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
박솔뫼 외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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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은 한 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이라고 한다. 2026 이효석문학상에 실린 단편 소설 하나하나가 가볍지 않고 묵직하게 다가온다.

 

대상 수상작인 박솔뫼 작가의 [사과]와 자선작 [비둘기 옮기기]를 읽다 보면 박솔뫼 작가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수상작부터 김유태 작가의 인터뷰까지. 작가의 소설 속에서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다시 되짚어 보게 된다. 너무나 평범한. 평범한 이란 단어도 누군가의 기준이겠지만 평범에 미치지 않는 애리의 일상과 그 일상에서 나타난 어쩌면 조금은 부유한 느낌의 선호.

p.21 하지만 사과를 감자로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사과가 사과임을 증명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p.28 각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잠시 우리로 묶였지만 곧 누군가의 손을 잡고 혹은 문을 열고 나와 버스를 타고 사라진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 중간의 시간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감정과 생각이 오갔을지 모르겠지만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덤덤하다. 감정의 기복도 갈등도 없지만 또 그냥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온다. 너무나 보통날이어서 그날들이 반복되어서 그래서 마음 한편이 아린 느낌.

 

장애가 있는 태인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그리고 버거움.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서린.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서 생각하는 스스로가 역하다고 하는 자인.

성해령 [하악]

법률상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지윤과 윤미 그리고 죽은 반려견 조아의 이야기. 임솔아 [나의 빈 묘에]

학교 폭력으로 얼룩진 관계 속에서 자신이 죽음을 지켜봐 달라고 하는 영주.

장희원 [영주]

점점 작아지는 두 사람. 그리고 너무나 작아져 버린 한 사람의 이야기.

정기현 [그거 점 된다]

장애가 있는 세진의 일과 보상금에 기대려는 가족들.

황시운 [일일업무 보고서]

 

수상작들을 읽다 보면 너무나 평범한 주인공들이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힘들다.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하고 분노하게도 만들지만, 인물 하나하나 미워하거나 지우고 싶지 않다. 다 각자의 상황과 이유가 있으니까. 이렇게 캐릭터 하나하나에 사람의 마음을 담는 작가들의 글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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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첫 책
송현정 지음 / 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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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왜 출판사를 차렸나?

첫 책을 통해 듣는 출판 이야기


요즘에는 작은 출판사들이 많아져서 이름을 들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 나오는 출판사들은 거의 1~2인으로 출발한 출판사들이고 인터뷰 형식으로 왜 출판사를 차렸는지, 첫 책을 어떤 이유로 만들게 되었는지 기록하고 있다. 


여기 나온 출판사 중에 몇 개의 출판사는 책들도 읽어본 책들도 있었다. 

출판사를 만든 이유 중에 첫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을 사랑하는 대표들. 그리고 가장 쓰고 싶고, 만들고 싶고, 번역하고 싶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 책을 만드는 마음은 어떤 것일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처음 출판사의 시작이 책으로 이익을 남기기보다 좋은 글을 남기고 싶어 했던 마음들이 너무나 대단해 보였다. 


여기 언급된 출판사의 책 중에 읽어본 것은 두 권이었다. 지금은 좀 더 유명해졌지만, 생각보다 첫 책이 나온 시간이 얼마 안 된 출판사도 있었다. 책이 한 권 나올 때마다 출판사의 대표님들은 어떤 마음일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앞으로 이 출판사들이 어떤 책을 낼지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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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ㅣ 소설, 잇다 7
강경애.한유주 지음 / 작가정신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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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정신의 소설, 잇다 시리즈는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소설을 한 권에 담아 함께 읽는 시리즈이다.


강경애, 한유주 작가. 두 작가의 글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강경애 작가는 근대 리얼리즘 문학의 선구자로 불린다고 한다. 간도로 이주해 작품을 발표해서 간도 문학이라는 장르로 불리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은 극도의 가난함과 궁핍함. 굶주림 등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들을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생과 사에 걸쳐 있는 사람들. 하루하루 그냥 살아 남는 사람들의 일상들은 안타깝다. 남성보다 여성이, 여성보다 아이들에게 가혹한 그곳에서의 일상은 가족을 떠나보내도 슬픔을 삼키고 또다시 일 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작가는 가난한 하층민 특히 여성들의 삶에 관한 소설을 썼다고 한다.

