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의 내 아이디 옆에 표시하는 오늘의 한 마디는 그날 그날의 각오가 들어가기도 하고, 내 기분을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말이 들어가기도 한다. (직장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솔직하게 다 적지도 못한다. 음, ㅇ씨도 가끔 여기 들어오던데 ... --;)

커피 때문에 속이 쓰린 어느 날은 ... 禁 커피
뭔가 일이 안 풀리는 날은 ... Whatever will be will be

다른 사람의 권모술수(?)와 야합(!)에 기가 막힌 날은 ... 他山之石

너무 화가 나는데 제대로 말을 못하는 날은 ... 참자, 참자
좀 더 심하게 화가 나면 ... 참자, 참자, 참자 ('참자'가 한 번 더 들어간 것을 본 모씨가 "정말 소심해. 결국 '참자' 한 번 더 쓰고 말았잖아"라며 비웃었다. ㅠㅠ)

누군가 자신의 일을 계속 내게 떠넘기는 날은 ... 내가 곰으로 보여요?
자신의 일을 내게 떠넘기면서 생색만 내는 인간 때문에 맘 상한 날은 ... 곰도 감정 있어요!

오늘은 '내가 곰으로 보여요?', '곰도 감정 있어요!' 라고 메신저에 적는 정도에서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정말 기분이 상해서 모모씨에게 까칠하게 한 마디 내질렀다.

마음이 편치 않다. 까칠하게 티꺼운 소리를 해대서, 그 말 때문에 뒤에서 날 '씹을'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니다.
싫은 소리를 다 해놓고도, 결국은 그 일을 내가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무슨 미련한 짓인지 ...

곱게 안한다고 말하고 그 일을 하지 말던가,
싫다고 했으면 그걸로 끝~하고 그 일을 하지 말던가,
그도 아니면, 싫은 소리 하지 말고 그 일을 하던가 ...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 내 스스로 미련한 곰 짓을 하고 산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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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메신저, 오늘의 한마디.
    from 두 아이와 함께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다 2010-04-29 21:51 
    오늘 오전, 메신저에 걸어놓은 오늘의 한마디는 ...   >> 동병상련? 동상이몽!    별 일 아닌 일로 예민하게 군다 싶어 오후에는 글을 지웠다가 ... 다시 걸어놓은 한마디는 ... >> 발등조심, 뒤통수조심!  ....  결국 저녁 먹은 게 얹혔다.
 
 
순오기 2008-12-0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이그~ 곰같은 짓을 하다니!! 이러면서 속상한 글을 보며 웃는 나는 뭘까요?
에휴~ 제할일 미루는 인간들은 다른 뇌구조를 가졌는지 궁금해요~~~
아~ 나도 마감 일주일 되도록 회원들 원고가 안 들어와서 열받아요. 내가 아픈 통에 총무에게 부탁했더니 진전이 없어요. 이런 건 정말 내 체질에 안 맞아~ 난 날새서라도 기어코 해내고 아프고 말거든요.ㅜㅜ

순오기 2008-12-03 23:21   좋아요 0 | URL
아 참 잊었어요~ 메신저에 띄운다는 멘트, 너무 좋아요~ ^^

bookJourney 2008-12-06 11:24   좋아요 0 | URL
저는 ... 제 일을 남에게 미루지는 않는데, 제 시간에 잘 못해요. 순오기님께서 답답해하시는 사람들 중 하나지요. ㅠㅠ

bookJourney 2008-12-06 11:26   좋아요 0 | URL
제 메신저 멘트 때문에 웃는 사람들이 여럿 있지요.
일 때문에 전화하면서도 "어머, 아침에는 '내가 곰으로 보이냐'더니, 오후에는 '곰도 감정 있어요'라니요~ 너무 재미있어요, 호호호"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