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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추억은 이곳에 남아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박주리 옮김 / 저녁달 / 2025년 11월
평점 :
저녁달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자매 관계에서 언니인 엠마와 동생인 아가트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로 주고 받듯 이어진다.
오랜 기간 연락을 하지 않았던 엠마, 아가트는 할머니의 죽음을 정리하며 할머니 집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그녀들의 이야기가 촘촘하고도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마치 두 사람이 어릴 때부터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된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이 '자매'라는 관계 안에서
서로를 미워하기도, 사랑하기도 하는 그 모든 순간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사흘 동안 서로를 맴돌며 망설였던 시간을 지나,
이제야 언니의 진짜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그 모든 내면의 방황 속에 언니가 있었다.
5년이 흘러 오늘 밤, 나는 내 언니를 다시 만났다."(176쪽)
마치 아가트와 엠마의 일기장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녀들의 내면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인물의 내면에 푹 빠져 소설을 읽은 경험에 내 마음 마저 정화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언니 말이 맞았다. 잭의 죽음이 영화의 끝은 아니다.
아직도 연기해야 할 장면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342쪽)
자매의 사랑이 참으로 애틋하여, 자매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흠뻑 빠져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 속 인물들의 내면이 생생히 그려져 있어 자매가 없다 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나 또한 그러했다.)
다 읽고 나니 자매의 애틋한 사랑도 많은 기억에 남지만
양면의 동전과도 같은 삶과 죽음의 관계 속에서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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