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가게 마음이 자라는 나무 12
데보라 엘리스 지음, 곽영미 옮김, 김정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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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에이즈에 걸려 죽은 사실을 부인하는 빈티는 관을 짜는 아버지를 둔 라디오 스타이다. 어느 날, 믿었던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친척들이 들이닥쳐 모든 것을 팔아버리고 언니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눈에 띄게 차별하는 숙모의 명령으로 온갖 고된 일을 하게 된 빈티는 언니와 도망갈 계획을 세우고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어느 날, 사촌 메리가 틈틈이 모아둔 돈을 발견하고 고자질하자 이를 알게 된 숙모가 그들을 매질하고 가둔다. 밤이 깊은 틈을 타 도망가게된 주디 언니가 남겨둔 쪽지를 본 빈티는 할머니를 찾아 떠나는데...


 내가 만약 빈티였으면 자살시도를 했을지 모른다. 엄마가 에이즈로 돌아가시게 된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고, 엄마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냥 우연히 병에 걸리게 된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 하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편견어린 시선을 받게 되고 그로인해 한층 고통이 심해진다. 에이즈가 어떻게 감염되는지, 또 어떨 때에는 안전한지 어떨 때에는 위험한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런 시선을 받는다는 것은 수치심이 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꿋꿋이 살아갔다. 남이 무어라고 하든 말든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갔다. 오히려 그들의 편견 어린 시선을 이해하고 보살펴주는 사람들이 그들이었다. 그들도 에이즈에 쉽게 걸릴 수 있던지 말던지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자랑스럽게 내 보였고, 자신을 동정하는 사람들을 도리어 동정하여 자신을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다.


 에이즈에 걸린 엄마와 병에 걸려 죽게 된 아빠. 부모님이 에이즈로 돌아가시자 에이즈의 피가 섞였다며 거칠게 몰아세우는 사람들을 피해 함께 살게 된 고아 아이들. 그들을 거칠게 몰아세우는 사람들. 하지만 그 편견을 이겨낸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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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3
메리 셸리 지음, 이인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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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훌륭한 가문의 아들 빅터는, 아름다운 고향 제네바를 떠나 잉골슈타트의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까다로운 크렘페 교수의 밑에서 공부하던 중, 우연히 품게된 의문이 마음속을 차지하게 된다. 여러 달 동안 강의를 듣지 않고 연구를 하던 그는, 어느 날 마흔세 시간에 걸쳐 단순하고도 위대한 공식을 세우게 되고, 곧바로 엄청난 크기의 물탱크와, 그 안에 들어갈 엄청난 양의 화학 약품을 준비했다. 천둥번개가 치던 밤, 빅터는 자신의 허벅지 살을 메스로 도려낸 후, 번개로 물탱크에 충격을 가하고 살을 넣고는 쓰러져 버리는데...


 전적으로 책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에게 있다. 괴물의 말대로 그는 자신의 창조물이 끔찍하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책임감 없이 버렸고, 그에게 태어나면서 배워야 할 것들을 가르쳐 주지 않아서 죄를 짓게 하였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괴물에게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괴물도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었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사랑, 고통 등)을 다른 사람들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도 죄를 짓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을 버린 빅터, 즉 어머니(?)의 잘못을 죄 없는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 죽인 것도 잘못했다.


 자신이 낳은 생명을 버리고 증오했던 사람이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풀어버린 괴물이나 잘못을 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죄 없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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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스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1
월키 콜린즈 지음, 송무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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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에, 나는 그림을 보고 등골이 오싹해 졌다. 어떻게 보면 특이하고 웃긴 간단한 그림, 하지만 4명의 사나이들이 취하는 포즈와 그들의 표정을 본다면 그리 웃기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듯이, 그들의 눈은 부리부리하며 코는 날카롭고, 입술은 굳게 닫혀있으며 무언가 확고한 결심, 그리고 그 것을 숨기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기 때문이다. 

  힌두교 승려를 죽이고 문스톤을 손에 넣은 존 헌카슬은, 자신을 대하는 누이동생의 태도에 화가 나 세상을 떠나며 조카인 레이첼에게 문스톤을 선물로 남긴다. 그가 그녀에게 문스톤을 준 것은, 문스톤을 갖게 된 사람은 저주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생일 당일, 프랭클린에게 전해 받은 문스톤을 보고 행복해하던 그녀는 보석을 거실의 서랍에 넣어놓고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새벽, 하녀 퍼넬러피는 서랍장 앞에서 하얗게 질린 레이첼을 발견하는데...
 

