육을 산업으로 육성하자니?

9. 마지막으로 이제 보니 저자의 예언이 빗나간 것 같다는 점.

- 현대는 디트로이트의 길을 걷고 있고, 삼성 LG는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크게'밀리고 있는데 이는 2004년 당시의 장미빛 예견과는 전혀 다름..

물 론 여기 나온 비판들이 저자의 주장에 대한 나의 몰이해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 동조한다. 왜냐하면 여론주도층이 비관론을 재생산한다는 근본적 문제의식은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임원, 정부 고위 관료 등 저자가 말하는 '여론 주도층'이 비관론을 재생산하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보기엔 여기엔 역사적 근거가 있다. 박정희 시절 "우리는 어려우니까 허리 졸라매고 견디자!"라는 이데올로기 주입이 꽤나 끗발이 있었기 때문에 그 효과를 바라는 것 아닐까.


* 이 책이 주식회사 대한민국 희망보고서라는 제목을 갖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장하준 라인에 대한 풍자로 해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하준 교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논문을 펴낸 바 있다. 그런데 논쟁에 줄줄히 엮인 타릭 후세인 등지가 모두 장하준 라인이었으니 ... "너희가 죽을상 짓고 보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렇게 희망적이었다!" 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만약 그랬다면 "장하준 라인"에 대한 논리적 반박이 더욱 탄탄했으면 좋았을 텐데...

* 덧붙여 한국의 포지셔닝을 "중국보다 자본주의적인, 일본보다 개방적인" 리틀 아메리카로 한 대목은 한미 FTA를 체결한 지금 의미 심장한 데가 있다.
의미 심장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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