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2009-12-15
브론테님 브론테님. 제 방명록에 다시 올렸는데 또 와보실것 같지 않아서(브론테님이 슬퍼졌으니까) 여기다 다시 올릴게요. 이번엔 웃겨드릴 자신이 있어요, 정말! 도전!! 이번에도 하루키의 글.
소울 메이트
무라카미 하루키.이토이 시게사토 지음, 양혜윤 옮김/세시
인터뷰(Interview)
5월12일, 하라주쿠 라포래 안에 있는 시세이도 파라. 젊은 여성 인터뷰어가 30분이나 지각했다.
"저, 그럼 오늘은 무라카미 씨가 매일 어떤 것을 드시고 계신지에 대해 취재하고자 합니다. 먼저 아침부터."
"우선 아침은...."
" 어머, 죄송해요. 테이프의 볼륨 높이는 것을 잊어버렸네. 이제 시작하세요. 죄송합니다."
"우선 아침은 야채를...."
"아, 맞다,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세요?"
"다섯 시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다섯 시? 아침 다섯 시요?"
"지금 아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거야 그렇지만.....그런데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서 뭘 하세요?"
"조깅을 합니다. 특별히 속옷 도둑질을 하는 것도 아니니까."
"하하하, 그럼 밤에는 몇시쯤 주무시나요?"
"9시 반이나 10시쯤. 그런데 원래 식사이야기 아닌가요? 미안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맞다. 정말 죄송해요."
"아침은 조깅이 끝나고 6시쯤 먹습니다. 신선한 야채 한 접시와 롤빵 하나, 커피 두 잔, 계란프라이."
"건강식이네요."
"저희 동네 야채가 싼 편이기 때문에."
(이때 커피가 나왔다.) 달그락달그락....
"그리고 이것저것 하다보면 점심이 되겠네요?"
"그렇지요."
"점심에는 어떤 것을 드시나요?"
"점심에는 대체로...그런데, 이 테이프 바늘이 움직이질 않는것 같은데요?"
"어머, 어머! 진짜네. 웬일이니."
철컥,철컥,철컥.
"스위치가 켜지지 않았네요. 여기가 OFF 로 되어 있어요."
"아아, 분명히 켠 것 같았는데."
"어떻게 할까요? 다시 한 번 얘기할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제대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어떻게 할까요? 다시 한 번 얘기할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제대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아침 다섯 시에 일어나서 조깅. 샐러드 한 접시와 롤빵 한 개, 햄에그 맞지요?"
"계란프라이."
"아, 맞다. 계란프라이."
"그리고 커피 두 잔."
"커피 두 잔."
"기억할 수 있겠어요?"
"문제없어요. 제가 기억력 하나는 끝내주거든요."
[기사]
무라카미 씨의 아침은 일찍 시작된다. 기상 시간은 새벽 다섯 시, 그리고 조깅. "뭐, 속옷도둑놈 같은 거지요, 하하하."라며 본인은 부끄러워한다. 메뉴는 샐러드와 햄에그, 그리고 물론 캔 맥주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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