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허은희 지음 / 호밀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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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라는 나라는 내게 낯설다. 그래서 이 책 "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라는 책을 발견했을 때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자타가 공인하는 미얀마 빠순이라는 허은희씨가 20대에 봉사를 계기로 알게 된 미얀마에 관해 소개하는 내용의 책이다. 그녀는 코이카를 통해 미얀마에 가서 봉사 활동을 했고 또한 NGO봉사단으로 가서 또 한번 미얀마의 발전을 위해 일을 했고 미얀마라는 매력적인 나라를 소개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얀마 봉사 활동의 시작은 미얀마어를 배우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미얀마어는 3개의 성조가 있지만 어순이 우리와 같다. 주어, 목적어, 동사순으로 말을 하기 때문에 읽고 쓰는것을 배우고 어휘와 기본 문법만 좀 터득하면 한국인이 배우기 쉬운 언어라고 한다. 미얀마어에는 우리처럼 존댓말도 있고 중국어처럼 남녀 구분 언어가 없다고 하니 중국어보다는 배우기 쉬울것 같았다.


미얀마는 다민족국가로 버마족이 68%이고, 약 135개의 작은 소수민족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얀마는 중앙정부가 전체를 관할하되 각 지역 정부가 자치권을 갖고 지역을 관리하며 국가 권력의 균등한 분배를 통한 민주주의 국가구현을 추구하지만, 아직은 중앙의 귄한이 너무세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 재정 상태가 약하고 사회의 인프라가 전혀 형성되지 못한 곳이 많아서 다양한 국제기구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저개발 된 국가이지만 저자는 미얀마의 나눔 문화에 깊이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미얀마는 자비와 나눔을 통한 상생을 강조하는 불교문화의 기반때문에 기부문화가 잘 잡혀있다. 생일이나 결혼등 가족에게 기쁜날에는 꼭 이웃과 공동체에 기부를 한다. 참 아름다운 문화인 것 같다. 또 하나 미얀마 사람들에게서 배운교훈은 서로에게 가까운 존재로 인식되는 순간 머릿속 계산이 사라진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코로나가 끝나면 다음 여행지로 미얀마를 선택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꼈다. 내가 미얀마에 가서 하고 싶은 일은 '모힝가'를 먹는 것이다. 메기고기를 끓여만든 쌀국수라 하는데 저자는 모힝가를 거의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데 너무 먹고싶어졌다.


여행지로는 2박 3일의 '껄로트레킹'과 '인레호수'


'껄로트레킹'은 2박을 산 속에 있는 현지인의 집에서 머물러야 한다. 미얀마의 다양한 소수민족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을 경험할 수 있고, 전통적인 가옥구조 관찰해 볼 수 있다. 불편한 점은 수도와 전기가 없는 곳이라 핸드폰 충전이 불가능하고 책을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우물에서 옷 입은채로 샤워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다. 2박 3일을 미얀마의 자연에 파묻혀 걸어보는 경험은 너무도 멋질 것 같다. 트레킹 코스의 끝에는 인레 호수로 가는 보트를 타게 된다.


'인레호수'는 해발 고도 880m에 있는데 8만여명의 인타족이 수상 가옥에서 살아가는 수상 도시를 형성한 곳이다. 특색있는 생활 방식에 해외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는 곳이라고 한다. 저자의 여행 경험담을 읽으며 낯선 곳을 여행하는 떨림의 기억들이 소환되었다. 미얀마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당장이라고 달려가고 싶은 욕구가 차 올랐지만 지금은 그냥 여행 준비의 설레임만으로 만족해야지.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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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학교 - 뼈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뼈의 학교 1
모리구치 미쓰루.야스다 마모루 지음, 박소연 옮김 / 숲의전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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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숲 중고등학교'는 일본의 대안학교다. 그 학교의 과학 선생님인 모리구치와 야스다의 취향은 독특하다. 그들은 숲에서 죽은 동물의 사체를 찾아다닌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동물 뼈 수집가'들이다. 과학의 호기심으로 책을 들었지만 사체에서 뼈를 걸러내는 세세한 작업의 과정을 읽는 것은 위생적인 면에서 좀 불편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선생님들의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몇몇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어 그들은 여러 동물들의 골격 표본을 만들게 되었다. 


고등학생이 된 '미노루'는 두 선생님과 뼈 모형을 만들었다. 학교가 숲에 있어서 너구리, 토끼, 여우, 날다람쥐, 흰코사양고양이, 오소리, 흰다리넓적붉은쥐 그리고 바다에 가서 바다거북, 잉어, 복어...... 셀 수 없이 많은 동물들의 뼈를 주웠고, 해부했고, 다시 합쳐서 완벽한 골격 표본을 만들었다. 하물며 프라이드 치킨을 먹고도 닭 표본을 만들었다. 그의 뼈에 대한 집념은 강했다. 선생님과 뼈줍기에 경쟁을 할 정도였다.   



