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어렸을 때 "엄마, 왜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를 사슴이 끌어요? 썰매를 끄는 개도 있잖아요?"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사슴이 아니라 순록이 끄는 건데... 글쎄, 이유는 잘 모르겠네..."라고만 대답했던 것 같다.
<<순록의 크리스마스>>(아츠코 모로즈미 그림, 모 프라이스 글, 문학동네어린이) 를 미리 보았더라면 아이와의 대화는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오랜 옛날, 아마도 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시절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무거운 선물 보따리를 짊어지고 걸어다니면서 선물을 나눠주었다고 한다. 더 이상 걸어다니며 선물을 나누어주기가 힘들어졌을 때, 선물 도우미(?) 요정 엘윈이 생각해낸 것은 하늘을 나는 썰매, 누가 끌더라도 하늘을 날 수 있는 썰매였다.
남은 문제는 썰매를 끌 동물을 구하는 일. 구인(?) 광고를 보고 찾아온 코끼리, 악어, 캥거루, 멧돼지, 허스키 개, ... 이런 동물들이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고 ... 뜻밖에도 도움을 청하러 왔다가 썰매 끄는 모습을 보여준 순록이 썰매를 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매력은 '왜 순록이 썰매를 끌게 되었는가'라는 이유보다는, 썰매를 끌겠다고 찾아온 동물들이 왜 썰매를 끌 수 없었는지를 보는 데 있는 것 같다. 여러 동물들이 심사에 탈락하게 된 이유를 유머 넘치는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니 말이다. (이 부분의 그림은 표지 그림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물론, 산타 할아버지의 집안이나 산책길, 썰매를 끄는 모습을 근사한 그림으로 보는 것도, 앞뒤 표지에 이어진 '하늘을 나는 썰매'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 !
순록의 크리스마스 (앞뒤 표지)
* 이 책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따뜻한 코코아 생각이 난다.
* 알라딘에서 만든 이책의 미리보기는 실제보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난다. 실물은 훨씬 따뜻하고, 밝으며, 때로는 재미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