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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의 방 ㅣ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평점 :
<너도 하늘말나리야> 어린시절 읽었던 유~명한 성장소설이다. 그 중 소희의 이야기는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도 실렸었다. 지금도 실려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나이 언저리 즈음 <너도 하늘말나리야>책을 누군가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그래서 소중히 여기며 읽었고, 교과서에서 소희를 만났을 때엔 이미 소희 이야기를 알고 있었을 때였다. 지금에와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모든 것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소희는 이쁘고 독자로서도 가난하지만 부러운 아이로 기억남았다. 그리고 이사를 가서 아쉬웠던 소희. 그 소희를 거의 15년만에 다시 만났다.(다음 작품이 나왔는지는 모르고 살아갔다. 그저 뒷내용은 상상에만...) 어쩌다보니 내 나이가 훨~씬 많아지고야 말았다.(이런..)
<소희의 방>에 대한 줄거리를 읇조리는 것은 뒤로 미루고 <소희의 방>을 모두 읽고 난 나의 느낌은 <소희의 방>에서의 소희는 미르와 바우를 잊었다. 아니 말로만 그런듯했다. 이따금 생각은 하는데, 힘들었던 그때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아이로 성장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는 어린나이에 일찍 철이 들었고, 성숙한 아이였지만 <소희의 방>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는 아이로 성장하여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의 소희는 삶이 힘들어 그저 성숙한 척 하는 아이가 되어버린듯하게 느껴졌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마지막 장면을 읽고 소희의 훗날의 삶이 궁금했었고, 뒷 이야기가 그 때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소희의 삶을 내 멋대로 상상하였는데 적어도 이런 성장을 기대하진 않았다. 매우 성숙하게 새로운 가정안에서 어우러지는 삶을 생각했었는데 조금 아쉽다. 하긴 그렇게 되었으면 다음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소희의 방>에서의 소희는 마치... 옛날 출신의 비밀이 있고 어려운 상황속에서 성장한... 그렇게 성장하여 성공한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와 스토리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그 와중에 소희의 심리의 변화는 제대로 드러나 있다.
소희는 미르와 바우가 함께였을 때엔 '정소희'였다가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엔 '윤소희'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미르와 바우와 헤어질 때엔 작은집에 있었다가 또다시 엄마의 집으로 살러가게된다. 이런 기구한 운명이 있나.... 그나마 빨간머리의 앤의 앤보다는 나은 삶이다. 엄마랑 함께 살게되었기에. 부자인 엄마와 살게되면서 과거를 잊고 싶어했고, 친구들에게 드러나길 안되길 바랬다. 물론, 내가 소희입장이었더라도 가난했고, 힘들었고 했던 일들은 잊고 싶고 새로운 친구들에게도 구태여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나도 청소년에 대한 이해는 물론 심리상태를 잘그려준 이금이 작가분께 감사할 따름이다. 상상도 잘되고 술술 읽히는 바람에 일하면서 읽는데 일하기 싫을 정도 였다. 때때로 나오는 좋은말(인상깊은 말)들이 심금을 울렸다.
(생략) 빚에는 돈으로 갚을 것과 마음으로 갚아야 할 게 따로 있다고. 돈으로 갚아야 하는 빚을 마음으로 눙쳐도 안 되고 마음으로 갚아야 하는 빚을 돈으로 해결해서도 안 되는 법이라고. (생략)
- 빚을 갚은 방법 中에서-
소희와 새 친구들과의 관계도 참신했다. 인터넷 매체를 이용하여 채팅으로 만난 디졸브 이야기와 실친인 재서, 지훈, 채경 등. 채팅으로 만난 친구가 실친이었다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생각해보니 '나'역시 중학생때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사람이 실친이었고, 정말 놀랐고, 현재에도 친구이고... 뭐 그랬다. 덕분에 추억도 많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소희도 그런 추억 많은 학창시절을 보내길 바래본다.
소희가 가장 대담하게 느껴졌던건 엄마와의 오해를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와 엄마가 쌓은 오해는 대학생때 처음으로 말을 했고, 그간 쌓였던 오해를 풀었는데, 그런 점에서 소희가 참 담대하게 느껴졌고 어린 소희에게 본받고 싶다. 엄마와 새아빠간의 문제점도 있었는데, (소설이 성장소설이라 그런지 상징적이랄까 약하게 표현되어있었다. 실상은 그렇지 않을 것이며, 쉽게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리라 본다.) 그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을 보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모든 속편이란게 본편보다 재미없게 느껴지는게 사실인데, 이 책도 그런 사항을 피하지 못했던것 같지만 소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중학생때 만났더라면 좀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그리고 바우와 미르의 이야기도 궁금하니 <숨은 길 찾기>를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