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즐거움 - 7:5:1 정리 법칙으로 일상이 행복해지는 기술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선형 옮김 / 생각정거장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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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미니멀라이프란 좁은 집 등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 가진 최소한의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밥솥대신 냄비, 전기포트 대신 주전자 등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은 하나만 갖고, 불필요한 소비도 줄이는 모습은 자원을 아끼고 자연을 아끼는 자세와 일맥상통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내가 넘겨짚은 것일까. 이 책은 미니멀라이프라 해서 무조건 자원을 아끼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처음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행주 대신 키친타올을 쓴다˝는 부분이었다. 행주는 씻고 삶고 널고 개야 하는 시간 투자가 필요한데 그리 해도 키친타올보다 깨끗하리란 보장이 없단다. 행주는 씻는데 물과 세제를 써 물을 오염시키고, 키친타올은 만드는데 물도 오염시키지만 나무를 벤다. 안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그렇게 살고 있긴 하지만, 나무 베는 것을 대놓고 권장할 일이긴 한가.

*기란 무엇인가*
출근용 옷 쇼핑은 한 달에 한 번 하고, 그간 입었던 옷은 신세 많이졌다는 마음으로 다른사람에게 주거나 처분한다. 새로운 기를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작년 옷이 구닥다리로 보이는 것은 여러번 세탁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기`가 빠졌기 때문일 것이다(78p)˝.
기에 대한 논리적 설명은 없다. 기분 좋음, 자기만족이 ˝새로운 기˝와 같은 뜻이라면 틀린 말은 아니겠다.

*자기 취향 강요*
어떤 이 집에 갔는데 이십 년도 지난 미스터도넛 경품 머그컵을 거슬려하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묻는다. 작가는 몸이 아팠던 봄 쇠약해진 몸에 활력을 주자는 취지로 한 세트에 이십만원짜리 컵을 쓰고 있다. 우아하고 여성스럽고 싶다면 캐릭터 경품컵은 버려야 한단다.

*논리적이기보단 종교적*
1은 2를 부르고 2는 3을 부르고 3은 만물을 부른다는 노자의 명언을 소개한다. 그래서 스타킹 6켤레, 양말 3켤레 등 3에 맞춰 가진단다. 설득력 있다기 보단 종교적 맹신에 가깝단 생각이 먼저 든다.

*모순*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미니멀라이프와 다소 멀게 느껴지는 것은 침대 옆 의자와 테이블을 ˝호텔방처럼˝ 둔다는 것이다. 거기서 딱히 뭘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러고보니 제목은 딱 맞게 지었다. ˝(사고) 버리는 즐거움˝ 혹은 ˝(쉽게) 버리는 즐거움˝.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좋은 책은 이 책이 아니고도 얼마든지 있기에 별은 하나만 주려했다. 그러나 미니멀리이프에 대한 내 생각이 어떤건지 명확히 알게해 준 고마움에 별 하나를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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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마미 수납 개조 - 수납으로 삶을 바꾼 여자들의 리얼 개조 스토리
까사마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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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도움 많이 됐다.

이 책은 수납과 정리에 대해 ˝한국사람˝ 심현주가 쓴 책이다.

일본은 좁은 집에 많이들 사는 만큼 수납 정리에 관한 책들이 많다. 보통 쓸데없는 것을 버리고 단순하게 살기를 권하며 텅 비다시피 한 본인 집을 소개한다.
반면 <까사마미 수납 개조>는 버리기만을 강조하진 않는다. 일단 가족 챙기고 바쁜 삶을 살아내느라 얼마나 힘들었냐고 다독여준다. 그리고 꽉꽉 채워 수납할 수 있는 방법을 ˝남의 집˝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근데 사례들이 심하다 싶을 만큼 리얼하다. 쓰레기장인지 집인지 구분이 안되서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 쌓이는 아수라장이 까사마미의 손길을 거쳐 말끔하게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다 후련하다.

수납 정리에 대한 여러 책들에서도 강조하지만 이 책을 보고 특히 여운이 남는 건 ˝모든 물건은 제자리를 정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제자리를 정해주지 않으면 이렇게 되겠다˝는 위기감이었다.

내게 유용했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1. 삼다수 패트병을 잘라 자잘한 샘플들, 비누들을 수납한다. 비누는 종이상자를 버리고 모은다.
2. 침대 아래 서랍은 크기 때문에 반드시 바구니로 칸막이를 만들어줘야 깨끗한 수납 상태가 유지된다.
3. 밀대걸레는 어디 세워두기가 마땅치 않다. 창고 문 안쪽에 못을 박고 건다. 고리구멍이 작아 걸기 힘든 경우 플라스틱 걸이를 만든다.
4. 책상 아래 복잡한 전선은 신발 상자에 넣어 숨긴다.
5. 이불은 두 줄로 들어가도록 접는다.

˝우리가 사는 집의 평당 가격이 5백에서 2천만원까지 한다고 해요. 그런데 그 아까운 공간에 불필요한 옷 하나가 들어 있다고 생각해 봐요. 결국 그 옷이 2천만원을 허비하는 셈이죠.˝(256p)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도록 자극하는 한마디도 강렬하다.

