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 엄마 과학자 윤정인의 생활 밀착 화학 탐구서
윤정인 지음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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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 >

▫️저자 : 윤정인
▫️출판사 : 푸른숲

✔️화학물질과 제품이 만들어지는 원리부터 유해성에 대한 개념, 화학제품을 더 안심하고 쓰는 방법을 제시
✔️덜 불안하고 더 편리한 일상을 위한 최신 화학

📖 화학제품을 두려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주변에 한 권씩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는 화학 이야기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이자 화학자인 저자의 최신 과학의 눈으로 풀어낸 생활 밀착형 화학 이야기.
1부. 지키는 화학
2부. 안전한 화학
3부. 쓸모 있는 화학
총 3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섹션마다 실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화학 제품과 화학 성분에 대해 서술한다.

🔖우리 모두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화학물질 역시 모두 성격이 다르다. 올바른 정보만 잘 선별할 수 있다면 화학물질의 유해성 여부를 잘 판단하고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자연치유가 중요하고, 모든 병을 자연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옛날에는 다 이렇게 키웠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과거 우리는 자연속에서 아프면 버텼고, 열이 나도 버텼다. 그리고 많이 죽었다.

🔖약을 아무대나 버리면 절대로 안된다. 약은 체내 흡수를 위해 물어 잘 녹도록 설계되어 있어, 수질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이런 약의 유효 성분은 생태계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꼭 의약품 수거통에 폐기해야 한다.

🔖면역력이 아닌 면역 시스템이 중요하다.
...간혹 면역 시스템이 잘못 가동되어,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리고 이때 생기는 병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부른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발생한다.

✍️ 우리의 생활 속에서 화학 제품은 싫다고 쓰지 않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걱정 많은 어른들을 위한 화학 이야기》는 일상생활에서 손 닿는 곳마다 있는 화학제품을 현명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잘 쓰던 생리대를 사용감만 살피고 바꿨다가 반년 넘게 하혈을 했지만 원인을 알지 못해 공포와 두려움에 병원을 들락거리기도 했다.
뉴스에서 같은 증상을 겪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금치 못했지만 그 폐해를 쉽게 인정받을 수 없다. 소비자가 스스로 알고 선택하여 스스로 지켜야 하는 부분들이 아직 너무나 많다.

작은 아이가 어릴 적 고열을 달고 살아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어서 해열제에 대해선 줄줄 외우던 것처럼, 건강히 살기 위해 필요에 의해 받아들인 정보는 쉽게 잊히지 않는 법이다.
잘 살아가기 위해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조금은 각을 잡고 알고자 해야 한다.

저자는 상태의 본질과 원인을 먼저 설명하고 제품의 효능, 효과를 이야기한 후 오남용에 관한 이야기, 비슷한 종류의 화학제품과 그 차이점 등을 서술한다.
근거 없는 잘못된 정보나 상술에 놀아나지 않도록 화학 제품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나 혐오가 아닌 정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여 본질에 접근하고자 노력한, 최대한 쉽게 풀어쓴 배려로 전하는 정확한 정보는 알차고 유용하다.
알고 있던 사실과 잘못 알고 있던 정보들, 꼭 알아야 했던 사실들이 모여 조금 더 현명한 사용자로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는 지킴이가 될 수 있을 듯하다.

💬 올해, '지속 가능한 발전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삶의 방식을 실생활에서 실천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바꾸어 나가고자 의식의 전환과 생활의 습관을 바로잡는 환경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며 관련 자료와 도움을 받을 책을 꽤나 많이 읽었다.
공부할수록 가장 무서운 것은 잘못된 상식과 무지에서 비롯된 무의식적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과 약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자칫 큰 불행을 일으킨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삶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실천만큼이나 의식의 전환을 도와주고 정확한 정보의 접근이 쉬운 이런 책을 많이 접해야겠다.
다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같은 안타깝고 아픈 이야기가 생기지 않도록...

