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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걷다 - 2009 경계문학 베스트 컬렉션 ㅣ Nobless Club 11
김정률 외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로크미디어니까 당연히 어느정도의 퀄리티는 보장되는 셈이었고
두께가 상당히 후덕해서 '빨리 읽고 싶어 미치겠어' 모드로 돌입 -_-; 하였으나 - 나는 시험 직전이었을 뿐이고 ()
결국 시험 전에 짬짬이 읽느라 읽은 순서는 엉망진창. ㄱ-;;;;
읽은 순서대로 감상 ↓
윤현승 - 인카운터 Have A Nice Encounter
참지 못하고 책장을 열어버린 터라 짧은 걸로 가볍고 빠르게, 그리고 재밌게 읽고 싶어서 골랐다.
필력이나 문장력은 두말할 필요 없었고, 약간 어그러진 정도가 아닌데 현실감이 있어서 내내 즐거웠다.
좀비를 연상시키는 장면에선 조금 실소했지만 균형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굳.
하지은 - 앵무새는 단지 배가 고팠을 뿐이다
.......아, 사실 이 책에서 가장 기대했던 글이었는데 ㅋㅋㅋㅋ
그래서 느긋하게 시험 끝나고 꼭꼭 씹듯 읽으리라 다짐하고 있었는데 결국 둘째날 읽어버렸다 ()
장황한 단어로 늘어놓는 개그에 치중하고 있어서 약간 의외였는데 (그런 것에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히 훌륭한 문체잖아!)
작가 나름의 실험이려니, 하고 봤다. 나쁘긴 커녕 오히려 재밌기도 해서 ㅎㅎ
국왕 캐릭이 어디에서 많이 본듯 하긴 했지만, 내가 기대감이 높아져서 하이에나같은 버서커가 되어 있기 때문이려니, 하고 넘겼다.
굉장히 투덜거리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ㅋㅋㅋㅋㅋ 읽는 내내 즐거웠다.
김정률 - 이계의 구원자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사실 글의 무게중심이 무려 세번이나 옮겨다니는 통에 약간 혼란스러웠고, 비문이나 군더더기 문장이 잊을만하면 하나씩 튀어나왔고, ㅡ 라는 자잘한 불만은 그냥 닥치고 넘길 정도이긴 한데.................
그냥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읽고나서 매우 기분이 더러웠(-_-)다고 해야 할까.
남성 중심의 판타지란 무엇인가! 에 대한 답변이 여기에 있다 ()
사실 이 작가의 글은 처음 보는데, 앞으로도 딱히 찾아볼 일은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퓨전을 별로 즐기지 않는다)
전민희 - 11월 밤의 이야기
딱 여자 취향의 다정한 전개가 좋았다.
시구처럼 많은 뜻이 담겨있어 가슴을 콕 후비는 그런 단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내게는 이분이 그런 분 중 한명. 뭐;; 이번엔 너무 광활해서 오히려 와닿지 않았지만....;;;
단편에서는 다 담기 어려울 법한 개념을 담으려고 한듯 해서... 그게 좀 아쉬웠지만.... 엔딩은 더 없이 좋았다.
짐작 가능했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도. ㅎㅎ
문영 - 구도
............................아 뭐지 이건....... 이건.... 이건....... ㅠㅠㅠㅠㅠㅠ 두 주인공 그대로 사랑해버릴 것 같다 ...............
무언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내 눈에 이건....................... 그냥 딱 완벽한 (게다가 취향인) 로맨스일 뿐ㅠㅠㅠㅜㅜ
좌백 - 느미에르의 새벽
무협은 딱히 접한 적이 없어서 역시 처음 읽어 봤는데, 이건, SF아닌가;;;
읽다가 작가 이름 다시 확인하고, 또 읽다가 다시 확인하고;; 이런 바보짓을 여러번 반복했다.
결국은 제 속이 시끄러워서 순수하게 감상하지 못했다. 음. 솔직히 말하면 취향이 아니다.
