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 퍼거슨, 미국에서 태어난 유대인 이민자 혈통으로 어머니는 사진관을 운영하고 아버지는 삼 형제가 함께 가전제품 판매 상점을 운영하는 중산층 집안에서 미국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수많은 아치 퍼거슨이 있을 것이고 그 중에서 소설가는 신과 같은 권위를 휘둘러 네 명의 퍼거슨을 선택한다. 1과 2와 3과 4의 퍼거슨이 출발한다. 1.1, 1.2, 1.3, 1.4, 2.1, 2.2...처음에 이 소설의 사전 지식 없이 무작정 읽으면 헷갈릴 수 있다. 왜 1.1에서 1.2로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지? 그 둘은 같은 퍼거슨이면서 다른 세계선의 퍼거슨이니까.
네 명의 퍼거슨은 출발 지점에서 비슷할 수 있으나, 그의 의지가 개입되지 않은 선택과 스스로의 선택이 쌓여가면서 서로 다른 길로 나아간다. 아버지의 사업이 천천히 몰락하거나, 급격히 성장하거나, 창고에서 불이 나거나, 불에 휘말려 아버지가 돌아가시거나, 어머니가 사진 작가가 되거나, 사진을 포기하거나, 사별하고, 이혼하고, 퍼거슨이 여름 캠프에 참여하고, 참여하지 않고, 대학에 가고, 다른 대학에 가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사망하고, 이 세계에서 연인인 여자가 다른 세계에서는 의붓남매가 되고, 네 명의 퍼거슨, 중간에 사망하는 퍼거슨의 페이지는 비워지고, 세 명은 계속 나아가고, 다른 퍼거슨이 사망하고, 두 명이 미래를 향해 살아가고, 최후의 한 명이 남아 소설을 쓴다. 제목은 [4 3 2 1], 네 명의 퍼거슨이 등장하면 바로 이 소설을 소설 속 퍼거슨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