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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 ㅣ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0월
평점 :
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다고? 정말? 여유있는 일상이 좋은 게 아니고?
어쩌면 이 책에서는 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아니라, 매일매일을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 모두 행복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 동네(혹은 옆동네, 먼동네)에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산다.
우체국에서 편지를 받아 배달해 주는 사람들도 있고, 은행에서 돈을 맡기고 찾고 하는 일들을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고, 식료품점(요즘은 슈퍼마켓이나 채소 가게^^)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 빵가게에서 빵을 구워 파는 사람들, 가끔 전기나 수도, 전화가 고장 났을 때 해결해 주는 사람들, 의사 선생님이나 피아노 선생님, 화가 ...
많은 직업이 존재하고, 각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나누어 일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안다는 것도 좋고, 그들이 하는 일을 살짝 엿보는 일도 재미있다. 예를 들어, 땅 밑에서 어떻게 전기 공사를 하는지 하수관이 어떻게 설치되어 있는지 전기 공사를 할 때나 하수도가 고장 났을 때 땅 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 책에서 그림으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에서는 흔히 볼 수 없지만 어딘가 먼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는 것도 신기하다. 나무를 자르고 말려 목재소에서 우리가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일이라던가, 밀을 기르고 수확하여 물레방아로 빻는 일 같은 것들 말이다.
자신의 상품을 팔아 번 돈으로 일상용품을 사거나, 선물을 사기도 하고, 저축을 하기도 한다는 부분에서는 개인의 경제활동이 갖는 의미를 보여준다.
우리 동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보는 것은 유치원 꼬마들에게 즐거운 그림 찾기 놀이가 되고,
먼 동네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일을 보는 것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더 즐겨보는 그림이 될 것 같다.
특히 경제활동의 기본 개념과 분업을 배우는 초등 3학년~4학년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직업과 경제활동을 배우는 기회를 줄 것이고,
<<닐스의 모험>>에서 북유럽의 목재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거나 <<바람과 물과 태양이 주는 에너지>> 같은 책에서 수력발전(?)과 함께 밀을 빻는 것을 본 아이들, 조금 오래된 영화들을 본 기억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배경 지식을 주거나, 이전 책에서 본 장면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물론, 우리 아이처럼 "요즘도 나무를 베어서 물로 띄워보내나요?"라고 질문하는 아이에게 운송 수단이 바뀌었음을 알려줄 대비를 하고서 말이다.)
엄마와 함께 숨은 그림찾기를 하며 놀 유치원 꼬마에서부터, 이런저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에게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다.
마지막으로 4학년 첫째 아이는 독후감에 쓴 말 ... "언젠가 나도 이렇게 허둥지둥 일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