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도망갈 거야 (보드북) 보물창고 보드북 1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신형건 옮김, 클레먼트 허드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어린아이들이 손에 잡기 좋은 두께의 보드북~. 책의 형태 때문에, 작은 크기의 보드북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책 표지의 푸른 빛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와는 달리, 다섯 살 딸아이는 풀숲에 있는 엄마와 아기토끼를 발견하고는 "예쁜 토끼"라며 좋아한다. 책점수가 또 올라갔다. ^^

<<잘자요 달님>>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아이들이 입말로 따라읽기 좋게 되어있다.
아기가 어떻게 도망갈 것인지, 엄마가 어떻게 아기를 찾아갈 것인지 댓구를 이루는 구절들은 한 소절씩 노래 부르듯 따라읽기가 좋다.

아기토끼가 시냇물의 물고기가 되어 도망가면, 엄마는 낚시꾼이 되어 잡고,
아기토끼가 산의 바위가 되면, 엄마는 등산가가 되어 아기가 있는 곳까지 기어올라가고,
아기토끼가 새가 되어 날아가면, 엄마는 나무가 되어 (아기) 새가 날아들게 하고,
아기토끼가 작은 돛단배가 되어 멀리멀리 흘러가면, 엄마는 바람이 되어 (아기) 배를 밀고 싶은 대로 밀고 ...

아기와 엄마의 흑백 대화 뒤에 이어지는 천연색 그림은 "거봐, 내가 이렇게 네가 낸 문제를 풀어냈잖아.", "와, 엄마, 또 나를 찾았네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우리 아이는 구절 구절을 따라가는 '말놀이'보다 그림 속에서 아기토끼와 엄마토끼를 찾는 '그림놀이'를 더 즐겼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엄마가 이렇게 이쁜데, 왜 도망을 가지?"란다.^^

그리고 마지막 장, 어떻게든 아기를 찾아내는 엄마 때문에 도망을 포기하고 그냥 작은 아기로 남겠다는 토끼와, 그 아기토끼에게 맛난 당근을 먹여주는 엄마의 그림이 나오면 ... 우리 아이는 "아, 나도 이렇게 하고 싶어" 하고는 폭 안긴다. 이 순간은 우리 딸아이와 내가 더없이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엄마와 아이의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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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15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도 때때로 확인이 필요하지요.^^
아~ 책을 읽고 엄마 품에 파고드는 슬이가 예뻐요~ 제대로 된 감상이군요.^^

bookJourney 2008-12-15 23:3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때때로 사랑도 확인해주어야지요. ^^
엄마 토끼를 보면서 "엄마가 이렇게 예쁜데~"라고 말하는 걸 보고 단순하게 '이쁜' 그림만 보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