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가까운 곳에 어린이 도서관이 문을 연 덕분에, 두 아이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 나들이를 다닌다.

1인 5책, 2주일. 첫째 아이와 내 대출증으로 모두 10권의 책을 빌릴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빌려보고 싶어하는 책 5권에, 내가 첫째 또는 둘째 아이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 2~3권, 내가 보고 싶은 책 1~2권 정도를 빌리는 것으로 충분했다. (사실, 둘째 아이가 볼 책은 집에 있는 책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므로 .. ^^)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둘째도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엄마, 이 책.",  "엄마, 이것도."
둘째가 고르는 책 중에는 겉표지가 예쁜 책, 손에 딱 들어가는 작은 크기의 책도 있고, 때로는 꿀꿀이, 강아지의 그림이 들어있는 책도 있다.

아이가 책을 고르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나 ... 문제는 대출책수.
어느 날은 첫째가 고른 책 중 1~2권을 빼야 하고, 어느 날은 둘째를 달래어 예쁘기만 한 책(!)을 빼야 하고 ... 조정이 힘들어졌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둘째한테 도서관 대출증을 만들어주자!'
반명함판 사진을 따로 찍기는 번거로우니 집에 있는 사진 중에서 얼굴이 정면으로 나온 사진을 골라 작게 편집하여 칼라로 출력하고, 주민등록등본도 전자정부 홈페이지에서 출력하고(세상 참 좋다~) ...

오늘, 네 살된 둘째 아이의 도서관 대출증을 만들었다.
이제는 책 대출할 때마다 첫째가 고른 책 중 어떤 책을 다음으로 미뤄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지.
설득이 거의 불가능한 둘째 아이를 달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겠지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7-11-1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일찍부터 자기 도서대출증으로 책을 빌리는 아이와 엄마의 행복이 느껴져요! 보물창고에서 나온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어요'가 생각나네요.

bookJourney 2007-11-18 21:29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서가에서 아무거나 뽑는줄 알고 무시(^^;)했었는데, 나름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고르더라구요. 가능한 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 '는 아직 못 읽은 책인데, 다음 주에 도서관에 갈 때 찾아보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