선생님이 뼈 수집을 갔다가 고래뼈를 발견했지만 너무 크고 멀어서 포기하고 돌아온 적이 있다. 미노루는 그 곳까지 달려가서 어떻게든 그 뼈를 학교로 택배를 보내게 된다.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미노루가 뼈활동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을 길렀고, 열정의 크기를 키웠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그 큰뼈를 바닷가에서 택배사로 끌고와서 택배로 부쳐야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미노루의 배움은 차원이 달랐다. 스스로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경험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탐구하며 자신은 얼마나 많이 성장했을까? 흩어진 다양한 뼈를 보고 어느 동물의 어느 부위의 뼈인지를 알아내려면 분석력과 탐구력과 통찰력이 필요하다. 3년동안 이런 능력을 반복적으로 갈고 닦았으니 문제집이 제공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 학습 능력을 습득한 것이다.  

"Problem Solving Skill"은 울타리 안에서 얻기 힘든 능력으로 여행, 직장 생활, 자녀 양육등 성인이 되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능력인데, 미노루는 그 능력을 뼈에 열정을 쏟으며 자연스럽게 배웠다. 교육학에서 말하는 성장을 판단하는 모든 요건들을 미노루는 스스로의 관심으로 성취해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스스로 독일어를 공부하고 유학을 떠났다고 한다. 배움은 미노루처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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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
류정호 지음 / 파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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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우 공효진이 나오는 드라마 "동백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엄마가 콩팥이 필요해지자 딸을 찾아오게 되는 이야기가 있었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키는 설정이었다. '신장 이식'이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소재가 된 것은 사람은 하나의 콩팥으로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동창은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신장을 이식해주었다. 어차피 하나면 되는데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것도 괜찮다며.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닐텐데.....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병원에서 투석을 해야만 살 수 있는 남편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기꺼이 내어 준 아내가 쓴 글이다. 나의 책 선택의 기준은 신뢰할만한 대상으로부터의 추천 아니면 호기심이다. 이 책도 신장 투석과 장기 이식 과정에 관한 솔직한 얘기들을 접하고 싶어서 골랐다. 즉, 많이 기대하지 않았었다는거다.

 

하지만, 이 책은 기대를 훨씬 뛰어 넘는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해주었고 나는 이 책을 읽게 된 것에 감사했다. 류정호 작가는 알려진 문학가는 아니지만 그녀의 글은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는 마력이 있었다. 남편에게 신장을 내어준 아내라는 진한 스토리텔링적 요소에 그녀의 오랫동안 갈고 닦은 문학적 표현력이 더해져 글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소소한 나들이라도 나가야 에너지를 얻는 나는 집콕으로 인해 삶의 수분이 빠져나가던 중에 아름다운 내용의 글을 읽게 되었고 삶의 메마름에 촉촉함을 얹었다.


 


 

 

"신은 우리에게 두 개의 콩팥을 주었다"의 가장 큰 장점은 작가의 시선이다. 그녀의 삶은 안정적이었고 한국의 중산층으로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 30대 중반부터 당뇨병에 걸린 남편이 결국 중년을 넘어서니 신장까지 망가지는 일이 생겼다. 병자도 고통스럽고 돌보는 사람도 힘든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도 너무 지나친 긍정이 아닌 삶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남편을 향해 헌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가 참으로 대단하다 싶었다. 남편의 상황이 심각해질 때도 그녀는 "궂이 신께 아뢸말은 슬픔과 걱정은 우리가 견딜만큼만 마련해주시길...."하며 기도했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려야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야지."라며 현실을 살아갔다.

 

작가의 남편을 향한 사랑이 참으로 애틋했다. 남편을 평생의 반려자이자 사랑하는 사람으로 여겼고, 장기 이식으로 자신들은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장기 이식이 필요하다는 결정이 났을 때 깊이 생각 하지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바로 결정하고 그대로 밀고나갔다. 부부가 신장을 주고 받아 다시 한 번 하나가 되는 날은 자신들의 결혼 기념일이 되었으면 좋겠는 소망을 주치의에게 말했을 때 의사도 간호사도 감동했다고 한다. 그녀가 의미를 두는 것은 신장 하나를 내어 놓는 일이 아니라 상대를 온전히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서로를 위해 인내하고 희생하는 것마저 내어주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라 했다. 내어줌으로 생명이 탄생하고 삶은 한없이 깊고 자유로와진다고 고백했다.

