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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를 만들자 ㅣ 과학 그림동화 18
울리 쉬텔처 글 사진, 곽성화 옮김 / 비룡소 / 2003년 12월
평점 :
이글루 만들 자리를 정하고, 눈벽돌을 잘라내어 벽을 만들고, 둥글게 쌓고, 조그만 출입구를 내고, 얼음조각으로 창문을 만들고, 찬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도 만들고 ... 이글루를 만드는 과정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글루 만드는 과정은 유아용 비디오 <<핑구>>에서도 잠깐 나왔었고, 이글루에 과학적 원리가 담겨있다는 등의 얘기들은 과학시간에도 가끔 들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 상세한 설명은 처음 보는 것 같다.
특히 얼음조각으로 창문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얼음조각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오면 이글루 안이 바다 속처럼 묘한 청록빛으로 일렁인다'는 대목에선 컬러 사진으로 그 장면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잠깐 느꼈으나 ...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그 느낌이 오는 데다가, 전체적으로 흑백 사진이 기록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어 '청록빛 바다 속'에 대한 아쉬움은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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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그림이 아닌 탓인지, 네 살 딸아이는 "오빠 책"이라고 한다.
1~2학년까지의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이글루를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책이 되겠지만 ...
과학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3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는, 상상만으로도 추운 얼음집 '이글루'에서 어떻게 추위를 이길 수 있는지, 그 안에 담긴 과학의 원리와 삶의 지혜에 대해서 얘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추우면 물을 뿌려라 - 이글루'(KISTI의 과학향기, 한겨레, 2004)(바로가기)라는 글에서 찾은 이글루 속의 과학 이야기.
(1) 밖은 영하 30도를 오르내려도 이글루 안은 영상 5도를 유지하는데,
이는 눈 알갱이가 공기를 많이 지니고 있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
(2) 추운 날에는 이글루에 물을 뿌리는데,
이는 물이 얼면서 자체의 열을 내보내는 발열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물이 어는 동안 주위의 온도는 오히려 따뜻해지기 때문.
다시금, '자연 속에서 얻은 삶의 지혜라는 것이 이런거구나'라는 감탄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