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 경제학
김국현 지음 / 황금부엉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현실계, 이상계, 환상계

이 책의 저자는 컴퓨터가 만들어 낸 세계를 셋으로 쪼갠다. 현실계는 기계로서의 컴퓨터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이고, 이상계는 웹이 존재하는 곳이며, 환상계는 아바타가 존재하는 곳, 즉 온라인 게임 세계이다. 이 책에서는 웹이 존재하는 '이상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웹 2.0은 왜 생겼을까?

웹 1.0시대에도 사람들은 웹에 뭔가가 있다고 믿었다. 그 세계는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빈손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 1.0의 포말은 닷컴 거품 붕괴와 함께 가라앉아 버렸는데, 닷컴 버블이 웹 1.0의 본질을 왜곡하고 마케팅과 홍보로 점철된 하나의 거대한 팜플렛으로 웹을 만들어 버린 까닭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업들은 버블 이후에도 계속 성장을 했다. 구글, 아마존 등이 그 예다. 사람들은 이들에 집중하게 된다. "얘네는 왜 안 망했을까?" 이유인 즉슨 웹의 초기 정신, 즉 개방된 순환 구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글의 오픈 API 등이 이를 보여준다.

이상적인 '이상계의 구조'

저자는 이상계의 완성형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다.
1) 누구나 손쉽게 창조할 수 있는 곳
2) 그들의 인생과 사업, 그리고 꿈의 일부가 되는 곳
3) 창조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곳

그런면에서 한국의 이상계는 불완전하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창조할 수 있지만 2,3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접근에서 구글은 완전하다고 볼 순 없어도 구글 경제권에서 어느정도 이상계의 모습을 이루어냈다고 본다. "애드센스"를 통해서 창조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 지기 때문. 뿐만 아니라 이상계의 주민으로서 자기 자신의 수익모델도 공고히 했다. "현실계든 이상계든 돈을 버는 방법은 결국 두 가지다, 자신이 가치를 제공해 준 고객에게 직접 받거나, 가치를 제공한다는 역량을 근거로 간접적으로 받거나" 구글은 후 자인 광고를 통해 자신에게도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구글의 수익 중 99%가 광고에서 창출되고 있는 것.

이상계 주민 블로그

이상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개체로 블로그를 들 수 있다. 블로그는 트랙백을 통해 참여를 답보하고, 누구에게나 공유하는 개방된 체제다. 블로그에서는 개인이라도 창조력과 능력을 갖고 있다면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다.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수많은 블로거들이 지금도 '자신의 창작 의욕에 따라'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블로그조차 닷컴기업같은 면모가 있다. '수익 모델' 하나 없이 수 백, 수 천개의 글이 올라온다는 점이 그것. 그러나 여기에 서광이 비치게 되었으니... 블로그는 구글의 애드센스를 통해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댓가를 받게 된다. 구글이라는 태양을 동력으로 하는 "구름 위 왕국"이 건설된 것이다.

초월적 정리자

그러나 애드센스 조차 문제가 있다. 블로거는 자신의 포스팅이 만들어 낸 '어텐션'에 대한 돈을 받는 것이지 자기가 생산해 낸 포스트의 질에 대한 돈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은 아무 것도 없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그것을 본 네티즌들이 "에이 볼 게 하나도 없네? 광고나 보자!" 라며 광고를 눌러 블로그 운영자가 몇십만원을 적립했다는 둥... (에스님이 한국 구글 센터 마켓팅 직원에게 들은 얘기) 저자는 초월적 정리자를 이야기 한다. 즉 "포스트에 질에 대해 돈을 주는 초월적 정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는 것이다. 차라리 환상계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게임을 해서 아이템을 팔으면, 그 액수가 '1시간의 아르바이트 비'를 상회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보답이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 소견

컨버젼싱의 힘. 웹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경계를 넘나드는 많은 사람을 보았다. 나에겐 이 책도 그랬다. IT에 관한 책이지만 철학이 있고, 글쓴 이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라 참 좋았다.

* 표절이 아니라 ^^; 원 저작자가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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