민소영 - 꽃배마지
아 ㅡ 가장 제목이랑 매치가 안되는 글;;; 각설하고.
난 참으로 불만인게, 모든 불행을 끝내기 위해 뽑혀서 갖은 고생 다 해 업을 갚는 것은 꼭 여자, 그것도 출신 귀한 막내딸 혹은 외동딸이라는 건데, 그게 전통 효사상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지위와 더불어 오늘날의 패미니즘에서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뭐 그런걸 다 떠나서, 그냥 막연히 기분이 나쁘다, 막연히.
이 글 내에서도 나왔지만, 괜한 욕심 부리거나 실수로 입단속 못한건 남자고, 길을 떠나 긴 세월 온갖 고생 다 한건 임금의 막내 딸이고, 오히려 공주로 살 때보다 일하며 진흙탕에 구를 때 삶에 대한 성취감을 맛보기까지.....
.........예쁜 말로 써있긴 했지만 김기덕의 나쁜 남자랑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달까.
게다가 그 와중에 서로 마음 통해 함께 섬을 나가자 했던 정혼자는 비참하게 맞아 죽기나 하고.....
아무튼 내 사상에 너무 안맞는 글이었다..... 좀 바보같더라도 뿅 하고 살아날 줄 알았는데......... 실망이야, 이무기.....
ㅡ 뭐 이렇게 내용이나 사상을 잡고 늘어진다는 건, 글 자체는 퍽 훌륭했다는 반증이긴 하지만.
조진행 - 월아月兒이야기
으응? 뭐랄까 ㅎㅎㅎ 다 읽고 났더니 조금 뜬금 없다는 느낌?;;;;
이대로는 좀....... 앞뒤가 잘린 느낌.........
진산 - 두 왕자와 시인 이야기 / 그릇과 시인 이야기
ㄷㄷㄷㄷㄷ.... 이분도 무협작가라면서! 뭐가 이래 ㅠㅠㅠㅠㅠㅠ
오랜 세월 구전되어 내려온 것 같은 (즉, 누구 한사람의 머리에서 나오지 않았기에 완벽하게 재미있을 거라며 애써 다독일 만한) 이야기와, 구어체의 형식. 둘 다 나에겐 그저 반짝반짝 빛나는 부러운 능력이라서;;;;;;;;;;;
특정 단어에 강조점을 찍거나 볼드 처리를 하거나 폰트를 바꾸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강제된 강조를 주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남발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 이 글만큼 내맘에 쏙 들게 적절하게 사용한 걸 본적이 없었다! 아무튼 굳굳.
한상운 - 거름 구덩이
줄거리나 캐릭터는 상큼하니 괜찮았는데, 그런데,
뭔가 하나 빠진 느낌?
마지막에 확, 오는게 있어야 할 플롯이었는데 그게 없었다. 분량 문제인지, 몰입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홍성화 - 마그니안
글 설정을 어설프게 따라해 보자면, 다채로운 어휘를 마음대로 바느질하는 것 같아 부러웠는데,
무언가 읽으면서 자꾸 엇나간다는 느낌을 받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플롯상의 문제가 아닐런지...
아무튼 폴, 이라는데 자꾸 요요를 휘두를 것 같아서 (;;;)
이재일 - 삼휘도三諱刀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
가장 분량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일부러 마지막으로 빼놓았다.
형식은 어렸을 때 본 어떤 글이랑 똑같았는데.... 아ㄱ- 그 책 제목이 뭐였지 갑자기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형식이라 즐겁게 봤다. 같은 화자가 중복된 건 쓰잘데기 없는 내 완벽병에 어긋나긴 했지만, 뭐.
무협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터라 위계나 기관 이름 같은 걸 파악하는 데 꽤 어려웠는데, (무공 이름들도;;)
각 문단의 시간 흐름조차 배려 없이 빨라서 솔직히 읽는데는 조금 버거웠다;
그래도 적당히 몰입하며 잘 읽고 있었는데.......... 아니 근데 나 마지막에 웃어버렸을 뿐이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 니 이름도 슬픈 눈이니?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