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하여 ㅣ 불멸의 연애 6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상원 옮김 / 니케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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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은 체홉의 단편 소설 중 사랑에 관한 소설 네 편을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사랑이라고 하지만 이 소설 안에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아름다운 느낌의 사랑보다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까운 사랑에 가깝다.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확인했지만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들. 하지만 서로에게 빠져 가는 모습들은 천천히 그 관계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서로에게 너무나 빠져들어서 결국 헤어짐은 씁쓸한 감정들을 남기게 된다. 이 소설 속에서 사랑이 이루어졋다면 그건 비극에 가깝지 않았을까? 란 생각도 든다.


네 편의 소설 중에서 그와 그녀는 유일하게 결혼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결혼하고 함께 살고 있지만 이게 사랑하고 있는 사이인지 미워하고 있는 사이인지 애매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결혼한 이후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애증의 관계로만 남아있는 부부의 모습. 하지만 그래도 계속 함께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다른 소설들과 비교를 하게 된다.


미친 듯이 너무나 간절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어느 순간 퇴색되어 버린 사랑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읽게 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사랑이라는 감정밖에 보지 못한다. 남들에게는 불행한 결말이 보이는 사랑도 둘에게는 보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결국 현실의 상황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사랑이란 건 어떤 마음인지 여러모로 생각하게 되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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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지음, 이기한 옮김, 벤 핌롯 해설 / 펭귄클래식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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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국에서 일하는 윈스턴 스미스는 텔레스크린을 피해서 글(일기)을 쓴다. 텔레스크린을 통해 모든 생활이 통제되는 상황. 아침 기상부터 직장 생활, 잠이 들 때까지 모든 것이 텔레스크린을 통해 이루어진다. 구어와 신어. 점점 단어와 의미가 함축되고 점점 단어의 수가 줄어드는 신어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필요한 모든 개념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게 하려는 신어. 단어의 의미를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인간의 생각과 감정까지 단순하게 만들려는 당을 보게 된다.

 

과거를 위조해서 현재를 타당하게 만드는 당의 행태를 보면서 거대한 기만이 왜 감행되는지 의문을 품는 윈스턴. 프롤들의 마을에 가서 텔레스크린이 없는 장소를 발견하고 자신의 피난처로 삼는다.

 

줄리아란 여자를 만나면서 감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지만 프롤의 마을 안에서 줄리아와 자신 모두 감시되고 있었다는 것.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오브라이언도 이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폭력의 공포 속에서 줄리아를 배신하고 머릿속에 기억을 애써 지워가는 과정 중에 한 사람의 신념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여준다.

 

의문을 가지고 생각하고 답을 구하려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일이 아닐지 생각하지만, 폭력의 공포와 세뇌로 바뀌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사회에 적응되어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쩌면 인간의 마음을 돌리는 게 가장 쉽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각종 미디어에 잘못된 정보들과 가짜 뉴스들이 판을 치는 이 시기에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거짓일지 판단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정 진실일까? 라는 생각도 든다.

 

AI가 발전하고 인간의 모든 것이 통제될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빅 브라더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빅 브라더 얘기 나올 때마다 뜨끔(?)하다면 얼른 이 책을 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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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파놉티콘 - 기술 독재와 감시 권력에 저항하는 상상과 실천
홍성욱 지음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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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놉티콘은 푸코의 감시와 처벌에서 처음 알게 되었었다. 감옥을 위해 디자인된 파놉티콘이 사회 전반의 통제와 규율의 원리로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20세기 초 작업장의 통제는 눈으로 보는 감시에서 작업을 기계로 대체하고, 탈 숙련하고, 작업에 대한 실시간의 정보를 수집하고, 작업자 개개인에 대한 정보관리를 강화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정보 파놉티콘이다.

 

6장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대의 감시를 읽으면서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 이 수집된 데이터로 어떻게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지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수집의 윤리와 책임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한다.

