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풀]은 소설의 경계를 넘나든다. 연인을 잃은 '나'의 이야기와 죽은 연인이 남긴 강연록과 강연록을 읽고 주석을 남기는 나의 목소리가 뒤섞여 전통적인 의미의 소설을 깨뜨린다. 이 소설을 요약하라고 하면 난감하다. 제목의 '아트풀'부터 설명하기가 복잡한데, 예술을 주제로 다룬 소설이라 아트풀이 아니라 책 속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아트풀 다저의 이름이다. 이 캐릭터가 이 소설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냐면...일단 독자인 내가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지 않아 해석이 어렵다.
해석이 어렵다. 의미를 파악하기 까다롭다. 요약이 불가능하다.
나는 애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의 감정은 해석이 어렵다. 상실감은 파악하기 까다로운 마음이다. 애도는 요약할 수 없다. '나'는 이걸 알고 있다. 그래서 죽은 연인이 남긴 강연록을 뒤적인다. 돌아온 연인과 대화한다(고 상상한다). 애도는 요약할 수 없다.
이 소설은 요약할 수 없다. 이 책은 한 권으로 된 애도의 기록이다. 그렇기에 요약할 수 없다. 생각해 보면 예술도 요약 불가능한 형식과 내용의 총체가 아닌가, 한 줄 요약을 불허하는 소설만의 고유성을 앨리 스미스로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