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저녁이네요~'하며 글을 쓰려다 잠이 들어, 아침에 저녁 이야기를 쓴다. ^^;
#1
할 일은 많은데, 제대로 진도는 안나가고 마음도 뒤숭숭했다.
이럴 때 하는 일은, 다른 일 모두 제쳐두고 급하지도 않은(!) 것부터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
아이들이 자라서 이제는 더이상 안볼 것 같은 책(사실 그런 책은 별로 없다. 아기책도 열심히 보고 있으니...), 내가 예전에 읽은 책들을 한 권, 두 권 꺼내어 중고샵에 등록했다.
1~2년씩 안보던 책들도 막상 중고샵에 등록을 하려니 아깝고 아쉬워서, 몇 번씩 망설이다가 처음에 맘먹었던 책수의 반 정도만 등록했는데 ...
중고샵에 내놓은 책들은 책상 한 쪽에 올려두었으니, 한동안 이 책들을 읽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
중고샵에 내놓을 책들을 찾다가, 예상보다 아이들의 반응이 영 신통찮아서 책꽂이만 차지하고 있던 <<눈의 음악>>, <<색종이로 시를 접어요>>, <<춤추는 별>> 을 보았다. 사실, 아이들의 반응이 신통찮았던 데에는 내 책임도 있는 것 같다. 책에 같이 들어있는 CD에 혹해서 샀는데, 그림이 내 취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그림책 취향이 내 취향과 비슷해서인지, 엄마가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인지, 아니면 그 때문에 내가 잘 읽어주지 않아서인지 ... 이 그림책들은 아이들이 즐겨보지 않았다. (반성중)
#3
아이들의 그림책 편식에 내 책임도 있는 것 같아 반성을 하면서 틀어놓은 <<눈의 음악>> CD. 역시 이 책을 산 건 CD 때문이었음이 분명하다.
'눈 내리는 겨울 풍경'에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되어 있지만, 봄날 저녁에 아이와 함께 들어도 더없이 행복하고 편안해지는 곡들이다. 좋다~.
다섯 살 예슬이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음악에 맞추어 때로는 한들한들, 때로는 경쾌하게,
거실의 유리문을 무대 거울 삼아, 표정도 생글생글 ...
잠시 모든 걸 잊고, 꿈 속 같이 '평화로운 봄날 저녁'이 되었다.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이상희 시인이 낭송을 한다.
이 책 그림은 낯설고 어딘지 불편했는데, 낭송은 더없이 듣기 좋다.
역시 이 책(?)도 CD가 핵심인 것 같다. 책은 부록 ...
책은 제쳐두고 CD만 들어야겠다. 어제 저녁은 <<눈의 음악>>을 들었으니, 오늘은 이상희 시인의 낭송을 들으며 평화로운 저녁을 만들어봐야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