 

꽃은 자신을 위해 향기를 퍼뜨리지 않고,

달은 자신을 위해 어두운 길을 밝히지 않는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그녀는 또 한번 사람 마음이 덜컹 내려 앉을 고백을 했다. 권선징악은 책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왜 고통은 한꺼번에 몰려서 오는 것일까? 그녀는 인생의 한쪽 문이 열리면 한쪽 문이 닫힌다고 말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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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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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이 배민 배달 하신데. 알바하시나? 왜?"

 

김하영 기자는 (여자 아니고 남자) 사회학을 전공하고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하셨다.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다보니 직장도 그만두고 가족이 함께 세계일주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다시 직장을 그만두고 글을 쓰며 알바를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플랫폼 노동'이라는 일. 그는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했고, 배민커넥터로 배달 일을 했으며, 카카오 대리기사로도 일했다. 김하영 기자의 현재 사회에 관한 인식은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한 것이기에 단단한 사실에 근거한 신뢰할만한 관점이었다.

 

"요즘 배달하는 애들 돈 많이 벌어. 한 달에 400도 번대. 그럼 나도 배달이나 한 번 해볼까?"

 

N잡러 시대라 배민을 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기자는 보통 사람이 배민으로 400벌기는 힘들다고 했다. 배민라이더스는 정규직과 지입제로 나뉘는데 일단 오토바이 비용이 많이 든다. 중국집 오토바이와 배달 오토바이는 성능의 차이가 있다보니 가격차이가 엄청나다. 문제는 배달 일이 시간에 쫓기니 오토바이를 험하게 타게되어 수명이 짧다. 무엇보다 보험료가 사악하다. 40대 정도는 1년 보험료가 300~400만원 정도지만 20대는 1000만원도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고정비용이 너무 세다.

 

배민 커넥터로 일했던 기자님은 알바하며 운동도 한다는 개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자전거로 언덕많은 서울 길을 다니니 살은 많이 빠졌다고 한다. 집 근처라 다 아는 곳이라 생각했지만, 배달도 라이더와 커넥터가 할 수 있는 곳이 다르고, 요즘은 철저히 AI가 시키는 대로해야한다. 그는 자신이 AI의 팔다리가 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배민커넥터로 시간당 15000정도 벌 수 있다고 광고했지만 역시 과장된 홍보로 느껴진다고 했다. 결국 최저임금을 받기도 힘든 때가 많았다고 한다.

 

"플랫폼 노동, 부스러기 노동이 왜 많아지나?"

 

예전 산업화가 진행될 때 제조업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고용창출을 동반했다. 21세기는 기술의 혁신적 발달로 경제가 성장 하지만 고용 창출 효과는 거의 없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는 양은 많으나 질은 떨어지는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 업무 일자리다. 소수의 고액연봉자로 채워진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기술기업, 수많은 부스러기 노동을 양산하는 기업이 도약하며 소득 불평등을 일으키는 것이 21세기의 특징이다.

 

코로나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숨을 쉴 수 없을만큼 힘들다. 하지만 쿠팡과 배민, 마켓컬리들은 많은 돈을 벌고 있다. 힘든 시기라 최저임금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난다. 문제는 미래. 이러한 기업들은 드론과 자율 주행 자동차와 배달 로봇을 준비중이다. 먼 미래 같지만 생각보다 많이 진행된 프로젝트로 지금도 AI를 위한 데이터 모으기에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혁신가들은 이 시대의 부의 양극화를 주도한다. 그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부스러기 노동자를 통해 더 많은 부를 얻게된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요즈음 새롭게 대두되는 직업이며 스마트폰만 사용할 수 있으면 진입 가능한 직업인 쿠팡 플렉스, 배민 커넥터나 카카오 대리같은 곳에서 일은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갈까 궁금했다. 혼자서 이 직업들을 다 경험했으니 리얼 스토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일해보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일의 시스템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기자답게 자세히 글을 써주었고 자신이 그린 그림들과 적절한 예를 사용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반면에, '4장 플랫폼 노동자의 빛과 그림자' 부분에서는 사회부 기자다운 예리함이 드러났다. 플랫폼 노동에 대해, 최저 임금에 대해, 혁명적 신기술의 발전에 대해, 정부의 역할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사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었다. 호기심과 재미로 읽기 시작했지만 책의 후반부는 약간 무거운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이 시대의 사회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아야할 책으로 강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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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살아갑니다, 지금 이곳에서 - 생명과 사랑을 찾아 전 세계로 떠난 11명 글로벌협력의사들의 이야기
글로벌협력의사 11인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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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사라면 빈민국의 환자를 위해 의료 봉사 하러 타국에 갈 수 있을까?"


