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의 두 사람 ㅣ 단지의 두 사람
후지노 치야 지음, 양지윤 옮김 / 빈페이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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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성인, 중년이 되어서까지 같이 지내는 친구. 서로의 집에 편안하게 다니고 같이 식사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

재개발을 앞둔 단지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노에치와 친척 집에 간 엄마로 혼자 지내고 있는 나쓰코. 함께 저녁을 먹고 여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나쓰코는 단지에서 <뭐든 가능한 사람>으로 간단한 수리, 중고 물품 대리 판매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두 사람의 우정이 너무나 부러웠다. 동네에서 가까운 찻집에서 팬케이크를 먹고 차를 마시고 쇼핑하는 것. 그중에서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면서 생긴 암묵적 규칙들. 컨디션이 먼저 나빠진 쪽을 다른 한쪽이 돕는 것. 또는 더 컨디션이 나쁜 쪽을 그나마 나은 쪽이 돕는 규칙. 서로에 관한 이런 태도가 이들을 오랫동안 함께 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시간이 빠듯하면 가는 걸 포기하고 되돌아 가면 그만이라는 말. 너무 애쓰며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나쓰코의 생각들. 어렸을 때는 부잣집 친구를 시샘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친구에게도 다른 고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혼자 집에 틀어박혀 있는 친구에게 캐묻기보다 안부를 묻고 여러 가지 소소한 물건을 챙겨서 보내주는 나쓰코의 마음이 참 소중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잔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마음이 남는다. 더 오랫동안 나이가 들고도 두 사람의 우정이, 두 사람의 생활이 이렇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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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이야기 - 내 삶의 불청객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법
매슈 맥스웰 지음, 앨리 데이글 그림, 김선형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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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바퀴벌레 이야기. 하지만 부제는 내 삶의 불청객들을 기쁘게 맞이하는 법.

바퀴벌레 = 불청객들 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표지는 너무나 귀엽게 생긴 바퀴벌레이지만 처음 시작은 소년이 바퀴벌레와 마주치며 시작한다. 누구나의 반응처럼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느낌과 놀람. 악을 쓰며 외치는 '저리 가버려!' 아마 보통 사람들의 반응이 다 비슷할 것 같다.

그 순간 소년은 내가 무엇 때문에 바퀴벌레가 싫어졌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바퀴벌레는 무얼까? 어쩌면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을지도 몰라. 라는 질문으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된다.

소년은 자라고 매일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미래가 오는 것을 두려워 한다. 그러면서 바퀴벌레를 만났던 그날을 기억한다.

 

늘 불안과 걱정에 생각이 많아지는 사람들. 소년이 아니라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다. 과거에 잘못되었던 일들이, 실패했던 경험이 나의 미래에 반복될 거라고 생각하고 과거의 불쾌했던 감정들이 나를 다시 덮칠까 봐 주눅 드는 사람들. 미래가 힘들고 불편했던 과거의 반복일 거라는 생각에 하루하루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고, 불쾌하고 힘들었던 감정을 마주하라고 이야기해 준다.

 

고립되고 두렵고 기진맥진한 하루 끝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고 궁금해하는 순간. 공포의 순간이라고 믿었던 그 순간을 기억 속에서 떠올리며 내가 만든 벽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면 이 소년처럼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가능성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이 되는 법, 여기 존재하는 법, 사랑이 되는 법을 알아챌 것이다.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모든 삶의 순간에 나에게 이야기한다. "다 괜찮아." "내가 널 사랑해. 너는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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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고 말하니 더욱 예쁘다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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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랑스럽고 따뜻한 시가 있을까? 나태주 시인은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신 분이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시인님은 서문에 한번도 동시를 쓴 적이 없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전 세대가 다 읽고 있는 시인이 아닐까. 동시처럼 쉽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그런 시. 작가님의 말씀대로 ‘착한 시’인 것 같다. 꽃을 천천히 보다가 사람을 배우게 된다는 마음이 너무나 귀중하다.

 

시집은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멈추어 보기, 2부 오래 바라보기, 3부 예쁘게 보기, 4부 사랑으로 보기. 시를 한편씩 읽어 내려가다 보면 때론 어렸을 때의 추억이,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과 내 주변의 사람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시인의 시가 마음에 위로가 된다. 마음에 드는 시는 낭독을 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글로 위로받는 기분이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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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타운
장세아 지음 / 북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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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

세상의 눈에서 멀어지고 싶었던 주인공은 안전하고 완벽해 보이는 세이프 타운에 들어오게 된다.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은 정말 안전한 곳일까? 처음엔 보듬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연대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나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세상과 멀어지고 싶은 사연 하나쯤은 가진 사람들. 여성들만으로 이루어진 이 타운에서 제공하는 보안이 완벽한 집과, 여러 가지 편의 시설들. 주인공은 타운안에서 조금씩 사람들과 가까워지지만, 법이 하지 못하는 복수를 하는 것을 알게 되고, 나의 삶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본인과 다르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복수에 가담하게 된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의 덫이 되는 상황에서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타운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사연들 그리고 반전의 반전까지. 작가는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전개한다.

 

오랜만에 몰입도 있는 추리 스릴러 소설이었다. 어떻게 결말이 지어질지 궁금해서 잡은 순간 놓을 수가 없었다. 이런 장르물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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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무엇을 쓰고 무엇을 버리는가 - 위대한 작가들이 전하는 명작 쓰기의 기술 ㅣ 흄세 에세이 7
어니스트 헤밍웨이 외 지음, 최민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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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들의 글쓰기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이 책은 유명한 작가들의 글쓰기의 기술과 태도라는 주제로 작가들의 글쓰기에 관한 에세이를 묶은 책이다.

유명한 작가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잭 런던, 헨리 제임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허버트 조지 웰스, 마크 트웨인, 에드거 앨런 포. 너무나 유명한 작가들이지만 이 작가들의 글을 처음 읽는 것도 있었다.

이 책에서 재미있었던 건 헨리 제임스의 ‘소설이라는 예술’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변변찮은 항변’이었다. 제임스가 베전트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소설이라는 예술>을, 스티븐슨은 제임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변변찮은 항변>을 썼다는 사실이다. 누구의 주장을 딱히 맞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렇게 서로의 주장을 글로 쓰는 작가들이 멋지기도 하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마크 트웨인의 ‘문학적 범죄’였다. 이 글에서 트웨인은 미국 작가 페니모어 쿠퍼의 소설을 조롱이나 다름없이 비판하는데 쿠퍼의 예술에는 결점이 있다고 시작해서 소설을 조각조각 끄집어내 비판한다. 쿠퍼의 역량 부족이라고 말하며, 색깔 강줄기의 너비, 여러 가지 상황 설정이 말도 안 된다며 꼬집는 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 건 페니모어 쿠퍼의 사후에 쓴 글이라는 것. 그래도 조목조목 짚어가며 하는 설명을 읽다 보면 그 작품을 얼마나 자세하게 들여다봤는지 알 수 있다.

작가들의 글에 대한 평가는 다른 영역인 것 같다. 글을 읽으면서 작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글을 쓰고 있는지 엿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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