책 뒷부분엔 각종 의류 개는 법이 부록처럼 나온다. 그 중 양말 개는 법이 너무 특이해 나는 책 읽던 새벽에 마법에 끌리듯 양말 하나를 개어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나만 더 개어 보자는게 결국 양말통 전체를 정리하고 개운한 맘으로 잠이 들었다. 한 통 다 개며 연습하니 양말 개기에 자신감이 솟구쳤다. 꽉 눌러담던 양말통이 한산해졌다. 구멍나거나 목이 늘어난 양말을 처분하게 된 건 덤이다.

이 책을 보고 양말 개는 방법만 얻는다 해도 큰 수확이다. 사족으로 까사미아 수납인 줄 알고 빌린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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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 - 정석 교수의 도시설계 이야기
정석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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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시를 생명체로 바라보고 대한다면, 조금 낡은 동네라 해서 재개발구역이라 선을 그어 몽땅 헐어버리고 새로 지을 수 있을까? ... 제인 제이콥스가 빛나는 도시, 전원 도시의 문제를 지적한 것은 도시를 대하는 태도와 시각 때문이었다. ...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병약한 사람은 포기하고 심지어 죽여도 좋다는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설계, 건축 이전에 사람에 대한 철학이 먼저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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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정리 해부도감 - 정리수납의 비밀을 건축의 각도로 해부함으로써 안락한 삶을 짓다 해부도감 시리즈
스즈키 노부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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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정리가 안 되는 건 인테리어나 가구 탓만은 아니었다. 설계만 잘 되어 있어도 동선이 줄어들고 생활이 물 흐르듯 편리해질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현관엔 보통 신발장만 있다. 집에서 나갈 때야 이런 구조가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들어오면 외투를 벗어 걸고 가방도 두러 가야 한다. 신발장부터 옷장까지는 한참 걸린다. 신발장 곁에 외투용 작은 옷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즈끼 노부히로는 그런 공간 조금씩 응용해 보여준다. 개선되어 가는 평면도는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하다.

쓰레기, 재활용품을 둘 공간은 또 어떤가. 작가는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곳(혹은 사람 곁)에 두길 권하며 부엌 개수대 아래를 추천했다. 나도 그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개수대는 왠지 눅눅해서 그 아래 공간은 크지만 곧 버릴 비닐봉지만 넣고 있다. 재활용품은 나갈 때마다 버리려고 현관에 두는데, 깨끗함을 유지하긴 어렵다. 하지만 개수대 아래 문짝이 있어 그 안에 쓰레기를 모으다 자칫 방심하면 정말 쓰레기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고민이다.

거실 테이블에 대한 내용도 있다.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것까진 좋은데, 커피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아 늘 불편했다. 마침 어제 무인양품에 갔다가 전시된 거실 테이블에 반한 참이었다. 그런데 커피잔 하나만 올려진 깔끔한 거실 테이블은 전시용이기에 유지할 수 있는 모양이다. 실제로는 노트북, 손톱깎이, 가위, 휴지, 책, 리모컨 등 온갖 잡동사니가 다 모이는 곳이라 한다. 작가는 차라리 거실 테이블을 없애고 소파 옆쪽에 커피잔을 둘 작은 상만 두기를 권한다. 잡동사니 모임도 없어지고, 넓은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단다. 다행이다. 큰 돈 굳은 느낌이다.

그 외에 자전거 보관 공간, 개를 키울 경우 현관에 개 발을 씻을 세면대 등의 좋은 아이디어가 많다. 집을 지을 때 본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참고하기 좋은 책이다. 이미 불편하게 지어진 작은 집에 사는 이상은 책을 참고해 머리를 짜 응용하는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된다.

더불어 센스있는 일러스트에 의외로 웃음보가 터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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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니 참 좋다 - 적게 소유하는 삶을 선택한 오후미 부부의 미니멀리스트 일기
오후미 지음, 조미량 옮김 / 넥서스BOOKS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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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책이 손바닥만해 굵은 책들 사이에서 찾는데 좀 걸렸다.

요즘 미니멀라이프가 유행인가보다. 이런 책이 서점에 부쩍 많이 깔려있다. 도서관에서도 예약이 5~6명 먼저 걸려 있어 빌리기까지 오래 걸린다.

미니멀라이프 책들에서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것은 ˝안 쓰는건 아깝더라도 버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책을 읽는 도중엔 이 책을 덮으면 다 버려야지, 생각하지만 덮고 나면 바로 마음이 약해지곤 한다. 그래서 쇠뇌할 겸 비슷한 책을 주기적으로 읽게 된다.

이 책을 보고 새롭게 생각해본건 ˝친정에 있는 내 물건도 버리라˝는 것이었다. 시집 온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안 그래도 비좁은 친정에 민폐를 끼치고 있는 내 짐들이 생각났다. 아, 왜 그 생각을 여태 못했을까.

그리고 이 작가처럼 옷가지 수를 최소화하고 그걸로 코디한 모습을 그려놓는 것도 좋은 방법같다. 내가 무슨 옷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입어야 서로 어울릴지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옷을 버려야 할 지, 다음에 새 옷을 살때 이 그림에 어울릴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정리 과정에서 신발도 몇 켤레 버렸는데, 남은 신발들이 되게 많아서 살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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