젊었을때라면 뜨거운 심장의 소리를 따랐을 수도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가족이 있고 사회적 지위가 있다면 쉽게 결정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에 의료봉사를 떠나는 의사들이 나오면 괴짜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과연 의사들은 어떤 맘으로 의료 봉사를 떠날까?

 

글로벌 협력의사 11인은 한국 의사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많은 나라에 가서 일을 했다.

90년대에는 군역을 대신하여 해외 의료 봉사를 가기도 했었지만 폐지되었다. 최근 몇년간 의료 봉사를 가는 분들 중에는 중년도 꽤나 있었다.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살면서도 젊은 날 다녀왔던 의료 봉사의 추억에 다시 한 번 봉사를 떠난 경우다. 좋은 시설의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살아가지만 바쁘고 정해진 삶에 마음이 허전하기도 하고, 뭔가 더 보람된 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을어서 결단을 한 사람도 있었다.

 

나는 KOICA를 통해 의료 봉사 가는 일은 원하면 다 갈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어보니 2016년부터 새롭게 진행되는 파견 프로그램은 경쟁률이 꽤나 높아서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하고 지원해야 했다. 서양 의학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전통 한의학을 원하는 곳도 있었다. 글로벌 협력의사 11인이 주로 하는 일은 당연히 그 지역의 환자를 돌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지역의 의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강좌나 워크샵을 열기도 하고 함께 연구하는 일도 했다. 또한 선진 기술을 전수하는 업무도 큰 역할이었다.

 

의사 선생님들이 현지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까?


진료를 하려면 환자랑도 간호사나 다른 동료 의사랑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의사정도면 영어가 척척 되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의사소통을 하는 것과 전문적인 일을 행하는데 필요한 영어의 수준은 상당히 차이가 난다. 게다가 현지어가 안 되면 결국 환자들 진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신의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진료를 보는 일은 언어로 인해 그리고 문화적 차이로 인해 힘들었다고 했다.

 

개발도상국 국가의 병원에 복강경 수술 기구와 같은 선진 의료장비가 기부되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놀랍게도 그 기계들은 창고에 박혀 있다고 한다. 사용법을 몰라서이기도 하고 의료 기기 주변 용품 구입 및 수술 관련 업무의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현지 의사들도 그들의 높은 자존심때문에 한국의 의사와의 협업에 소극적이었고 새로운 시술법을 받아들이는 변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협력의사 11인은 그런 기계를 세팅하고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우며 그들을 도우려 했고 결국 그들이 스스로 복강경 수술을 하게 했다고 한다.

 

 

볼리비아의 앨알토지역에는 꼬레아 시립병원이 있다. 여기로 출근하는 의사는 참 좋았을 것 같다. 평생 사는 것이 아니고 2년 정도 지내게 되는데 출근 길이 여행가는 길 같다. 병원이 해발 4000m에 있어서   '텔레페리코'를 타야만 했다. 도착하면 10분정도 고산증을 앓아야 할 정도로 높은 곳이지만, '텔레페리코'를 타고 올라가고 내려올 때 바라보는 그 풍경은 얼마나 멋있었을까?

"이른 아침에는 능선을 따라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듯하고, 캄캄한 밤에는 우주의 한가운데서 유영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집에 돌아 올 수 있었다."고 그 시절을 표현했다.

 


 

 

네팔에서는 두피가 딱딱해져 있고 군데군데 구멍이 난 십대 환자가 있었다. 그를 위한 치료법은 현지 의사가 가르쳐주었는데, 머리의 구멍에 기름을 붓는 것이었다. 그 아이의 병은 두피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지 않아 그곳에 파리가 알을 까고 구더기가 자라 생긴 피부기생충질환이었다. 매일 두피에 난 구멍으로 기름을 부으니 구더기가 수십마리씩 기어나왔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는 우리 나라의 한방진료에 관심이 많아서 '우즈베키스탄-대한민국 한의학 진료센터'가 있다. 그 곳에서 봉사 활동을 하던 때에 어떤 전화 예약 환자의 방문을 기다렸는데 그는 다음 날에 진료실에 나타났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가 전화 통화를 한 후 1200km떨어진 곳에서 택시를타고 진료를 보러 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고려인 김씨로 한국 한의사에게 진료받고 싶어 그 먼 길을 달려온 것이었다. 몽골이나 우크라이나에서 일하는 의사선생님들은 고려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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