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은, 지금 내가 고민하는 지점을 짚어주는 책일 확률이 높다. 학교에서 국어 수행평가 계획을 짜면서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챗gpt를 쓰지 않고 본인의 힘으로 글을 쓰게 할 수 있을까?'였으니까. 거기에 더해 '사람들이 이제 로봇에게 진찰을 받아 로봇 약사에게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와 로봇이 내 취향에 딱 맞춰 쓴 소설을 읽는 시대가 오면 인간 소설가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
노대원 평론가의 평론집 [소설 쓰는 로봇:AI 시대의 문학]은 흥미로운 기획의 글이 많다. 인공지능을 소재로 다룬 소설을 인공지능(챗gpt)과 함께 읽고 평론한 글이라던가, AI에게 시를 쓰게 해 그 시에 대해 대화를 나눈 글이라던가, AI, 트랜스/포스트휴먼, 사변소설, SF 소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고찰하는 비평글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따라 읽었다. 새롭게 알게 된 개념들, 재확인 및 재정립하게 된 용어들, 읽어야 할 SF 독서 목록, 그래서 AI가 인간을 도울 것인지 대체할 것인지 인간을 밀어낼 것인지에 대한 상상, 평론을 읽는데 소설적 상상력이 자극되는 특이점의 책.
책을 읽는 동안 내 알고리즘에 김애란 작가님의 최인호 청년문학상 수상소감이 들어왔다.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작가가 풀어낸 어떤 답에 대하여, 완벽한 답은 아닐지라도 실마리 하나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