 

철학자 한병철의 담론의 회복에 관한 얘기가 인상 깊었다. 담론이란 서성거리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며 자신의 확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인데, 우리는 타인의 생각을 수용하며 그 속에서 우리의 의견을 형성해야 한다. 지금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사회 신용 시스템을 바라보는 관점은 차이를 보이지만, 극히 중국적인 방식이라는 저자의 의견이다. 전체주의 국가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세계적으로 확대되어 간다면 빅브라더 그 자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지 생각했다. 검색어 하나로 시작해서 관련 사이트가 메인에 뜨고 광고에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스스로 데이터 수집에 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9장의 마지막에 프라이버시 권리선언문이 있는데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가 생각해야 할 것들, 권리 등을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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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서점을 만들기 위해 2000일 동안 내가 한 일 - 117년 노포 서점의 유튜브 & 브랜딩 생존기
하야시 유타카 지음, 유서윤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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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라고 한다.

이전처럼 텔레비전이나 신문 라디오 광고가 아니라 유튜브나 SNS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하고 신뢰를 주면서 브랜딩을 구축해 나간다.

 

이 책은 117년 노포 서점의 유튜브 & 브랜딩 생존기. 라는 부제로 시작된다.

유린도라는 서점이 있다. 우리나라 보면 교보문고처럼 책과 상품들도 같이 취급하는 서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서점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나름 오래되고 인지도가 있는 서점인데 이 서점이 유튜브를 통해 마케팅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를 개설하고 내용을 채우기 위해서 캐릭터를 구축하고, 거기에 맞는 목소리를 찾고 재미있는 주제를 고민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이 유튜브 채널의 캐릭터 R.B. 붓코로 (book+owl)의 합성어라고 한다. 눈이 튀어나온 부엉이의 캐릭터. 유튜브 채널을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유튜브 녹화시 대본이 없이 진행하는 것. 유린도에서 팔지 않는 것도 소개하기도 하고, 1시간 넘게 촬영하고 녹음해서 7분짜리의 영상을 만드는 등 제작기도 볼 수 있다.

유튜브 채널을 시작으로 굳즈를 만들고 캐릭터 붓코로가 지상파에도 데뷔하고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기획한다. 북코로의 솔직함, 직설적인 말도 아마 캐릭터라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EBS 캐릭터 펭수처럼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도 밉지 않은 그런 캐릭터인 것 같다.

 

회사의 사장님이 정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네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2. 반사회적인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

3. 그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다.

4. 현저히 품위를 깎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느 채널이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윤리 문제인 것 같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출판사나 서점에서도 유튜브나 SNS 등을 활용해서 홍보 활동을 하는데, 자신의 출판사 책만이 아니라. 다른 출판사의 책을 소개한다든지. 다양한 독서 용품, 굳즈 등 책만이 아닌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연예인이 나와서 소개한 책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올라가는 것을 보면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꼭 서점이 아니더라도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쉽게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 유튜브를 만들면서 했던 회의와 여러 가지 대화 등이 재미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유튜브의 채널명은

有隣堂しか知らない世界(유린도밖에 모르는 세계)

https://youtube.com/@yurindo_youtube

들어가 보면 귀여운 붓코로가 반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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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벨 ㅣ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6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채단비 옮김 / 레모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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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벨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왕 아합의 왕비 '이세벨'을 프랑스식으로 발음한 것이라고 한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여자가 많지 않은데 얼마나 악녀로 이름을 떨쳤으면 등장했을까? 싶기도 하다.

 

이 소설의 시작은 법정의 피고석에 들어오는 한 여자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다. 나이를 알 수 없지만 매력적인. 그래도 젊어 보이는 여자처럼 보인다. 피고인 그녀의 이름은 글라디스 아이제나흐 피해자인 베르나르 마르탱을 살해한 혐의이다.

 

"용서를 구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 말을 하는 글라디스는 마음이 궁금했다. 용서를 구하지 않겠다는 건 어떤 것일까? 피해자에 대해서 용서를 구하지 않겠다는 건지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들리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이 소설은 한 여자의 비뚤어진 자기 집착으로 인해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되는 이야기이다. 스스로에 대한 집착.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사람. 자신의 외모와 몸짓 등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젊음에 집착하는 사람. 이 사람에게 자기 내면을 돌아본 기억은 있었을까? 안타깝기도 하고, 조금은 안쓰럽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처음 접하게 된 작가지만 다른 소설을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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