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관련해서, 용이와 나눈 대화들 모음.
#1 또, 책 샀어요?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들을 들고 들어온 어느 날, 초등 3학년인 아이가 하는 말.
"또 책 샀어요?"
"꽂을 자리도 없는데 ... "
아이의 말에 발끈하여 내뱉은 내 대답, "너, 다시는 엄마가 책 안 사준다!"
물론, 그 이후에도 책은 꾸준히 샀고(아주 잠시 주춤하긴 했었다), 아이가 "또 책 샀어요?"를 할까봐, 부지런히 책꽂이의 책들을 정리하고 옮기며 새 책 꽂을 자리를 만들고 있다.
#2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돼요.
100번째 독서록을 쓰거나, (집에서 만든) 칭찬 스티커 판에 스티커 50개를 모으면 원하는 것 한 가지를 해 주겠다고 아이에게 약속을 했다.
금방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아직 둘 다 끝내지는 못했는데 ... 상으로 받고 싶은 것 중 한 가지는 '해리 포터 7권' 이라고 했다. 그리 해주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기회다 싶어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럼, 산타 할아버지한테는 1권에서 6권까지 선물로 받으면 좋겠네."
핑계 김에 소장본을 사두려고 한 말인데, 아이의 대답은 ...
"아뇨,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돼요!"
이 말을 들은 선배 언니의 한 마디, "엄마보다 낫네. 엄마랑 아이가 바뀐 거 아냐?"
(꼬리) 아이의 과업(!)과 무관하게, 중간+기말고사에 대한 상으로 <<해리 포터 7권>>을 선물해 주었다. 이제 6권까지는 빌려 읽을거냐고 물었더니,
"아뇨, 이미 읽었어요. 특기적성 시간 기다리면서 도서관에서요." 라고 한다. ^^;
#3 쑥스럽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서재에 아이의 독후감을 올리면서 이름을 안 밝히고 '용이의 독후감'이라고 쓰고 있는 게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그래서 아이에게 "엄마 서재에 '용이의 독후감' 이라고 쓰지 말고 이름을 밝힐까?" 라고 물었다.
아이의 대답은 "절대 안 돼요!".
왜 안 되느냐는 질문에, 아이가 하는 말. "쑥스럽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