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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사라진 날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1
신민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무 빛깔의 초록색 머리칼을 가진 아이가 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 이 아이는
어쩐지 머뭇거리기도 하고
약간 우울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왜 그러는 것일까요?
아이의 이름은 나무입니다.
나무는 이름답게 숲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숲의 정취를 사랑하는 이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마치
집에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아이는 한숨을 쉽니다.
나무의 엄마는
여느 엄마와 다름없이 늦게 귀가한 아이를
나무라고 숙제를 하라고 얘기합니다.
나무 엄마의 모습은
평범한 요즘 엄마의 모습입니다.
일찍 들어와라,
숙제 해야지,
진득하게 좀 앉아 있어라 등등등
책을 읽는 내내
저도 엄마인지라 엄마의 입장이 너무나 이해가 갑니다.
'그래... 한참 밖에서 놀다 왔으면
이제 앉아서 공부 좀 해야지 않아?' 라구요.
하지만
엄마들은 우선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놓치는 것들이 있습니다.
평소 아이의 생각, 마음 말이죠.
나무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우울함에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로 딱딱한 나무의자가 되버렸습니다.
나무가 그 날 한번의 꾸지람으로
이렇게 딱딱해진 것은 아닐거에요.
눈물이 쌓이고 쌓여서
의자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리고 딱딱하게 굳어진 나무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엄마의 "미안해" "그랬구나"
이런 말 한마디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매일매일이 전투 같아요.
하지만 매일매일이 행복한 축제이기도 하지요.
우리 함께 마음의 연습을 해봅시다.
"어땠어?"
"그랬구나"
아이에게 무언가를 시키기 전에
먼저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주는 연습.
아이의 공부 진도를 체크하기 전에
아이가 오늘 하루 어땠을지,
어떤 것이 좋았을지 먼저 물어보는 연습을 해요.
우리 아이가 나무처럼 딱딱한 나무의자가
되어버리기 전에 말이에요.
우리 아이는
나무로 태어나 숲이 되고
온 세상이 될 거라고 믿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