미세 플라스틱 범벅인 아크릴 실로 열심히 수세미를 만들어 쓰는 것이 환경과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 착각하고 있는 순박하지만 무지한 이들도 한 번쯤 읽어야할 이야기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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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백승만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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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저자 : 백승만
▫️출판사 : 동아시아

📖 인기 강의 교수이자 약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약의 관점에서 역사의 그림자와 일상의 기원에 대해 서술한다.
총 3부로 1부당 각 3장으로 주제를 달리하여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더 들어가기' 로 관련 질문을 던지고 심화된 답을 적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1부 전쟁에 사용하다 : 선을 넘은 자들
---1장 생물학무기 : 페스트와 천연두
---2장 마약, 전쟁을 지배하다
---3장 화학무기와 해독제
2부 전쟁을 끝내다 : 답을 찾는 자들
---4장 비타민 전쟁
---5장 전쟁의 골칫거리, 말라리아
---6장 스페인 독감, 그 시작과 끝
3부 전쟁이 남기다 : 선물과 청구서
---7장 대륙봉쇄령과 아스피린 그리고 타이레놀
---8장 마법의 탄환
---9장 공포의 전쟁, 전쟁의 공포

전쟁의 시작부터 끝, 남겨진 것들에 관련된 흐름의 구성이 각각의 에피소드와 자극적인 요소들이 있어 흥미롭지만 진저리 치게 하는 면이 있다.

🔖전쟁과 질병은 끊임없이 교류하며 괴롭혀 왔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질병의 역사이기도 하다.

🔖다른 감염성 질환이 더 심하게 창궐하며 페스트의 권위를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페스트가 사라진 적은 없다. 지금도 페스트는 꾸준히 발병하고 있다. 우리가 강해졌을 뿐이다. 하지만 페스트 역시 최근에 더 강해지고 있다....우리는 항상 전쟁하고 있다.

🔖사람들은 항상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너무 절박할 필요는 없다. 전쟁이나 질병이 나날이 무서워져가지만, 지금 우리가 가지는 방어 체계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역대급이어서 어느 정도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더군다나 기술은 눈부신 속도로 빠르게 발전한다. 코로나19가 어떻게 종식될지는 알 수 없으나 그전과 같은 악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100년간의 기술 발전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과거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선조들에 비해 지금 우리는 잘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요즘은 합리적 설계를 기반으로 개발되거나 시판되는 약이 늘어나고 있지만 합리적 설계를 통해 개발된 약보다는 특별한 계기에 의해 개발된 약이 훨씬 많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 특별한 계기 중 가장 큰 이슈는 참담하고도 경악스럽지만 전쟁이다.
전쟁으로 모인 군인들의 단체생활 속 건강은 전쟁 양상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질병 극복은 중요한 이슈가 되고 그로 인한 연구가 활발해져 제도나 시스템 개발의 발전까지 이루었다.
그야말로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질병, 약과 떼어내려야 뗄 수 없는 뼈아픈 치욕의 역사를 함께하는 관계성을 가지는 것이다.

💬 2010년 서독이 스위스 월드컵 당시 국가의 주도적인 약물 권장으로 퍼비틴을 복용하고 우승한 이야기나 군인들이 각성제를 복용하고 전쟁을 수행했다는 사실은 흔히 알려진 이야기지만 직설적인 화법으로 전달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뉴스 보도를 보는 것보다 흥미롭게 상황을 유추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들이 있어 어려운 단어들의 나열도 그닥 신경 쓰이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흔히 알고 있는, 어디선가 들어본 약의 이름이지만 에피소드를 통해 생소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위험성을 재확인하는 과정 또한 제공하며, 모든 독이 약이지만 모든 약이 독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않도록 당부한다.

