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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루스 화이트 지음, 김경미 옮김, 이정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에는 엄마가 사라졌다는 주제를 가지고 쓰여진 책이 많이 나오는 걸까? 지난 일주일 동안 엄마가 사라졌다는 책을 3권쯤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을 고르라면, 나는 이 책을 고르고 싶다. 다른 책들과는 다른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또, 흔해빠진 이야기가 아닌 독특한 이야기이기 때문이기도.
이 책은 줄거리를 쓰기가 힘들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은 정말 아름답고도 더럽고, 밝고도 어둡다. 또 너무너무 독특하고 신기한, 다른 쪽에서 보면 그저 조금 특이하기만 한 내용이다.
벨. 나는 벨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언니 러브 때문에 언제나 그녀의 칭찬을 듣고, 때로는 비교까지 당했었던 벨.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혼까지 약속했었던 사람이, 자신의 언니 러브와 사랑에 빠져 결혼 한다는 말을 듣고는 고지식한 에버렛과 결혼해 버린 그녀. 한 순간도 행복하지 못했을 그녀.
나는 그녀가 정말 불쌍하고 안쓰럽다. 아름다운 언니를 둔 까닭에 언제나 상처받고 힘들어했을 텐데, 18년 인생에서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까지 언니와 결혼하다니.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가 있을까. 정말 운명의 장난이다. 그녀에게는 모든 순간이 고통이었고, 모든 순간이 상처였으며, 모든 순간이 어둠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말 슬픈 인생이다. 슬퍼도 그렇게 슬플 수 있을까. 나 같아도 모든 걸 버리고 도망쳤을 것이다. 슬픈 과거를 잊어버리지는 못하겠지만, 잠시 동안이라도 그 곳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집시 역시 결코 행복한 과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했고 아름다운 딸을 나아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화재로 인해 얼굴 전체에 화상을 입어 끔찍한 얼굴을 갖게 된 그녀의 아버지. 그리고 그 사실을 견디지 못해 자신의 얼굴에 총을 쏘아 죽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창문으로 봐 버린 집시. 5살인 그녀에게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까.
그녀의 머리는 아버지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였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끊임없이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하게 하고 사실을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로인해 그 사실을 밝히게 될 때에 더욱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렇지만 엄마가 사라진 것을 떳떳하게 밝히는 우드로를 통해, 결국 사실을 부정할수록 더욱 큰 상처만 갖게 된 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녀의 마음은 천천히 상처를 아물게 한다.
사실은 부정하면 할수록 더욱 큰 상처만 남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