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의 내 아이디 옆에 표시하는 오늘의 한 마디는 그날 그날의 각오가 들어가기도 하고, 내 기분을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말이 들어가기도 한다. (직장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솔직하게 다 적지도 못한다. 음, ㅇ씨도 가끔 여기 들어오던데 ... --;)
커피 때문에 속이 쓰린 어느 날은 ... 禁 커피
뭔가 일이 안 풀리는 날은 ... Whatever will be will be
다른 사람의 권모술수(?)와 야합(!)에 기가 막힌 날은 ... 他山之石
너무 화가 나는데 제대로 말을 못하는 날은 ... 참자, 참자
좀 더 심하게 화가 나면 ... 참자, 참자, 참자 ('참자'가 한 번 더 들어간 것을 본 모씨가 "정말 소심해. 결국 '참자' 한 번 더 쓰고 말았잖아"라며 비웃었다. ㅠㅠ)
누군가 자신의 일을 계속 내게 떠넘기는 날은 ... 내가 곰으로 보여요?
자신의 일을 내게 떠넘기면서 생색만 내는 인간 때문에 맘 상한 날은 ... 곰도 감정 있어요!
오늘은 '내가 곰으로 보여요?', '곰도 감정 있어요!' 라고 메신저에 적는 정도에서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정말 기분이 상해서 모모씨에게 까칠하게 한 마디 내질렀다.
마음이 편치 않다. 까칠하게 티꺼운 소리를 해대서, 그 말 때문에 뒤에서 날 '씹을'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니다.
싫은 소리를 다 해놓고도, 결국은 그 일을 내가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무슨 미련한 짓인지 ...
곱게 안한다고 말하고 그 일을 하지 말던가,
싫다고 했으면 그걸로 끝~하고 그 일을 하지 말던가,
그도 아니면, 싫은 소리 하지 말고 그 일을 하던가 ...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 내 스스로 미련한 곰 짓을 하고 산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