전쟁은 약을 만든다. 
약이 전쟁을 만들기도 한다. 
그 굴레의 결과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음을 끊임없이 인식하게 만들고 현재의 이슈들로 우리의 일상도 충분히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아직도 역사는 굴레 속에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꾸준한 대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 결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3일 내내 붙들고 있었더니 머릿속에서 약 이름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원하는 바를 명쾌하게 답변하는 책은 아니었기에 약간의 답답함도 생겼다. 본문의 역사적 에피소드와 사건, 사고, 저자의 이야기를 힘들어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가 더 들어가기 질문에서는 흐린 눈을 하게 되는 기현상을 경험했다.
예를 들면 <더 들어가기> 중,
'아스피린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전문지식이 없는 나 같은 독자는 읽고 나서 더 질문을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요...먹으라는 건가요? 말라는 건가요? 어떤 작용을 원하는 사람이 먹어야 하는 건가요?'
정말 화학적인 작용에 대한 설명이 서술되는데,
저자는 우리가 흔히 병원이나 약국에 가서 듣는 답답함을 유발하는 답변을 답습한다. 듣고 싶은 답변은 아니었다.⬇️

🔖각자의 상황에 맞춰서 본인에게 맞는 약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복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라니...😂
바이러스 치료제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란 질문은,
"의외로 바이러스 치료제는 거의 없다." 로 시작해
"사람들은 항상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로 끝나는데 약간 밀당하는 느낌을 받았달까...
드라마도 아닌데 고구마 구간이 군데군데 나온다.

그 외에는 역사적인 보편적 진리와 전쟁의 굴레 속 발전, 그에 대한 생각할 거리들을 제시하는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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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체어 Red Chair
잠산 지음 / 너와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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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 CHAIR >
: ARTIST JAMSAN ART BOOK

▫️저자 : 잠산
▫️출판사 : 너와숲

✔️아티스트 '잠산'의 20년 총결산판 스페셜 아트북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tvN 드라마 아트웍, 컨셉 아티스트

📖 ALL THAT 잠산!
잠산 아티스트의 다름과 변화, 새로움이라는 컨셉의 스페셜 아트북으로 대표작으로 꼽히는 'RED CHAIR' 의 탄생 과정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이 담겨있다.

잠자는 산의 세계의 주인(主人),잠산(蠶山) 작가에게 그림이란?
망가지지 않는 아주 튼튼한, 하지만 매번 새로워서 평생 가져갈 수 있는 장난감이라 한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변화하는 자신을 느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그는 예술이라는 단어보다 '다름'이라는 단어를 되새기며 살아가고자 한다.

✍️🏻
'RED CHAIR' 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의 놀라운 상상력과 섬세함, 그림에서 풍기는 따뜻함과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고민과 고뇌가 새겨져 있어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구성과 제본 역시 아트북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뒷받침해 주는 형태로 제작되어 소장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소녀가 잠산 작가가 대중적으로 각인된 작품이지만, 내가 잠산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사랑,그 녀석> 이라는 컬러링 북을 통해서였다. 그 아름다운 작품과 북트레일러 이후, '좀비 아이' 나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 등의 그림책 삽화를 보며 한국의 '팀 버튼' 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이번에 'RED CHAIR' 를 접하며 더 알아보던 중에 2011년 출간된 < 더, 일러스트 >가 그의 책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제는 고이 모셔둔 디자인관련 도서들 책장 한켠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거인이 담긴 파랑.
작가의 팬이라면 'RED CHAIR' 와 함께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 디자이너 생활을 하면서 항상 안타깝고 불만스러웠던 것 중 하나가 국내에서 출간되는 일러스트북이나 스타일북, 아트북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비싸기도 엄청나게 비싸지만 자료를 구하기 어려워 외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면 필수로 방문하는 곳이 대형 서점이었다. 입국할 때는 거의 대부분 삑삑이 잠금이 붙을 정도로 바리바리 싸 들고 들어오곤 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요즘은 예술 관련 도서의 다양한 출판 방법이 존재하고, 지역 도서관의 '예술 도서 소장 전시'기획이나 디자인 관련 도서만 모아 놓은 도서관이 설립되어 찾아보려면 자료가 부족해 답답한 일은 예전보단 휠씬 덜 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다양한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아트북이나 컨셉 스케치 메모리북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잠산의 'RED CHAIR' 아트북이 보급판으로 출간된다는 소식에 굉장히 반가웠다. 텀블벅이 아닌 정식 출간본이라니... 요즘 디자인 공부하는 친구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작품의 제작 과정과 작가의 상상력 업데이트를 실시간으로 엿볼 수 있는 스케치 아트북과 일러스트 등의 예술 활동을 다양하고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이러한 일선의 다양한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져 K-예술문화의 기반이 되기를 희망하고 응원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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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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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 식물의 세계 >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저자 : 김진옥, 소지현
▫️출판사 : 다른