  로제너. 나는 정말 그녀에게 미안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녀가 범인인 줄 알았다. 사랑하는 프랭클린이 그녀에게 쏟는 애정이 너무 질투 나고 부러워서, 그렇게라도 그녀를 향한 나쁜 감정을 풀어버리려고 저지른 일인 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틀렸다. 그녀가 교도소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그녀를 의심했고, 추한 외모와 바보 같은 행동만 보고 그녀를 판단했다.
 

  며칠 전에 <댄스>라는 책을 읽고, 그 책의 서평에 편견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써 놓았으면서, 편견어린 시선이 또 다시 그녀에게 향했다. 정작 그 사람들 때문에 가장 상처받고 가장 힘들 사람은 로제너인데, 나는 그녀를 의심했고 그녀가 범인이라고 단정 지어 버렸다.
 

  사랑하는 사람이 범행을 저지르는데(고의는 아니었지만) 그냥 보고만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저지른 범행 때문에 상처받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내뱉은 말 하나 때문에 죽도록 미워했는데도, 그녀는 그를 감싸 주었다. 오직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오직 그를 위하기 때문에 말이다.
 

  사랑하는 남자의 범행을 보고도 눈감은 그녀를 감싸줄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지만, 보석하나 잃어버린 레이첼을 감싸주는 사람들은 많았다. 떳떳하게 사랑하지 못하는 그녀를 비웃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레이첼의 사랑을 보고 아름답다고 찬양하는 사람들은 더 많았다.
 

  나는 이 책을 보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사랑보다 가슴 아픈 사랑으로 끝나는 사랑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다시 한 번, 편견어린 눈이 얼마나 큰 상처를 입히는지 절실히 느꼈다. 로제너의 사랑이 Sad Ending으로 끝나 조금은 아쉽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마음의 소리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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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루스 화이트 지음, 김경미 옮김, 이정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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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에는 엄마가 사라졌다는 주제를 가지고 쓰여진 책이 많이 나오는 걸까? 지난 일주일 동안 엄마가 사라졌다는 책을 3권쯤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을 고르라면, 나는 이 책을 고르고 싶다. 다른 책들과는 다른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또, 흔해빠진 이야기가 아닌 독특한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이 책은 줄거리를 쓰기가 힘들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은 정말 아름답고도 더럽고, 밝고도 어둡다. 또 너무너무 독특하고 신기한, 다른 쪽에서 보면 그저 조금 특이하기만 한 내용이다.


  벨. 나는 벨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언니 러브 때문에 언제나 그녀의 칭찬을 듣고, 때로는 비교까지 당했었던 벨.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혼까지 약속했었던 사람이, 자신의 언니 러브와 사랑에 빠져 결혼 한다는 말을 듣고는 고지식한 에버렛과 결혼해 버린 그녀. 한 순간도 행복하지 못했을 그녀.


  나는 그녀가 정말 불쌍하고 안쓰럽다. 아름다운 언니를 둔 까닭에 언제나 상처받고 힘들어했을 텐데, 18년 인생에서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까지 언니와 결혼하다니.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가 있을까. 정말 운명의 장난이다. 그녀에게는 모든 순간이 고통이었고, 모든 순간이 상처였으며, 모든 순간이 어둠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슬픈 인생이다. 슬퍼도 그렇게 슬플 수 있을까. 나 같아도 모든 걸 버리고 도망쳤을 것이다. 슬픈 과거를 잊어버리지는 못하겠지만, 잠시 동안이라도 그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집시 역시 결코 행복한 과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했고 아름다운 딸을 나아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화재로 인해 얼굴 전체에 화상을 입어 끔찍한 얼굴을 갖게 된 그녀의 아버지. 그리고 그 사실을 견디지 못해 자신의 얼굴에 총을 쏘아 죽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창문으로 봐 버린 집시. 5살인 그녀에게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그녀의 머리는 아버지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였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끊임없이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하게 하고 사실을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로인해 그 사실을 밝히게 될 때에 더욱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렇지만 엄마가 사라진 것을 떳떳하게 밝히는 우드로를 통해, 결국 사실을 부정할수록 더욱 큰 상처만 갖게 된 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녀의 마음은 천천히 상처를 아물게 한다.