 

한유주의 소설인 바라건대는 주인공이 특정 인물이 아니다. 예인 인화 화영 영경 경미 미아. 인물들이 이어지고 연결되면서 그 속에서 시간과 공간이 뒤섞인다. 강경애의 소설의 장면들. 사람들. 

에세이 소금을 머리에 인 여자들의 내용처럼 짐 진 여자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강경애와 한유주의 소설은 각자 나름의 고통과 슬픔의 사연이 있는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일제 강점기에 정말 마지못해 간신히 하루하루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어딘가에서 마음의 짐에 무겁게 눌려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작은 것에 위로받는 일이 생기기를. 위로의 손길이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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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 - 그래도 사랑할 만한 인간 ㅣ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0
알베르 카뮈 외 지음, 이문열 엮음 / 무블(무블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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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랑할 만한 인간.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모든 수식어를 다 버려두고 그래도 사랑할 만하다니.

인류애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한가?? 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한편씩 읽을 때마다 이게 인간을 사랑하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질문을 던졌다.

작가 소개 - 단편 소설 - 작품 해설로 이어지는 구성은 작가의 정보를 알고 소설을 읽으면 배경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서 좋았고, 소설을 읽고 잘 모르겠다. 난해하다. 란 느낌이 들 때 작품 해설을 참고 하면서 소설과 주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부분들이 좋았다. 단편집이라 부담 없이 한편씩 읽어 내려갔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작가인 카뮈나 빅토르 위고의 처음 보는 단편 소설들,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된 우고 와스트 라는 작가.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마지막 잎새, 행복한 왕자. 다나자키 준이치로의 어머니를 그리며는 내가 생각한 작가의 이미지와 좀 다르게 느껴졌다. 헤르만과 도로테아는 파우스트 이후 처음 읽는 괴테의 작품이었다.

 

각기 다른 소설에서 연민도 사랑도, 또 증오와 복수심도. 모든 감정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소설들을 잘 고른 것 같다. 선과 악의 양가 감정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들을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보통 한 명의 작가 단편집들은 읽어 봤는데. 이렇게 주제로 엮어서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건 처음이었다. 새로 나온 무블의 이문열 세계 명작 산책 시리즈를 처음 접했는데 소설도 좋았지만, 이문열 작가의 글도 너무 좋았던 것 같다. 10가지의 주제로 나온 열 권의 책이 모두 기대된다. 인간애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감정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게 나의 독서의 이유였지.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었던 것.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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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ㅣ 머묾 세계문학 자아 3부작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해영 옮김 / 머묾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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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살아낸 사람.

남자를 또 여자로 자기의 생을 살아냈다.

올랜도란 인물은 특이하다. 남자로서 부와 권력 외모까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가 세월이 지난 후 여성으로 사는 삶을 살게 된다.

여성으로서의 첫 삶은 남성 중심적인 시대에 그 중심에 남성으로 있던 사람이 여성으로 성별만 바뀌었을 뿐이다. 하지만 법은 여성을 보호하지 않고, 여성으로서의 의복과 예절을 지켜야만 하는 시대에 올랜도의 삶을 보여준다. 자기 재산을 여성으로서 지켜야 하는 사람. 결혼으로서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그런 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올랜도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한다.

4세기의 시간을 지나면서 올랜도는 바뀌지 않는다. 머릿속엔 모든 시간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올랜도가 늘 간직했던 건 가슴속에 늘 품고 있었던 글이었다.

올랜도에 진정 자유를 준 건 무엇이었을까? 시대의 변화도 아니고, 성별도 아닌 이 시가 아니었을까? 오랫동안 쓰고 다듬고 간직했던 시 속에서 올랜도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게 아닐까? 겉모습이 아닌, 자기 정체성을 알게 해 준 것은 결국 올랜도의 글인 것 같다.

 

여성의 글쓰기가 쉽게 허용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글을 쓴 버지니아 울프의 삶. 그리고 여성으로서 권리보다 의무가 앞선 시대에 산 작가와 그의 친구의 상황들을 버지니아 울프는 올랜도의 삶으로 위로 하고 위로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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