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요술물감>>
하야시 아키코 글, 그림.
제법 나이 터울이 있어 보이는 오누이.
동생 누리는 오빠가 사용하는 그림물감이 좋아보이기만 합니다. 오죽하면 이름이 요술물감이겠어요?
조르고 졸라서 오빠에게 빌린 요술물감,
그런데 아이가 온갖 색을 섞어 초콜렛 색 그림(아이의 오빠는 진흙탕이라고 했는데, 우리 슬이는 초콜렛 그림이랍니다)을 그리는 사이, 다람쥐, 생쥐, 까마귀가 나와서 살금살금 물감을 집어가기 시작합니다.
물감을 가져가는 뱀을 발견하고 쫓아간 숲에는 ...
곰, 여우, 토끼, ... 자벌레까지 온갖 동물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음 착한 아이와 동물들이 함께 그려낸 그림은 멋진 요술 그림이 되어 있네요.
숲 속 동물들과 사이좋게 그림을 그리는 것도, 마지막의 요술 그림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동물들이 그림물감과 종이를 조금씩 조금씩 어떻게 가져가는지 숨은 그림처럼 찾아보는 재미, 글이 씌어있는 면에 있는 자벌레의 움직임을 보는 재미, ... 이런 자잘한 재미들이 쏠쏠합니다.
이 책은 둘째가 무척 좋아해서, 10월 내내 함께 읽고 있는 책 중 하나입니다.
오빠의 물건이면 무조건 좋아보이는 동생과, 동생에게 자신의 물건을 주지 않으려다가도 어쩔 수 없이 양보하는 오빠.
오빠의 물건을 '혼나가며' 뺏어다 쓰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그림책 속의 아이가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더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