  사실은 부정하면 할수록 더욱 큰 상처만 남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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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 성장과 변화를 위한 도약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5
파올라 잔논네르 지음, 김효정 옮김, 노석미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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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밤, 시험기간이 끝나 행복해 하다가 무심코 본 서평 쓸 책들 중에서 눈에 띄는 책 하나가 있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 못지않은 갈겨쓴 필기체, 엉성하지만 왠지 호감이 가는 운동화와 어렸을 적 신어본 적이 있는 토우슈즈를 보고 호기심이 일어난 나는 그 자리에 앉아 표지를 넘겼다.


 자상한 할아버지와 키우기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아빠,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봉사에 집착하는 엄마를 가진 소녀 로빈. 수영장만한 헐렁한 바지와 박스티를 입고 미친 듯이 힙합노래와 춤에 미쳐 살던 그녀는, 자꾸 귀찮게 구는 밀레나에 의해 댄스학원에 다니기 시작한다. 그 곳에서 어른들이 좋아하는 예의바르고 잘생긴 귀도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아름답고 우아한 샹탈과도 친해지게 된다. 귀도를 만나고 조금은 여자다워진 로빈을 할아버지인 알도가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중, 갑자기 엄마 쉐인이 그녀을 찾아오는데...


 어느 순간부터 현지 보고 같은 엄마의 편지가 싫어지고, 여성적인 매력을 꽁꽁 묶어버린 로빈. 그녀는 또래 여자아이들과는 다른 멋진 매력을 소유한다. 헐렁하고 요상한 힙합 옷, 힙합 노래, 힙합 춤을 사랑하는 그녀는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다른 여자아이들과는 다른 BOYSH한 성격 때문에, 다른 옷차림 때문에, 다른 노래 때문에, 다른 춤  때문에 사람들의 편견어린, 경멸에 찬 눈빛을 받아야만 했다. 그녀는 그저 다르기 때문에, 조금 다르기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했다.


 힙합 옷을 좋아하는 것이 죄인가? 힙합 노래를 듣고 힙합 춤을 추는 것이 죄인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이 죄인가? 사람들은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 할 줄 몰랐다. 그들은 스스로 만든 원 안에서 살았고, 그러면서 자신들이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자유로웠던 것은 그녀였다. 아무런 편견없는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참았다. 편견을 버렸다는,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을 이해했고, 그들의 편견을 애써 무시했다. 자신이 피해를 볼 지라도 말이다.


 이 책을 보고 나는 몇 편 보다 만 ‘고맙습니다’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다. 그 드라마에는 피를 잘못 수혈 받아 8살에 에이즈에 걸린 봄이와, 19살에 봄이를 낳은 엄마 영신이가 나온다. 어느 날, 봄이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푸른도의 이웃들이 그녀의 집에 와 살림살이를 부수고 내쫓으려고 한다. 에이즈는 피가 섞여야 걸리는 병이거니와, 설사 섞인다 해도 걸릴 확률이 10%도 안 될 만큼 옮기기 어려운 병이다. 또 같은 식기를 사용하고 같은 물건을 사용하고 기침을 해 침이 튀더라도 감염되지 않는 병이다. 그런데도 그들을 편견어린 시선으로 보는, 그러면서 정작 에이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저 죽는 병이라고만 생각하는 한때는 친절했던 이웃들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비슷하다. 에이즈에 걸린 것이 죄도 아니고, 더구나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도 아닌데, 그들은 무조건 그들이 죄인이라고만 생각한다. 또 무조건 죽는 고약한(?) 병이라는 고정관념만 가지고 편견을 가진다.


 나도 지금까지 친구들의 외모로 친해지고, 친해지지 않음을 편견으로 결정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사람들의 외모보다는 성격을 더 중시하고, 내가 가진 고정관념으로 그들의 됨됨이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성장 소설로는 정말 특이한(물론 모든 성장 소설이 특이하지만) 내용을 담고 있고, 그 내용들은 많은 가르침을 주어서 나를 한층 성숙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줄곳 생각해 왔던 친구의 외모에 대한 편견을 고칠 기회를 마련해 주었고, 용기를 붇돋아 주었다. 앞으로 이 책을 기억하고, 이 책이 던져 준 결심을 기억 할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성숙해진 내 모습도 기억할 수 있기를 가장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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