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7쪽, 영혼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동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근사한 상상이다. 이 영혼은 그 사람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사람은 영혼이 무엇을 경험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사람과 그의 영혼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존재한다. 샤먼이 자신의 영혼과 함께 살아가듯, 나는 "나의 영혼"이라고 부르는 사람과 같이 삶을 살고 싶다.나는 내 영혼을 보지도 못하고 내 영혼과 이야기를 할 수도 없겠지만, 내가 겪고 쓰는 모든 것은 영혼의 삶과 부합한다. 나는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내 영혼은 항상 어딘가 떠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와다 요코, 영혼 없는 작가, 엘리


새로운 카페를 찾아가는 일이 귀찮아졌다. 낯선 음식을 먹는 것이 두려워졌다. 변화를 싫어하는 나를 보면서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슬슬 서가를 닫아야 하나, 새 책을 들이는 것을 중단하고 읽은 책 중에서 또 읽고 싶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으로 독서를 좁혀야 하나 고민한다.


그럼에도 새로운 책을 만나는 순간에 터지는 도파민을 외면할 수 없다. 특히 이런 책, 다와다 요코의 [영혼 없는 작가]와 같은 책, 이 책을 쓴 사람은 아마 나와 같은 영혼을 가진 것이라는 강렬한 확신이 드는 책, 전 세계를 나 대신 여행 중인 내 영혼이 독일에서 독일어로 글을 쓰는 일본인 작가 옆에 나란히 앉아 같이 썼다고 주장하고 싶은 책, 매년 하루는 [영혼 없는 작가]를 읽는 날로 정해두고 싶은 책을 읽게 되면 기쁘다. 내 영혼은 나이를 먹지 않았구나.


그러니까 책을 펼치면서 처음으로 읽게 되는 문장이 '우리 할머니에게 여행이란 낯선 물을 마시는 것이었다. 다른 고장에는 다른 물이 있단다. 낯선 풍경은 두려워해야 할 필요가 없지만 낯선 물은 위험할 수 없지.(10쪽)'와 같으면 다른 할 일을 멈추고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밖에 없다. '책은 침대를 연상시킨다. 사람들이 그 안에서 꿈을 꾸기 때문이다.(107쪽)' 네게 내 눈을 맡기고 꾼 꿈들은 다른 사람에게 절대 말하고 싶지 않아, 다들 질투해서 내 눈을 뽑아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건 너와 나만의 비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