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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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이 배민 배달 하신데. 알바하시나? 왜?"

 

김하영 기자는 (여자 아니고 남자) 사회학을 전공하고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하셨다.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다보니 직장도 그만두고 가족이 함께 세계일주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다시 직장을 그만두고 글을 쓰며 알바를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플랫폼 노동'이라는 일. 그는 쿠팡물류센터에서 일했고, 배민커넥터로 배달 일을 했으며, 카카오 대리기사로도 일했다. 김하영 기자의 현재 사회에 관한 인식은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한 것이기에 단단한 사실에 근거한 신뢰할만한 관점이었다.

 

"요즘 배달하는 애들 돈 많이 벌어. 한 달에 400도 번대. 그럼 나도 배달이나 한 번 해볼까?"

 

N잡러 시대라 배민을 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기자는 보통 사람이 배민으로 400벌기는 힘들다고 했다. 배민라이더스는 정규직과 지입제로 나뉘는데 일단 오토바이 비용이 많이 든다. 중국집 오토바이와 배달 오토바이는 성능의 차이가 있다보니 가격차이가 엄청나다. 문제는 배달 일이 시간에 쫓기니 오토바이를 험하게 타게되어 수명이 짧다. 무엇보다 보험료가 사악하다. 40대 정도는 1년 보험료가 300~400만원 정도지만 20대는 1000만원도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고정비용이 너무 세다.

 

배민 커넥터로 일했던 기자님은 알바하며 운동도 한다는 개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자전거로 언덕많은 서울 길을 다니니 살은 많이 빠졌다고 한다. 집 근처라 다 아는 곳이라 생각했지만, 배달도 라이더와 커넥터가 할 수 있는 곳이 다르고, 요즘은 철저히 AI가 시키는 대로해야한다. 그는 자신이 AI의 팔다리가 되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배민커넥터로 시간당 15000정도 벌 수 있다고 광고했지만 역시 과장된 홍보로 느껴진다고 했다. 결국 최저임금을 받기도 힘든 때가 많았다고 한다.

 

"플랫폼 노동, 부스러기 노동이 왜 많아지나?"

 

예전 산업화가 진행될 때 제조업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고용창출을 동반했다. 21세기는 기술의 혁신적 발달로 경제가 성장 하지만 고용 창출 효과는 거의 없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는 양은 많으나 질은 떨어지는 최저임금 수준의 단순 업무 일자리다. 소수의 고액연봉자로 채워진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기술기업, 수많은 부스러기 노동을 양산하는 기업이 도약하며 소득 불평등을 일으키는 것이 21세기의 특징이다.

 

코로나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숨을 쉴 수 없을만큼 힘들다. 하지만 쿠팡과 배민, 마켓컬리들은 많은 돈을 벌고 있다. 힘든 시기라 최저임금으로 일할 사람은 넘쳐난다. 문제는 미래. 이러한 기업들은 드론과 자율 주행 자동차와 배달 로봇을 준비중이다. 먼 미래 같지만 생각보다 많이 진행된 프로젝트로 지금도 AI를 위한 데이터 모으기에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혁신가들은 이 시대의 부의 양극화를 주도한다. 그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부스러기 노동자를 통해 더 많은 부를 얻게된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요즈음 새롭게 대두되는 직업이며 스마트폰만 사용할 수 있으면 진입 가능한 직업인 쿠팡 플렉스, 배민 커넥터나 카카오 대리같은 곳에서 일은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갈까 궁금했다. 혼자서 이 직업들을 다 경험했으니 리얼 스토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일해보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일의 시스템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기자답게 자세히 글을 써주었고 자신이 그린 그림들과 적절한 예를 사용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반면에, '4장 플랫폼 노동자의 빛과 그림자' 부분에서는 사회부 기자다운 예리함이 드러났다. 플랫폼 노동에 대해, 최저 임금에 대해, 혁명적 신기술의 발전에 대해, 정부의 역할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사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었다. 호기심과 재미로 읽기 시작했지만 책의 후반부는 약간 무거운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이 시대의 사회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아야할 책으로 강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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