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 포 벤데타 - (정식 한국어판) 시공그래픽노블
앨런 무어 지음, 정지욱 옮김 / 시공사(만화)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는 원작을 반도 못 담아 냈다기에 오나전 기대하고 말았다;;;
나는 무례할 정도로 깐깐한 독자라 기대한 것에 만족하기란 그믐에 달따듯 어려운 일이어서....
특히나 - 일본 만화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썬 여러가지 다른 계산법에 의해 나눠진 컷이나 대사가 좀 버겁기도 했다.
그래도 중반 이후에는 완전히 적응해서 ㅋㅋㅋ
그리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앉은 자리에서 완독하고 말았다. (만화책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읽는 내내 책이 담고 있는 의미 자체 보다는, 영화가 원작의 어떤점을 차용했나 캐내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그게 과히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 있을만한 감정인 것도 아니어서 -  그대로 캐면서 봤다 -ㅂ-ㅎㅎ

 

나는 이 영화를 정말 소름 끼치도록 좋아하는데...
그것은 사실,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과 끔찍하게도 닮아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뭐야 이 말도 안되는 설정은? 이라면서 욕이나 했겠지. 말도 안되는 설정이 현실이 되어 있다는 것이 서글프다.)
두번째는 주연 배우였던 휴고 위빙의 섹쉬한 목소리 때문이었고,
마지막은, 무장한 군인들의 대열을 뚫고 진입하던 가면 군단 때문이었다.

말하지면,
이 영화를 수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다가 어느 순간 감화되어 버렸다는 것...
그래서 결국 이 영화에 대한 감정은 어떠한 절대적인 빛깔이다, 적어도 내 안에서는.

아, 그러니까.
브이 포 벤데타라는 영화는 서사적인 면에서, 감독이 상당히 괜찮은 시도를 했고, 또 그것이 상당히 적절했던 영화였다. (형제는 대단했다ㅋ)
너무 과장된 표현 아닐까싶어 웃고 말았던 부분들을 원작 덕분에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원작에 비해 "상당히" 부족하다거나 아쉽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
특히 영화의 후반부에 핵심을 찌르는, 우리 모두가 V였다는 가면 퍼포먼스가 영화만의 설정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놀라움....그것은 적어도 나에겐 엄청난 전율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흔히 말하는 '원작있는 영화' 대열에서 브이 포 벤데타는 제외될 수 있다....... (....아 씨... 역시 형제는 대단했다ㅠ)

  
뭐 ㅡ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서 어느정도 그럴듯한 내 의견을 덧댈만큼 원작을 충실히 이해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두번 읽어 그 뜻을 모조리 이해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특히ㅡ
책 후반부에 실린 작가 인터뷰에서 보이는 스토리 작가와 그림 작가간의 끈끈하고 창조적인 협력을 보고 (나는 여기에서 특히 감동 받았다 ㅋ) 이 작품을 완벽히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아무튼, Vi Very Veniversum Vivus Vici.
진실의 힘으로 살면서 우주를 정복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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