 ✔️식물의 진화 여정 중 가장 독특한 한 컷을 보여주고 들려주는 자연사 도슨트

📖 어느 하나 놀랍지 않은 것이 없는 총 31종의 극한 식물의 이야기를 '크기, 속도, 힘, 환경, 시간’을 주제로 보여준다. 식물이 지구에 나타난 이후 계속되고 있는 그들의 진화 여정에서 보여주는 신선하고 개성 강한, 몹시도 기기묘묘(奇奇妙妙) 하고도 친숙하며 낯선 식물들의 생명력 넘치는, 경이로운 모습들을 소개한다.

🔖오늘날 지구 곳곳에서 놀랍고도 신기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극한 식물들은 치열한 삶의 결과로 그곳에 있는 것이며, 그 삶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사실 극한 식물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식물은 그들의 조상이 지구에 처음 나타난 후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해온 진화의 결과입니다. 생존에 유리한 특징은 점점 극대화되고 생존에 불리한 특징은 계속 퇴화되는 과정을 통해 식물은 자신의 환경에 맞춰 진화한 것이죠.

✍️처음은, 지구의 46억 역사와 지질시대를 지구 달력에 맞추어 나누고 그에 따른 식물종의 출현과 번성, 쇠퇴를 시간에 따라 설명한다.

chapter 1 크기 - 크거나 작거나
chapter 2 속도 - 빠르거나 느리거나
chapter 3 힘 - 강하거나 독하거나 교묘하거나
chapter 4 환경 - 지나치거나 열악하거나
chapter 5 시간 - 오래되거나 최신이거나
다섯 가지의 주제에 부합하는 식물들을 분류하여 소개하는데 간결하지만 충분한 설명으로 인해 잘 정리된 도슨트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소개와 함께 곁들인 전태형 작가의 강렬한 일러스트 역시 눈을 사로잡는다. 실사진도 몇 번이나 들여다볼 정도로 시선을 끈다.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식물 또한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살아남기 위해 종족을 번식하고 기존의 모습에서 변이를 거듭해 새로운 종으로 거듭나며 살아남아왔다.

척박하고 극한 환경 속에서도 그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식물의 모습은 경이로우며 때로는 경악스럽다.

극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식물의 모습을 보다 보니 삶이란 비단 인간에게만 고행(苦行)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진리를 깨닫는다.
살아 있는 것의 생존하고자 하는 끈질긴 생명력의 원천이 과연 무엇일까 잠시 아연해지기도 한다.

💬 요즘 반려 식물에 관한 이야기와 에세이를 자주 접해서 그런지 환경과 식물 자체에 초점을 맞춘 책은 참 오랜만이다.
정보 전달을 주로 하는 책들을 접할 때 언제나 그러하듯 새로운 사실들이 주는 신선한 지식은 참 즐겁지만, 이 책은 좀 더 독특하다.
거두절미하고, 너무 재미있다.
지독한 냄새로 꽃가루를 옮겨줄 곤충을 불러들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타이탄 아룸의 전략이나 남들 보다 빨리 자라 햇빛을 더 많이 받는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하루에 91cm까지 자라나는 죽순의 전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9년에 단 이틀을 피는데 시체꽃이라 불리다니...

이렇듯 살아남기 위한 식물의 절묘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존재의 새로운 발견이 곳곳에서 눈을 떨 수 없다.

