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가기 전에 '정리 좀'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시작한 책 정리, 서랍 정리, 옷장 정리 ... 시작은 했는데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정리만 며칠째.  

오늘은 CD를 넣어둔 서랍을 뒤적거리다가 스누피 CD들을 발견하고는 정리는 뒷전, 한 개씩 돌아가며 음악을 듣고 있다. (으이구 ;;)  

내가 맨처음 만난 스누피 음반, Snoopy's Classiks on Toys 시리즈.  장난감 악기로만 클래식(Classical), 댄스음악(Dance to the Music), 재즈(Jazz)를 연주하는데, 느낌이 색다르다.  

너무 가볍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게 음악을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듣기에 좋은 음반이다. 원래 이 음반을 만들게 된 동기가 아이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쉽게 접하게 해주기 위해서라는 말이 딱 맞는 정도.   

네 장의 CD를 모두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중 특히 좋은 건 Dance to the Music과 School House. 찰리 브라운과 그 친구들의 대화나 노래 가사도 재미있고, 곡조도 유쾌해서 실실 웃음이 나오는 곡들~.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아이들과 따라부르면 좋을, 그런 분위기의 곡들이다. (내게는 알라딘에 있는 네 장의 세트 중 Traveling Tunes는 없고, 대신 School House가 있는데, Traveling~도 궁금해진다.)

조지 윈스턴이 연주하는 빈스 과랄디, Linus & Lucy.  

첫 곡을 들을 때에는 '흠, 조지 윈스턴이 연주하니 December스럽게 들려~'라는 생각을 하다가, 두 번째, 세 번째로 가면 '어, 조지 윈스턴이 연주하는 다른 곡들은 넓은 들판이나 숲이 떠오르는데, 이건 그렇지 않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음반 자켓처럼 도시의 야경이 떠오른다고나 할까. 유리창 너머에 있는 소음은 들리지 않으면서 도시의 모습은 그대로 보이는 ... 무겁지 않은 책을 펴들고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며, 가끔 곡조에 맞추어 고갯짓을 하면서 들으면 좋을 분위기. (지금의 나 ^^)   

'악보를 구해서 아들녀석에게 연습을 하라고 하면 따라줄까?'라고 잠시 생각~.

마샬리스 패밀리가 연주하는 스누피 블루스, Joe Cool's Blues. 
색소폰과 피아노, 트럼펫으로 연주하는 음악들이 아주 매력적이다.  

그냥 맹숭맹숭(?)하게 들어도 좋겠지만, '조명을 살짝 낮추고 가벼운 술 한 잔 하면서 들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잠시 생각~. 물론, 우리 아이처럼 주구장창 MP3 플레이어로 들어도 괜찮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우리 첫째 아이는 "아버지와 아들이 연주를 하는 게 멋지다", "이렇게 들으니 스누피 음악이 전혀 다르게 들린다", "색소폰은 반주처럼 사용되네요." 등등의 평을 하고는, 이 음반이 무척 마음에 든다며 한동안 열심히 들었다. (어이, 용, 네 친구들이 "넌 이런 음악이 좋냐?"라며 신기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네. ^^)  

이제 그만 서랍이랑 책장 정리 모드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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