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인데 내 이야기인듯 하면서도 평범하지는 않은 작가님의 이야기이다. 있었던 일을 담담히 적은 일상속 이야기가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 될 수 있구나 감탄하며 읽은 수필인듯 시인 책.. 두고두고 다시꺼내 읽고 싶다.
인간은 생산도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그런데도 그들은 모든 동물의 주인입니다. - P10
동물들은 상상이상으로 행복했다. 한입 먹는 음식물마다 가슴벅찬 기쁨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이제 구두쇠 주인이 동냥 주듯 조금씩 나누어 주던 먹이가 아니라 자기들 스스로가 자급자족하는 먹이이기 때문이었다. - P39
그 해 내내 동물들은 줄곧 노예처럼 일했다. 그러나 그들은 일을 하면서도 행복했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 전부가 자신들은 물론 후세의 이익을 위한것이지, 결코 빈둥거리며 도둑질이나 하는 인간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익히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노력이나 희생도 아끼지 않았다. - P84
"동지 여러분! 그게 여러분들이 꾼 꿈이 아니라고 확신할수 있습니까? 그런 결의를 했다는 기록이라도 있습니까? 어디에 그런것이 명시되어 있습니까? - P89
"이렇게 된 것이 누구의 책임인지 아시겠습니까? 밤중에 들어와서 우리들의 풍차를 부순적이 누군지 아십니까? 스노볼입니다!" - P96
혹독한 겨울이었다. 매섭게 몰아치던 폭풍우가 진눈깨비와 눈으로 바뀌더니 이내 땅이 얼어붙어 2월이 다 갈때까지 좀처럼 녹지 않았다. 동물들은 온 힘을 기울여 풍차 재건에 힘썼다. 외부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다가, 풍차가 제때에 준공되지 않으면 시기심 많은 인간들이 환호를 올리며 즐거워할 것임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P100
누구든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못하며,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개들이 사방에서 감시의 눈을 번득이고, 동물들이 충격적인 범죄를 자백한 후 갈기갈리찢기는 참상을 목격해야 하는 그런 현실이 닥친 것이다. - P117
풍차가 있던 그 자리에서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일고 있었다. 미풍이 서서히 그 연기를 거두어 갔다. 풍차는 간 곳이 없었다.이 광경을 보자 동물들은 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치솟는 것을 느꼈다. 조금전까지 그들이 느끼고 있던 공포와 절망감은 이 비열하고 치사한 행위에 대한 분노 앞에서 사그라졌다. 힘찬 복수의 함성을 외치며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들은 한 덩어리가 되어 적을 향해 돌진했다.빗발치듯이 머리 위를 지나가는 무자비한 탄환 따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자비하고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사람들은 계속 총을 쏘아댔고, 동물들이 가까이 접근하면 몽둥이로 때리거나 무거운 구둣발로 사정없이 걷어찼다.shal - P135
동물들은 승리했다. 그러나 지쳐 있었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 P136
복서는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다고 했다. 완쾌만 된다면 앞으로 3년은 더 살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 커다란 목장 한구석에서 평화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그에게 공부를 하고 마음의 수양을 쌓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길 것이므로, 그는 여생을 아직 다 외우지 못한 알파벳의 남은 스물두 글자를 암기하는 데 보낼 작정이라고 말했다. - P157
"복서! 복서! 뛰어내려요! 빨리요! 저들이 당신을 데리고 가 죽이려 하고 있어요!" - P160
돼지나 개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노동으로는 한 줌의 식량도 생산해 내지 못했다.게다가 그들의 숫자는 굉장히 많은데다 식욕도 언제나 왕성했다. - P168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두 발로 걷지 않았다. 어느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주인‘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했다. - P171
농장 집 문 밖으로 뒷다리로만 걷는 돼지들의 긴 행렬이 나타났다. - P173
너무 놀라 간담이 서늘해진 동물들은 한자리에 모여 돼지들의 긴 행렬이 천천히 마당을 도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세상이 뒤집힌 것만 같았다. - P173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 P174
돼지들의 얼굴을 저렇게 바꿔놓은 것은 무엇일까?열두 목소리가 화를 내며 제각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리들이 모두 한 소리로 똑같이 들렸다. 그제서야 돼지들의 얼굴에 나타난 변화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밖에서 엿보고 있던 동물들은 인간과 돼지의 얼굴을 몇 번이고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나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쪽이 돼지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 P182
아버지의 삶과 그 안의 인연들이 연결되어 각자의 기억 안에 다른 모습의 아버지가 존재하는 먹먹한 이야기들… 각자에겐 각자만의 사정이 있는.. 사무치는 이야기이다… 작가님은 어떤 삶을 살아 오셨길래… 이렇게 먹먹한 이야기를 웃음과 눈물을 오가며 읽을 수 있게 쓰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