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라는 돌
김유원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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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야구를 (즐겨)보는 이에 속하지만 사실 야구를 보며 '심판'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오심을 하는 심판에게 화를 내거나, 타구나 투수의 공에 맞는 심판의 고통에 잠깐 공감하거나 그런 정도였다.

그래서 이 책이 '심판'이라는 소재를 내걸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선수가 중심이면 경기에서의 승부로 긴장감을 줄텐데, 심판이면 도대체 어떻게 긴장감을 줄까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의 주요 설정은, 인간인 심판과 ABS 시스템의 대결이다.

베테랑 심판 '홍식'이 유튜브 컨텐츠로 '인간 심판과 ABS의 대결'을 주제로 한

영상을 찍기로 결정하면서 이야기에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ABS와의 대결에서 지켜야 하는 건 심판의 권위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한 야구, 오심이 있을지언정 생기가 도는

야구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178쪽)


ABS와 인간 심판 '홍식'의 대결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특히 잘 몰랐던 '심판'을 잘 그려내고 있어 더욱 몰입된다.

그 끝이 예상되지만 읽다보면 결말에서의 카타르시스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된다.

'홍식'이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아빠로서의 남편으로서의 심판이라는 직업인으로서의 애환이 자꾸만 밟힌다.


생동하는 봄이 오면 야구장은 설렘 가득한 활기가 돈다.

여전히 심판은 그 활기로부터 온전한 환대를 받지 않겠지만

베이스 근처에서 야구에 생기를 불어넣고자 애쓰는 그들을 좀 더 눈여겨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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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정은주 지음, 김푸른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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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만물이 깨어나는 시기이다. 봄이 지나면 비로소 나무들이 쑥쑥 성장하며 녹음이 우거진다.

이 책에서 '선아'와 '산에'는 봄의 시작에 서 있다.

새 학년에 들어서며 친구 관계에 끼지 못해 두려움을 느끼는 선아의 학교에 갑작스레 '산에'가 전학온다.

윌리엄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산에는 5년전에 선아가 경험했던 산에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책을 읽으며 선아와 산에, 그리고 햇살이와 민준이까지, 그들의 모습에 울컥했던 순간이 몇 있었다.

상대와 내가 무엇이 다른지 비교하고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눈높이를 맞추며 마음을 나누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울림이 있었다.

'같이 놀 사람'이 너무나 중요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친구 관계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내가 했던 섣부른 조언들을 반성하기도 했다.

친구와 논다는 건, 곧 친구와 소통하고 교감을 나눈다는 것.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와 성장한다는 것을 다시금 새길 수 있었다.

봄을 건너 여름으로 들어간 선아와 산에에게 뜨거운 태양은 잠시 피할 수 있는 처마가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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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공룡 집
장선환 지음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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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귤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작은 익룡인 아누로그나투스 부부의 눈을 따라 그려진 그림책이라 더욱 사랑스럽다.

높은 삼나무 속에 집을 지었는데, 초식 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가 그 집을 먹어버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졸지에 집에서 쫓겨나 새로운 집을 찾아 떠나는 아누로그나투스 부부가 선택한 방법은

'공룡의 등'에 집을 짓는 방법이었다.


여러 가지 공룡들이 등장하는데 그림으로 공룡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이야기로서 그 공룡들의 특징을 좀 더 들여다보며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좋았다.

작은 익룡 부부가 살기에 적당한 공룡일거 같은지 추측하고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 또한 재미있었다.


험난해보이는 쥐라기 시대에 비해 너무나 작고 연약해 보이는 익룡 부부를 응원하듯 그림책을 읽다보니,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되짚어보게 되었다.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선뜻 등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일까.

우리 사회는 나약한 자들의 생존을 진정 보장해주는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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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훔치는 추억 상점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22
이병승 지음, 해랑 옮김 / 서유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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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재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언뜻 따뜻한 느낌이 드는 '추억 상점'이지만, 그곳에서 받아온 '메모리 퀘스트'라는 게임기는 어째 수상하기만 하다.

'메모리 퀘스트'를 사용한 뒤로 '행복했던' 기억을 하나 둘 잃어간다.

'기억을 훔친다'는 설정이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기억을 훔치는 메모리 퀘스트와 그것을 만든 '가면 아저씨'의 정체를 파헤치는 이야기 역시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서로를 미워하고 의심하고 싸우면서 나처럼 지옥을 살게 되겠지.

진짜 슬픔과 고통이 뭔지도 알게 될 테고 말이다."(152쪽)


'가면 아저씨'가 기억을 훔치게 된 배경을 읽다보면

살아가면서 내가 갖게 된 좋은 기억, 나쁜 기억들을 되짚어 보게 된다.

그 기억들이 나에게 흔적을 남기며 내 삶을 차지하게 되지만,

그로부터 어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가는 나의 손에 달려 있다.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도 다 저의 추억이고 경험이니까요."(170쪽)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기억의 무게보다 기억을 이고 살아가는 나 자신의 모습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면 좋겠다.

좋은 기억에선 긍정적인 마음을, 나쁜 기억에선 의연하게 대처하는 마음을 새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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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추억은 이곳에 남아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박주리 옮김 / 저녁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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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달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자매 관계에서 언니인 엠마와 동생인 아가트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서로 주고 받듯 이어진다.

오랜 기간 연락을 하지 않았던 엠마, 아가트는 할머니의 죽음을 정리하며 할머니 집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그녀들의 이야기가 촘촘하고도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마치 두 사람이 어릴 때부터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된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이 '자매'라는 관계 안에서

서로를 미워하기도, 사랑하기도 하는 그 모든 순간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사흘 동안 서로를 맴돌며 망설였던 시간을 지나,

이제야 언니의 진짜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그 모든 내면의 방황 속에 언니가 있었다.

5년이 흘러 오늘 밤, 나는 내 언니를 다시 만났다."(176쪽)


마치 아가트와 엠마의 일기장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녀들의 내면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인물의 내면에 푹 빠져 소설을 읽은 경험에 내 마음 마저 정화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언니 말이 맞았다. 잭의 죽음이 영화의 끝은 아니다.

아직도 연기해야 할 장면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342쪽)


자매의 사랑이 참으로 애틋하여, 자매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흠뻑 빠져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 속 인물들의 내면이 생생히 그려져 있어 자매가 없다 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나 또한 그러했다.)


다 읽고 나니 자매의 애틋한 사랑도 많은 기억에 남지만

양면의 동전과도 같은 삶과 죽음의 관계 속에서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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