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을 며칠 앞두고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읽고 있는 다른 책도 있으니 일단 잠시 묵혀두었다가 당일부터 읽을 예정이다. 예전부터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게 있어서,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이 내게 특별히 충격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남성과 여성의 젠더 차이에 타고난 측면이 분명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측면이 더 크다는 걸 여러 경로를 통해서 배워왔기 때문이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21살 때 인류학 수업(내가 인류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전공 수업으로 들을 기회가 있었다.) 과제를 해야 해서 읽었던 아래 책 덕분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사회과학 분야가 아닌 이과 쪽 학문으로 이를 논중한 글은 처음이다. 아니 읽었는데 까먹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단행본으로는 처음 접하게 된 것 같다. 여성의 날을 맞이하며 도서관에서 젠더 분야 책을 찾다가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아직 독서를 시작하진 않을 생각이지만, 일단 일종의 프롤로그(이 책에는 저자의 서문이 따로 없다)에 가까운 글귀 중 일부를 옮겨 여기에 싣는다. 


리뷰를 쓰면 좋겠지만 요즘 리뷰를 쓸 만한 물리적·심리적 여유가 없으니, 책을 읽는 동안 본문 중 일부를 발췌해서 소개하려 한다.



뇌 촬영 영상 수백 개를 분석한 후에 깨달은 것은, 성별에 따른 뇌의 차이점을 모두 더한다고 해서 한 개인의 뇌가 일관되게 ‘남자 뇌‘ 또는 ‘여자 뇌‘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남성과 여성의 뇌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게 아님을 주의하기 바란다. 오히려 반대로, 다른 과학자들처럼 내 연구실에서도 성별에 따른 뇌의 차이를 많이 찾아냈다. 다만 내 주장은, 개개인의 뇌 안에서 이런 다른 점들이 한데 섞여서 독특한 모자이크를 만들어내고, 어떤 모자이크는 여성에게서, 또 다른 모자이크는 남성에게서 더 흔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는 모두 ‘여성적‘ 그리고 ‘남성적‘ 특징이 혼합된 조각보와 같다는, 이미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생각과 일치한다. 그러나 내 주장은 한발 더 나아가, 애초에 ‘여자 뇌‘와 ‘남자 뇌‘ 또는 ‘여성적‘이거나 ‘남성적‘인 천성 같은 것은 없다고 제안한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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