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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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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가 물 흐르듯 넘어간다.
벌려놓은 몇몇 이야기들을 수습하지 못한 뒷맛
특히 나는 남자의 선택에 동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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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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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태엽 감는 새]와 비슷한 맥락의 신작, 출간 전 화제가 됐던 난징대학살에 대한 언급과 궤를 같이하여 '사악한 아버지'를 죽이라는 메시지, 쉬지 않고 쓰는 작가의 힘이 어디서 오는지 감탄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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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1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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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내내 읽으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1부 [로마의 일인자]를 빌렸습니다. 설은 내일인데 2부 [풀잎관] 3권까지 다 읽어버렸습니다. 전 시리즈 무탈하게 번역출간되길 새해 소원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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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여인들 을유세계문학전집 70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손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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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깜짝 놀람 생생한 캐릭터들과 강렬한 갈등, 섬세한 심리묘사, 지금도 유효한 철학적 성찰 등등 장점이 많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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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의 공동체 - 신형철 산문 2006~2009
신형철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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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사랑한다. 네가 즐겨 마시는 커피의 종류를 알고, 네가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개운함을 느끼는지 알고, 네가 좋아하는 가수와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인가? 나는 네가 커피 향을 맡을 때 너를 천천히 물들이는 그 느낌을 모르고, 네가 일곱 시간을 자고 눈을 떴을 때 네 몸을 감싸는 그 느낌을 모르고, 네가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가 네 귀에 가닿을 때의 그 느낌을 모른다. 일시적이고 희미한, 그러나 어쩌면 너의 가장 깊은 곳에서의 울림일 그것을 내가 모른다면 나는 너의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가.

느낌이라는 층위에서 나와 너는 대체로 타자다. 나는 그저 '나'라는 느낌, 너는 그냥 '너'라는 느낌.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느낌의 세계 안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일 것이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명확히 표명될 수 없는 느낌들의 기적적인 교류, 그러니까 어떤 느낌 안에서 두 존재가 만나는 짧은 순간,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너를 사로잡고 있는 느낌을 알 수 있고 그 느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느낌의 세계 안에서 우리는 만난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만이 느낌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 사랑은 능력이다.


책의 서두에서부터 독자를 매혹케 하는 문장의 향연으로 끝내 취하게 만드는 그는 누구인가. 내게 있어 그의 이름은 문학 스승님이고, 그의 글은 문학의 아름다움, 그의 문장은 눈을 다시 뜨는 기쁨이다.
그를 만날 때마다 나는 순간순간 쉴 수가 없다. 오름손으로 그가 언급한 책들을 찾아 독서목록에 넣고, 왼손으로 그의 문장을 배껴 적느라...

p18 그러나 언어에 대한 의심은 진실에 대한 오만을 낳는다. 그 오만은 시의 언어, 언술, 형식에 대한 고민을 생략하게 만든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부장적이라 할 만한 태도로, 그저 독자에게 삶의 (진실에 미달하는) 지혜를 가르치려고만 한다. 그런 시들은 단번에 손쉽게 읽힐 뿐 두 번 읽히지 않는다. '한 번 읽기'와 '다시 읽기'사이의 시간이 사유의 시간이다.

p178 문득 시가 읽고 싶어 서점에 들른 당신은 어떤 시집을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 그럴 때엔 먼저 제목을 보라. '네가 뭐뭐 할 때 나는 뭐뭐 한다'같은 흔해빠진 서술형 제목, '이별은 어쩌고저쩌고다'와 같은 식의 용감한 정의형 제목들을 피해가다보면 이상한 제목의 책들이 눈에 띌 것이다. 이를테면 [이십억 광년의 고독]같은. 지은이는 다니카와 슈운타로. 근데 생면부지의 이 사람을 믿어도 될까?
이제 두번째 단계. 시집 제목은 싱싱한 것으로 고르되, 시식용 제목은 반대로 고르자. 목차를 펼쳐서 사랑, 그리움, 슬픔 따위의 해묵은 단어들을 제목 안에 품고 있는 시를 먼저 읽어보라. 본래 시인의 진짜 실력은 저런 진부한 소재들을 처리하는 솜씨에서 드러난다. 예컨대 감히 '사랑'운운하는 제목의 시를 쓴다는 것은 기왕의 수많은 연애시들과 진검 승부 한판 하겠다는 얘기다.

p189 장관님께서 '좌파'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존재하는 것을 긍정하기보다는 존재해야 할 것을 추구하는 게 좌파라면, 그래서 늘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인권, 더 많은 민주를 요구하는 게 좌파라면, 모든 진정한 예술가들은 본질적으로 좌파이고 모든 위대한 예술 작품은 깊은 곳에서 좌파적입니다.

p292 좋은 문장에도 등급이 있다. 좀 좋은 문장을 읽으면 뭔가를 도둑맞은 것 같아 허탈해진다. '아이쿠, 내가 하려던 말이 이거였는데.' 더 좋은 문장을 읽으면 뿌연 안갯속이던 무언가가 돌연 선명해진다. '세상을 보는 창 하나가 새로 열린 것 같아요.' 더 더 좋은 문장을 읽으면 멍해진다. 그런 문장을 읽고 나면 동일한 대상을 달리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그 문장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라면 나는 이제 더이상 할 말이 없어요
.'

딱 내 기분이 이 기분이다. 나의 느끼한 상찬의 말들 이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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