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책에서 꼭 무언가를 얻어야 해요?" 어느 날 책을 뒤적이던 3학년 용이가 자뭇 심각한 표정으로 던진 질문입니다.
"응?" 아이가 난데없는 질문을 하면 이건 무슨 의미인가 싶어 한 번씩 반문하는 게 습관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뭔가를 얻어야만 하냐구요?"
아... 모든 책에서 감동, 교훈, 정보 ... 이런 걸 얻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이라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
"글쎄... 대부분의 책에서는 뭔가를 얻을 수 있지."
용이의 표정이 더 심각해집니다.
"감동이나 교훈도 얻을 수 있고, 재미도 얻을 수 있고, 즐거움도 얻을 수 있고."
그제서야 용이의 얼굴에서 안도의 표정이 나타납니다.
책 읽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했던 달맞이(한림출판사에서 다달이 책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었지요)가 없어질 때 한림출판사에서 "교육을 주 목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즐거움을 주는 책만으로는 유지하기가 힘들어 ... " 라는 설명이 기억 나서 질문했다고 설명하더군요.
아! 어리게만 보였던 아이가 어른 못지 않은 생각을 한다는 느낌이 새삼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