무수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진화라는 단계를 거쳐 점점 똑똑하게 살아남는 식물들의 모습은 그에 발맞추어 살아남았을 인간 종의 지난날을 잠시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식물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정보책인데도 불구하고 다큐프로그램을 보는 듯 생생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전략적으로 진화해온 그들처럼,
우리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여 지금의 삶을 쟁취했다.
이제는 서로를 더한 극한으로 몰지 않도록 공존하기 위한 전략적 진화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 책의 형태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실사진을 각 chapter의 마지막에 콜라주로 붙여놓은 구성인데 이 부분이 조금 불편했다. 각 식물의 설명 옆에 있었더라면 좀 더 집중력 있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을 보면 설명을 곱씹으며 다시 책장을 들추는데 페이지를 왔다 갔다하며 보기에는 제본 형태가 만만치 않다. 완전히 펼쳐야만 보기 좋은 그림과 사진들인데 몇 번 펼치다 보면 책장이 떨어져 나올 것 같아 두려워지는 제본이다.
책을 읽기 위해 표지를 넘길 때, 굉장히 주의해서 선을 만드는 편인데 이번 책은 표지에 남긴 선이 필요 없어서 이미 그어진 금이 볼 때마다 날 안타깝게 했다. 표지 재질도 금이 잘 보이고 쭈글하게 남는 재질이라 더 그랬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전체가 펼쳐지는 제본의 양장본이 더 어울렸을 듯하다. 그 외에는 너무 재미있게 며칠을 잡고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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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와 쥐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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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와 고양이와 쥐 >

▫️저자 : 바두르 오스카르손
▫️옮김 : 권루시안
▫️출판사 : 진선아이 (진선출판사)

✔️2004년 출간작
✔️2006년 북서유럽 아동청소년 문학상과 화이트레이븐상 수상작

📖 개와 고양이와 쥐는 서로 좋은 친구다.
매일이 평화롭지만 문제는 너무 지루하다는 것이다.
가끔은 서로 쫓고 쫓기던 옛날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지루한 일상이 계속되던 어느 날, 심심함을 참지 못한 개는 고양이에게 마구 짖고 말았다. 그 후 세 친구에게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 첫 장부터 매너리즘에 빠진듯한 쥐가 등장한다.
의례 등장하는 경계하고 두리번거리는 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다음 장은 더 가관이다. 털실뭉치 앞에서 '또냐~'라는 듯 눈에 초점이 없는 고양이가 덩그러니 서있다.
개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는 모습이다.

이 세 친구는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모습 대신 친구들과의 평화를 택하지만 본능을 거스르는 나날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 세 친구의 우정은 계속될 수 있을까?

💬 첫 장부터 재밌다.
면지를 넘기자마자 나오는 권태로워 보이는 파리의 그림이 쿡쿡 거리게 만든다.🪰

작가의 그림은 굉장히 직관적이어서 그림을 보자마자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간결하고 위트가 넘치는 그림체는 눈동자 위치 하나만으로도 익살스럽게 이야기하고,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자연스럽고 재치있게 전달한다.

#개와고양이와쥐 는 각자 전혀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진 친구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는 모습과 싸움이나 의견 대립이 있을 때의 태도와 대처를 보여주며 우정을 쌓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나서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나니 단순히 친구와 우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관계에 대한 진리를 이야기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와 친구, 부모와 자식, 타인과 타인, 국가와 국가.
관계를 형성해 나갈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배려와 이해, 대화라는 것을 이 전통적으로 사이가 안 좋다 알려진 귀여운 세 친구를 통해 익살스럽게 보여주는 작가의 통찰과 재치가 부러울 정도였다. 이 책의 출간년도가 2004년이라니...좋은 이야기는 세월을 타지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짧은게 아쉬운 이야기였고, 그의 다음 작품이 너무 기다려진다.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 납작한 토끼 >였는데, 무거운 이야기를 굉장히 라이트하게 전달하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을 정도였다. <개와 고양이와 쥐>가 데뷔작이라 들어 처음부터 궁금했던 이야기였는데 이렇게 늦게나마 접할 수 있게되어 너무 기쁘다.
이번 독서동아리 모임에서 꽃들의 서재 친구들과 그의 작품들을 쭈욱 늘어놓고 펼쳐보며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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