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니 시인님의 첫 에세이 [새벽과 음악] 출간기념 북토크에서, 같은 출판사의 기획 시리즈인 '말들의 흐름' 다른 책을 집필한 금정연 작가님과 윤경희 작가님이 함께 참석했고, 세 작가님 각각 추천하실 책이 있냐 묻는 독자의 질문에 입을 모아 한 권의 책을 강력 추천하셨다. 그게 이 책이다.
한국에는 아직 낯선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쓰기 관련 글을 모인 책 [형식과 영향력]의 부제는 '자기만의 범주를 만드는 글쓰기에 관하여'. 자신감 넘치는 부제에 걸맞는 독특한 형식의 산문을 창조한 리디아 데이비스의 글을 읽어보고 싶다면 봄날의책에서 출간한 작품집 [불안의 변이]를 꼭 읽어보면 된다. 나도 이 작품집에 반했고, [형식과 영향력]을 샀고, 작가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추천한 날 책을 읽었다.
직업적 특성 때문에 글쓰기를 주제로 한 책에 높은 평가를 내리는 건 아니다. 글쓰기는 지금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게 하는 좋은 기술이다. 나는 나를 알고 싶어 글을 쓴다.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비공개 글을 올리고 아무도 읽지 않을 시나 소설을 완성한 뒤 감춘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변을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흘려들을 누군가의 대화를 노트에 기록한다. 수첩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메모한다. 짧은 글 한 줄이 시 한 편이 되거나 소설이 된다. 글을 쓴다. 글을 쓰면서 나는 더 나은 내가 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